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종주(2022.8.18)

제법 길게 자전거를 타려고 할 때마다 꼭 일이 생긴다.
2017년 낙동강 종주, 2018년 금강, 영산강 종주를 마친 뒤, 2019년 2월에는 제주도환상자전거길을 종주하려 했으나 떠나기 일주일 전 몸에 이상이 생겨 떠나지 못했고, 올해 경북 상주부터 인천 아라서해갑문까지 국토종주도 코로나 확진으로 떠나지 못했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생각정리 겸 자전거 종주를 계속 잇겠다는 마음으로 달렸다.

영산강 종주 전 미리 자료들을 살펴보니 2022년 4월 이후의 자료는 없는 것 같아 겸사 겸사 블로그에 정리해 둔다.

 

<출처> 자전거 행복나눔 사이트>

*자전거 행복나눔 사이트의 관련 정보

 

1. 담양댐길 인증센터 ~ 메타세쿼이아 인증센터 ~ 대나무숲 인증센터

아침 7시 20분 무렵 아내가 담양호 표지석 앞에 내려주었다. 출발 준비를 마치고 담양호를 바라보았다. 진한 안개에 가려 호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지나가는 차도 없어 사위가 조용하고 차분했다. 7시 30분 무렵 영산강 하구둑을 향해 출발했다.

댐 아래 내리막길을 지나 삼거리의 왼편 펜션 옆에 '담양댐길 인증센터'가 있다.  5년 전, 영산강 자전거길에서 만난 인증센터들은 대부분 낡아 볼품이 없었는데 훨씬 쌔뜩해졌다. 여기에서 메타세쿼이아 인증센터까지는 강의 둔치에 푹신푹신한 아스콘 포장길이 조성돼 있어 페달 밟기가 힘든 구간이었다. 그런에 이번에 가보니 둑방에도 일반 아스콘 포장길이 조성돼 있어 메타세쿼이아 숲길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담양호. 담양군 용면 가막골에서 발원한 영산강 젖줄기가 모이는 거대한 담수호. 추월산 앞 용마루길이 걷기 좋다.
담양호에서 담양읍 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다리 건너기 전 '담양댐길 인증센터'가 있다.


그런데 '메타세쿼이아 인증센터'가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을 크게 한바퀴 둘러 보았는데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자전거수첩에 인증을 받아둔 터라 애써 찾지는 않았다. 대신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나무 밑둥의 맥문동이 눈에 들어왔다. 빛깔이 곱다. 하지만 갈길이 멀어 어디로 가야할지 잠시 고민하고 있었는데, 입구 쪽에 공사 차량이 진입하고 있어 반대편 길을 다라 달렸다. 관방제림으로 통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익숙한 건물-담양에코센터-과 원목장승을 만났다. 길 끝에 굴다리가 있어 나왔더니 오토바이와 자전거 통행 금지 표지가 있었다.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 통행하는 사람들이 없어 불편함을 주지는 않았다. 

 

길 끝은 메타프로방스 쪽 매표소와 연결돼 있다.
담양에코센터 앞 원목장승

 

영산강 종주를 마치고 집에서 '메타세쿼이아 인증센터' 검색을 해 보니, 담양댐에서 금월교 바로 가기 전에 있다고 나와 있다. 나 역시 이 길을 지나 금월교에서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들어섰는데 어떻게 못 볼 수가 있었을까. 아마 인증센터 위치를 확신해 눈에 보이지 않았나 보다. 

 

금월교가 끝나는 지점의 이정표

 

관방제림을 지나 대나무숲 인증센터까지 계속 달렸다. 예전에는 담양읍 구간부터 대나무숲 인증센터까지 둑방에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그 아래 둔치에 새로 시멘트로 포장했거나 데크길로 조성된 자전거길이 이어졌다. 둑방길도 에전에는 시멘트 포장도로 노면이 손상돼 쿠션이 좋지 않았는데 일반 아스콘으로 잘 포장되었다. 또 지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한 곳 더 설치되었다. 자전거 타기에 훨씬 안전하게 조성되었다. 
이번 종주 구간 중 승촌보 구간 다음으로 자전거 타는 분들도 많았다. 다만 들풀이 무성해 자전거 한 대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아, 이른바 생태길이 많았다. 노란색 달맞이꽃, 보라빛 나팔꽃 등 여름을 밝혀주는 들꽃인데 피하느라 경황이 없었다. 이용자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일까. 

 

관방제림의 아침 풍경
영산강 종주길 담양구간. 5년 전에는 없었던 새 길이다. 하긴 멀리 보이는 아파트단지도 5년 전에는 없었다. 담양읍 가산리에 새로 들어선 주택단지.
담양군 봉산면 구간에는 대나무숲이 무성하게 조성된 구간이 여러 곳 있다(왼쪽), 담양생태습지공원의 관찰데크(오른쪽)
대나무숲 인증센터. 달려보니 영산포까지는 영산강이 곧 습지였다.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다.

