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ed(가네시로 가즈키)


1000쪽 읽기 수행평가를 진행하면서 아이들 덕에 읽게 되는 책이 여러 권 있는데, 이 책 '스피드'도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책을 읽은 아이들의 반응은, 책이 잘 읽히고 지나치게 교훈적이지 않아 읽을 만하다는 것이다. 또 내가 들고 다니는 수첩을 보며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했다.

몇 년 전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기는 했다. <나라말향기> 모임에서 상황도서목록을 만들 때, 점검 도서였는데, 다른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책을 사 두기만 하고 읽지 않았다. 책에 딸려 온 수첩을 학교에서 자주 들고 다녀 아이들은 내가 이 책을 추천하고 있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스피드"란 제목과 표지 그림에 어울리게, 추리 소설적인 요소에, 액션이 가미된 모험담이다.
등장 인물도 많지 않고, 대결구도도 분명하고, 명문고등학생의 모범생이 이 일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내며, 학벌과 정치 등이 얽혀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 등 재미 있게 읽힐 내용들이 많았다.

쉽게 읽어가며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바라보는 눈과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고 힘있게 나가자는 주제는 잘 전달된다.
물론 일본 사회가 배경이고, 고등학생의 이야기이며, 주인물 대다수가 학교에서 등교정지를 당했거나,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 해결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아이들에게 대놓고 추천하기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은근히 권해 볼만한 책이다.

(181) "어쨌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 거야."
차가 다시 빨간 신호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람도 있었고, 앞을 지나는 차도 있었다. 아기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타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276) "그렇지만 가나코의 기분도 알 것 같아. 그애들은 좀 특이하니까. 그리고 터프하지. 그렇지만 가나코, 그애들도 처음부터 터프하지는 않았어. 하늘을 날려다가 몇 번이고 추락하고, 누군가에게 날개를 잡히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조금씩 강해져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에 가까워져 가는 거야."
아기 어머니는 일단 거기서 말을 끊었다가 두 손을 날개처럼 펼치며 말을 이었다.
"가나코 짱도 조금씩 강해져서 그애들이 있는 세계로 날아가 같이 놀아봐. 정말 즐거울 거야."

 

SPEED
국내도서
저자 : 가네시로 가즈키(Kaneshiro Kazuki) / 김난주,양억관역
출판 : 북폴리오 200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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