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규정 제개정 논의를 준비하며.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여주는 동영상에는 우리나라 경제의 위기가 선진국과 지식 격차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보의 양도 적지만, 그나마도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그러면서 책을 많이 읽어야 톡톡 튀는 상상력을 끌어낼 수도 있고, 새로운 정보를 유창하게 가공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최소한 1000쪽이라도 읽어 보자는 제안을 한다.
동영상이 만들어진 것은 2001년, 2004년부터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수업 상황은 교과서 지식에 더 얽매이고 통제되고 있다.

"독재정권 전두환도 이전 시대에 비해 교복과 두발 자유화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제 교복과 두발 자유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풀어주고 대신 수업권을 침해하는 일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응하자."
지난 2월, 3월 교육청에서 교감과 학생부장을 불러 학교생활규정에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다시 제정하라는 이야기와 함께 체벌을 대체할 수 있는 상벌점제 실시를 권장했다. 학생부장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취지에 공감하며 아이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겠다는 것부터 "실력 광주"가 시교육청의 기치인데, 그럴려면 생활지도를 더 강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여러 언론에서 고교등급제를 사실상 적용하고 있는 대학들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교협은 고교등급제나 본고사에 대해 말장난을 하며 변칙적인 허용을 언론에 흘려 떠보고 있다. 성적지상주의로 흐를 일제고사를 반대하여 체험학습을 안내하고 허락한 교사들은 소청위원회에서 모두 해임되었다.

아이들 대다수가 배움터로서 의미가 바랜 학교를 대신하여 학원에서 돈과 시간과 풋풋함과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사교육과 일제고사는 끊임없이 선수학습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학부모들은 학원비에 가계 수입의 많은 부분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을 높이기 위해, 때려서라도 가르치고, 각종 지필평가로 수행평가 점수를 대신하고, 아이들이 딴 생각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생활지도를 해야지, '지나치다'고 판단하는 용의규정을 정리하는 것이 세상물정 모르는 학교만의 객기로 비쳐질까 걱정된다.

일단 전교 학생회를 통해 '지나친' 규제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추려 보자고 했다. 학기 초 생활지도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 섞인 시선이 보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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