 

2. 대나무숲 인증센터 ~ 승촌보 인증센터 ~ 영산포

대나무 인증센터에서 승촌보 인증센터까지는 광주 시내를 관통한다. 자전거길이 조성된 둔치는 영산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무성하다. 자전거길과 산책로만 잘 다듬어져 있었다. 그래도 자전거 타는 사람보다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 며칠 날씨 중 가장 좋다. 사진 찍기에는 좋으나 자전거 타기에는 더운 날씨다.
영산강하구둑까지 당일 일정이라 짐이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목포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광주로 올 때 옷을 갈아 입는 게 나을 것 같아 여벌의 옷을 담을 배낭을 준비했다. 배낭을 가져가려고 마음 먹으니 타이어 여분, 펑크 패치, 펌프, 육각렌치 세트, 보조배터리, 물과 간식 등 이것저것 채우게 되었다. 가방을 메고 가면 등에 땀이 찰 것 같아 짐받이를 거치했는데,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조임쇠가 고장난 걸 모르고 달리다 짐받이가 타이어에 닿는 바람에 고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예상 시간보다 늦어지고 있어 서서히 불안했다. 그래서 열심히 달렸다.

극락교에서 승촌보까지는 자전거 타는 분들이 많았다. 거의 평지이고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따로 조성돼 있어 좀더 힘을 냈다. 

 

신용지구 근처의 자전거길. 적당한 거리마다 화장실이 설치돼 있었다. 둔치에 야구장이 여럿 설치돼 있었다.
세광학교 근처에서 바라 본 동림동 쪽 풍경. 왼쪽은 하중도.
광주천이 영산강에 합류되는 지점. 청년 대여섯 명이 하천 정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극락교를 지나자 수표 기둥 세 개가 강에서부터 나란히 서 있었다. 2020년 8월 집중호우 때 홍수위가 표시돼 있었다. 당시 얼마나 큰물이 졌는지 새삼 그때의 공포가 살아났다.
쌀알을 형상화한 승촌보. 자전거 여행은 그 자체로 친환경적이라 생각하지마 인증센터는 보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게 삶인가.
나주종합스포츠타운 근처에서 바라본 빛가람도시 풍경

 

11시 30분 정도에 승촌보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5년 전 종주하면서 찍었던 스탬프를 보여주고 인증 스티커를 받았다. 매점에서 아이스 커피를 한 잔 했고, 물과 연양갱, 에너지바를 사서 바로 영산포로 출발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지체했다.
영산포 구간은 강변도로를 달리는 기분이다. 왕복 6차선 도로 옆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타고 빛가람도시를 왼편에 두고 달렸다. 곧 영산교를 지나 '영산포홍어거리'에 도착했다. 홍어 냄새가 상당했다. 남도 음식은 밑반찬이 많아 혼밥하기에는 미안해 시립도서관 쪽으로 좀더 들어가자 홍어 간판 외에 갈비나 냉면 등의 간판이 보였다.

'흰눈함흥냉면' 집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 세우고 들어갔다. 연세가 많으신 사장님 내외가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혼밥을 할 때는 가장 비싼 음식을 주문하는 편이라 '황태구이백반'을 주문했다. 1인용 가마솥밥에 양념이 잘 된 황태구이가 나왔다. 다른 밑반찬이 필요없을 정도로 밥과 황태구이로 맛있게 밥을 먹었다.

가족들 점심 먹었는지 물어보고 내 위치도 알렸다. 오후 1시가 되었다.

영산포 시내를 벗어나 앙암정으로 가는 길에 자전거도로를 막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교통량은 많지 않지만 살짝 주의가 필요하다. 첫 번째 오르막길이 나온다. 배가 불러 끌고 올라갔다. 앙암정에 오르려 계단을 올라갔다. 영산포가 한 눈에 들어 왔다. 

 

영산강황포돛배나루터 근거의 조명나무와 솟대. 자세히 보면 인공적으로 만든 나무와 조명 꽃이다. 밤 풍경이 기대된다.
영산포 가야산의 앙암정에서 바로본 영산포 풍경. 이 구간이 담양댐에서 처음 만나는 오르막길이다. 고개 정상에서 내려 100미터 정도 나무계단을 올라야하지만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위쪽) 앙암정(아래쪽)

 

3. 영산포 ~ 죽산보 인증센터 ~ 느러지 전망대

앙암정 고개를 넘어 산길 내리막길을 지나면 곧, 영산강 자전거길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자성어 '좌논우강'의 풍경을 만난다. 말 그대로 자전거길을 중심에 두고 왼쪽은 드넓은 논이, 오른쪽에는 드넓은 영산강 풍경이 펼쳐진다. 평일 낮이어서인지 마주치며 인사할 사람도 없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가다 죽산보가 보였다. 그보다 멀리 월출산이 보이는 게 신기했다. 

