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듣기가 불편하다. 식민지 상황에 좋은 일이 어찌 있을수 있겠나.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달픈 기층민, 독립운동가들에게 고통의 무게가 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그런데 무등도서관 문학실에서 책을 고르다, 명혜를 쓴 작가의 이름에 이끌려 이 책을 든 뒤로 손을 놓기가 어려웠다. 이야기속 인물들의 삶 속에서 지금도 공감되는 당대성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제강점기의 모순들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있다는 것, 아직도 친일부역을 미화하거나 감추려는 시도들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반상의 차별이 돈으로 대체되어 신분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오히려 양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질적으로, 정치적으로 더 나아지기는 했지만, 시민의식의 성장이라는 눈에서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