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에이션 러브(이누이 구루미)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이 소설의 구조상 감상문은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많다. 다른 독자들의 재미를 반감시킬 것 같아 여느 때보다 감상문 쓰기가 부담스럽지만 써야 하는 글이기에 표 나지 않게 이야기해 보려 한다.


처음 다가온 사랑에 대한 설렘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는 예술로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인 것 같다.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때문에 익숙한 감정이지만 형식이나 표현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낯설게, 그리고 새롭게 다가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 역시 첫사랑을 시작하는 사람과 첫사랑을 보내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낯선 구조로 이야기해 재미를 더해준다.

연애담과 미스터리를 조화해 놓았다는 이야기 때문인지,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둔 것 같다. 물론 인물의 성격이 이름으로 잘 드러나기도 하고, 인물을 구별하는 것이 내용 파악의 첫 걸음이기도 해 인물의 이름과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었고, B면의 중반부터 A면의 내용들과 세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몇 차례 했지만 첫사랑이 깨져가는 아픈 상황의 결말이 궁금해, 처음부터 살펴보지 않고 내용을 좇았던 것이 결국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가게 되었다. 
작가가 설정해 놓은 구조가 번역본을 읽고 있는 입장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 익숙하지 않는 일본식 이름에, 당시를 드러내는 소재들이 등장했다고는 하나 그 역시 우리 상황이 아니라 파악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A면이건, B면이건 모두 '나'의 위치와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어 다른 '나'라는 것을 놓쳤지만, 작가의 의도는 참 신선했다.

A면과 B면은 서로 맞물려 있었고, 어찌보면 '닷군'의 입장에서 B면은 A면의 미래일 수 있고, 마유의 입장에서는 A면이 B면의 미래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면은 다른 면을 거친 상태. 즉 책에서 말하는 '통과 의례'를 거친 것이고. 
소설을 A면, B면으로 읽었지만 소설의 내용을 생각해 볼 때 '오토리버스'가 맞겠다는 느낌이 든다.

(216) 이니시에이션이라... 통과 의례라는 뜻?
맞아요.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한 의식. 우리의 연애는 그런 거였다고 해어질 때 제게 말했어요. 처음 연애를 할 때는 누구나 그 사랑이 절대적이라 믿는다고. 절대라는 말을 쓴다고. 그렇지만 인간에게는- 이 세상에는 절대란 건 없다고. 언제가 알게 될 때가 올 거라고. 그것을 알게 되면 비로소 어른이라고 해도 좋다고. 그것을 깨닫게 해 주는 연애를 그는 이니시에이션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죠.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