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츠츠이 야스다카)


만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어서인지, 우리 아이들이 1000쪽 읽기 도서로 자주 가져오는 책이다. 읽지 않은 책들도 아이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어느 정도 감을 잡기 마련인데, 이 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책 내용을 정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단편 세 편이 ‘시공간’을 소재로 뭔가 연결돼 있어 보이지만 그 고리를 찾을 수 없어 이상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세세한 내용에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미래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이 가슴을 짠하게 했다는 말도 있고, 캐릭터를 만화 영화와 동일시하여 좋아한다며 왜 혼자 떠나는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잘 생겨서 봐준단다는 아이도 있다. 과학실에서 냄새 맡기 전부터 라벤터향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며 시간의 흐름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까지.

일단 '시간을 달리는 소녀', '악몽', 'The other world' 세 편의 이야기는 단편으로 독립적인 이야기이다. 물론 ‘시공간’을 소재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관련이 있지만 그렇게 따질 필요는 없다.
작가는 인간의 무의식, 잠재능력, 과학의 힘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는 미래에는 인간의 잠재의식을 활용해 시공간을 뛰어넘거나, 잠재교육이라하여 학습을 주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악몽>에서는 결국 무의식의 세계가 의식의 세계에 크게 작용하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귀는 일정한 주파수대의 소리만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꼭 그와 같은 상황이다. 의식하기에 너무 힘든 일을 무의식을 저편으로 넘기지만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조금씩 의식하는 것. ‘악몽’으로 대표되는 무의식의 세계를 의식한다는 이야기가 나름 설득력이 있다. 


<The other world>는  영화 <The one>처럼 서로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는 인간들의 서로 관련이 있고 시간을 움직이는 과학적인 장치들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이 순간 이동한다는 좀 이야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시간 여행을 다룬 영화들의 뿌리가 된다는 이 반세기 전의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상상력이 발휘된 이야기이다.


만화 영화 <시간이 달리는 소녀>는 ‘시간’과 ‘과학’ 등 원작의 의도보다 ‘사랑’과 ‘우정’ 쪽으로 주제와 메시지를 분명히 하여 표현했기에 아이들에게 좀더 호소력이 있는 것 같다.

미래에서 온 가즈오가 가즈코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세상으로 떠나는 이유가 흥미로웠다. 미래에 살던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자신의 연구 때문에. 아참 가즈오는 자신과 관련된 이 시대의 기억을 없애기 위해 ‘집단최면효과’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그게 한 사람에게 하는 것보다 더 쉬우며, 그 이유가 한 사람이 최면에 걸리면 연쇄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이 정부가 미디어법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
국내도서
저자 : 쓰쓰이 야스다카(Yasutaka Tsutsui) / 김영주역
출판 : 북스토리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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