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읽고 첫장을 다시 펼쳐 읽으니 무슨 말인지 알게 된 책. -어린이 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사회풍자 문학이었다는 것(단어, 사건 하나하나 마치 작가가 마련해 놓은 보물찾기 마냥 독자들의 정독을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소인국, 거인국까지는 예상한 바와 같았으나 라퓨타를 다룬 3부부터는 충격 그 자체. 지금의 시각으로도 엄청난 SF적 상상에 날카로운 풍자까지. 특히 불로하지 않는 불사의 스트럴드부러그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아집과 편견으로 늙어가는 인간에 대한 가장 끔찍하고 무자비한 저주 혹은 비판이 아닐까? -제4부 후이늠 종족과 야후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 을 떠올린 것이 나만은 아니겠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의 인간들보다 책 속의 야후는 끔찍하..
드디어 8월 초, 대장정을 마칠 수 있었다.솔직히 이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선입견이 좀 있었다. 불륜을 저지르고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안나 까레니나 이야기를 굳이 읽어야 하나 하는 그런 매우 단순 무식한 생각. 하지만 거의 1,600쪽에 이르는 글을 다 읽고서야 왜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안나 까레니나를 중심으로 한 아주 작은 시냇물 같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당시 러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바다에 이르는 이야기는 촘촘하게 잘 엮여서 장면들이 모두 아름답고, 찡했고, 감동적이었으며, 소박한 공감이 있었다. 남성 작가이면서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 볼 줄 아는 작가의 마음 씀씀이와 마치 세태소설을 보는 것처럼 러시아 상류층의 복잡한 이야기들을 곳곳에 배치한 점..
전편 의 역동적이고 당찬 여성들을 목격하고 난 후, 를 읽으니 생각보다 고루하고 평범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옮긴이가 가 인현왕후 폐위와 연관해서 쓴 목적소설이 아니라고 하니, 약간 허무한 생각도 들었다.그럼에도 일단 하루 만에 다 읽었다는 점, 제목만 들어봤지 그 동안 읽지 못했던 를 읽었다는 생각에 좀 뿌듯하기도 했다. -인상 깊은 구절- (28) “지아비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 실로 부덕(婦德)이다만 남편이 잘못된 행동을 할지라도 순종할 것이냐?”“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옛말에 ‘부부의 도리 또한 오륜에 속해 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간언하는 아들이 있고, 나라에는 간언하는 신하가 있으며, 형제는 바른 도리로 서로 격려하고 벗들은 착한 행동을 권하는데 어찌 오직 부부의 경우만 그렇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