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숙께서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와 아내, 산하와 함께 당숙의 고향이자 아버지의 고향인 강진 마량 원포에 다녀온 게 3개월 전 일이다. 당숙은 병원에서 3개월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다는데 그 말이 예언이나 되듯 3개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지금 원포는 포구가 아니다. 지명 이름에 '포'가 붙은 걸 보면 마을까지 연결된 제법 큰 물길이 있어야하는데 마을 앞부분까지 농지만 있는 걸 보면 간척 사업으로 그 이름을 잃은 것 같다. 원포는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한 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한 번, 당숙이 위암 판정을 받아 병문안 드리러 간 것 한 번, 이렇게 세 번 다녀왔다. 원포에서는 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지만 나를 보고 아버지를 떠올리신 당숙의 추억 덕분에 원포는 아버지를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