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만드는 소년(폴 플라이쉬만)


상류층 학생들의 파티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술의 힘을 빌려 고백했지만 공개적으로 싫어한다는 모욕을 당한 브렌트는 살고 싶지 않다. 친구들에게 분풀이를 하고 충동적으로 차를 몰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뜻하지 않게 자기 또래의 여학생 '리'를 죽게 만든다. ‘리’의 부모님은 브렌트에게 '리'가 좋아한 바람개비에 '리'의 이름을 새겨 미국의 동서남북 끝에 달고 오라고 한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바람개비를 만들고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자신을 성찰하고 참회하고 정화한다. 또 그 바람개비는 보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오며 희망을 준다. 바람이 바람개비를 돌리고, 그 바람개비의 톱니바퀴는 연결된 톱니바퀴를 움직이며, 인종과 나이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는 ‘인연’을 상징하는 존재가 된다.


미국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환경이 많이 다르지만, 청소년들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한 타인의 상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지만 브랜트에게 스스로 책임질 기회, 다른 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로 스스로 참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103) "나도 당신들처럼 교사가 됐으면 하시죠. '교사는 학생들을 통해서 영원히 산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죠."
갑자기 시카고에서 중재자였던 질 선생과 '행동의 결과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퍼져나간다.'고 했던 선생의 말이 떠올랐다. 분명 질 선생은 위험한 행동을 두고 한 말이었을 거다. 브렌트 자신처럼. 하지만 이제는 선생의 말이 선한 행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가 행한 모든 일은-선하든, 악하든, 무시함든-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결치듯 퍼져나간다.

(191)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의 머리칼을 흩날리고, 순식간에 멀리 있는 바람개비를 뱅글뱅글 돌렸다. 그는 한 날이 움직이면 다른 날도 따라서 움직이게끔 프로펠러 날을 서로 맞물리게 만들어 놓았다. 그의 마음 속에서는 자신이 만든 네 개의 바람개비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 되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듯했다. 이 세상 역시 바람개비와 같다. 보이지 않게 연결된 무수한 부품들이 숨겨진 크랭크축과 연결봉들을 통해 행동에서 행동으로, 지구 이곳에서 저곳으로, 수 세기에 걸쳐 이어진다.


바람을 만드는 소년
국내도서
저자 : 폴 플라이쉬만(Paul Fleischman) / 천미나역
출판 : 책과콩나무 2008.11.15
상세보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