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만덕산 등산
- 행복한 글쓰기/일상에서
- 2020. 12. 20.
2020년도 보름 남짓 남았다.
흘러가는 세월이 아깝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코로나 '19'도 제발 '19'란 이름답게 얼른, 좀 떠났으면 좋겠다.
코로나로 아쉬움이 많은 해였다. 사실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아쉬움은 적잖이 남았을 터였다.
나이를 먹을수록 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세월이 나이대의 제곱으로 흐른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익숙함을 추구하고 그렇게 편견도 생기다보니 '새로운' 경험이 적어진다. 당연히 하루하루의 일상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어젯일인지 그젯일인지 헷갈릴 때도 많다. 블로그에 쓴 글도 내 글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올해 기록한 만큼 내 삶이란 생각으로 일기를 열심히 썼다. 있었던 일을 시간 순으로 기록하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고 난 소감을 메모하기도 하고, 컨설팅이나 회의 등 다음 날 할 일을 미리 써 보기도 하면서 일기를 썼더니 원노트의 로딩 속도가 느려질 정도로 분량이 많아졌다. 그래서 분기별로 기록했고, 한글 프로그램으로 옮겨보니 그 양이 400쪽 가까이 되었다. 뿌듯했다.
한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시작했던 만덕산을 떠올렸다. 2021년도 만덕산에서 시작해야할 것 같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곳이니. 그동안 오르지 않았으니 답사도 해야할 것 같고, 마침 막내가 만덕산을 오르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첫째도 같이 가겠다고 하고.
일이 있는 아내가 문재고개에 우리 부자들을 내려주고 갔다. 10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에 60대로 보이는 노부부를 만났다. 만덕산 산행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다. 반가웠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했는지 먼저 확인한 뒤에서 인사를 했다.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이곳 산속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와 보관만 하고 있던 "대덕면지"를 읽어보았다. '만덕산'의 유래는 임진왜란 때, 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피신와서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내 고향 강진의 도암에도 '만덕산'이 있다. 또 전북 완주에도 '만덕산'이 있다고 한다. 어떤 사연이 있을까.
아참, 제주도의 '김만덕'도 있다.
만덕산을 오르는 길은, 문재 입구 외에도, 입석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바로 아래 '문안골 입구'도 있고, 입석에서 청운까지 이어져 있는 임도 곳곳까지 연결돼 있는 것 같다. 남은 겨울 동안 이 길들을 걸어보며 계속 업데이트 해보려 한다. 내가 걷고 기록한 만큼 내 인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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