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와 정글의 소리(프레데릭 루파주)
- 행복한 책읽기/문학
- 2009. 4. 13.
뜻하지 않게 만난 책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알라딘 서평단에 당첨된데 이어 두 번째 받은 선물이라고나 할까.
방명록에 남긴 편집자의 글을 보고 메일을 보냈더니 책을 다섯 권이나 보내주었다. 프랑스 청소년들이 2008년에 가장 좋은 책이라고 추천했다는데, 프랑스 아이들의 관심이 드러나는 것 같다.
다른 세상에 대한 궁금함, 동경은 본능에 가까운 것 같다. 다행히 요새는 그 관심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사회의 불교에 대한 관심을 4년 전 <승려와 철학자>라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최고의 지성을 갖춘 부자간의 대화를 다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책을 통해 불교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미카와 정글의 소리>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가 싶다.
'정글'은 그 특성상 자연의 에너지가 가득한 공간이다. 윤회적 세계를 바탕으로하는 태국의 정글에서 곤충이나 나무, 새, 사람은 모두 윤회의 과정에 있는 것이며, 따라서 인간의 힘 역시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삶의 의지를 다지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윤회적인 에너지가 가득 넘치는 '정글'이라 가능한 것 같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의 큰 줄기부터 세부 내용까지 불교의 영향은 직간접적으로 나타난다.
미카가 프랑스로 입양을 갔다 삼촌의 유산으로 정글을 물려 받고 태국으로 돌아오는 것, 환생, 영적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의 우리 인간을 어떤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상황을 형성한다. 이 정글에서 미카의 가족은 삶의 의지를 다지고 자신의 힘을 발견한다. 아내와 사별한 아빠는 가족과 자신의 위해 살아갈 의욕을 다지며, 우등생이면서 열등감에 빠져 있던 살라는 자존감을 찾으며, 무엇보다 해외 입양라는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미카 역시 마음 공부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재능을 발견한다. 살인사건으로 폐허가 된 캠프에도 이들 가족의 의지에 따라 위 역시 조련사의 꿈을 키워갈 수 있게 된다.
5년 전 일어났던 캠프에서의 살인사건이 중반부 이후의 큰 줄거기를 형성하는데 사람의 이야기가 영적으로 흘러가고 있어 어리둥절했다. 엄청난 반전이었지만 그 반전이 인간의 생각이 아닌 영적으로 해결되는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것이 겉이 사람이건 동물이건, 정신적인 장애를 가졌건, 윤회의 과정에 변하지 않는 본질, 영이 있다는 것이고, 그건 꾸준한 마음 공부로서 가능하며, 어중간한 공부는 열등감과 질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결국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세상 모두와의 이해 속에 가능하다는, 생각과 영적인 지적이 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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