죽산보는 자전거 스프라켓의 체인을 닮았다. 5년 전 이곳에 배가 통과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캠핑장으로 주로 사용되는지 캠핑 관련 안내문이 많았다. 특별한 편의시설은 없고 음료와 커피 자판기가 한 대씩 있는데 가격이 다소 비싸고 무엇보다 시원하지 않았다.
'죽산보통합관리센터' 뒤편에 화장실과 그늘이 있어 잠시 쉬었는데 그나마도 모기 때문에 금방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죽산보 풍경. 여기에서 월출산이 보였다. 기를 받아 다음 길, 힘을 냈다.
죽산보 인증센터. 그런데 죽산보 쪽으로 가면 안되고 강의 왼쪽 둑방길로 가야한다.
가운데 집이 몇 채 보이는 곳이 '나주영상테마파크'다. 드라마 "주몽"을 촬영했던 곳이다.
나주 공산면에서 동강면 경계에 설치된 데크길

 

느러지 전망대로 가는 길은 힘들었다. 무엇보다 뙤약볕이 힘들었다. 게다가 임시로 고정한 짐받이가 다시 풀려 타이어에 닿기 시작했다. 결국 짐받이를 떼어 내 배낭에 넣고 베냉을 멨다. 해풍이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몸도 무거워졌다. 
결국 느러지 전망대로 연결된 데크길에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했다. 자전거길 좌우로 수국의 윗부분이 베어져 있었다. 6월에 오면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 있을 것 같은데.. 기억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다.
4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고 나니 풍경을 보았으나 큰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계단 끝에 여러 번 걸렸다. 한 모금 정도의 물이 남아 있는데, 앞으로 상황을 알 수 없어 마시지 못했다. 그러다 쉼터 안에 정수기를 발견했다. 그런데 이런, 문이 잠겨 있었다. 전망대 이름 따라 어디에서든 '느러지'고 싶었는데 적절한 공간이 없어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느러지 전망대에서 본 한반도 풍경. 강이 시계 방향으로 흐르는데, 1시 방향에서 오른쪽 오르막길까지 달려 왔다.
표해록을 쓴 최부 샘이 나주 출신인 줄은 알았지만 이곳 동강 출신인 줄은 몰랐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남북으로 분단돼 우리의 상상력이 갇혀 있다.
가운데 건물이 쉼터인데 문이 잠겨 있었다. 여기에 자판기라도 한 대 있었으면....
인증센터 안이 조화로 장식돼 있었다. 여지껏 자전거길에서 만난 인증센터 중 가장 특별했다. 문을 열어 내부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팔이 짧아서...

 

여기서 산길을 좀더 올라가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경사도 크고 마을을 통과하는 길이라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을 써야했다. 이제 영산강 종주 약 130km 중 100km 정도 왔는데 벌써 4시가 돼 버렸다. 발이 너무 무겁다. 엉덩이도 아프고.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종주를 시도했다는 후회도 살짝 들었다. 아내에게 데리러 오라고 할까, 그런데 두 아들한테 아빠로서 면이 서지 않는데... 그런 고민을 하며 몽탄대교를 앞두고 마을(옥정리)을 지나가는 데 그늘막 아래 자판기 세 대가 보였다. 정자에서 오랜만에 다리를 뻗었다. 식혜와 생수에 연양갱을 먹으며 좀 길게 쉬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있을 때 아빠와 초6이나 중1로 보이는 아들이 정자 맞은편에 앉았다. 음료수와 간식을 먹으며 조금만 더 가면 느러지 전망대라고 아이를 격려하고 있었다. 산하(큰애)와 자전거 탔던 일이 떠올랐다. 초등 4학년 때 어린이날 선물이라며 영산강 종주코스를 세 부분으로 나눠 자전거 탔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느러지 전망대를 가려면 철산마을 앞 쪽으로 해서 산길을 올라가야 했는데.. 그 아들이 벌써 취직을 해 곧 사회인이 되니 시간이 참 빠르다. 그 사이 나도 나이가 들었고. 옆에서 들으니 죽산보까지 간다고 한다. 가는 길에 매점이 없다고 이야기하니, 이곳 자판기에서 생수와 음료를 더 준비해서 출발했다. 나도 생수를 한 병 더 샀다.

 

4. 회산백련지 ~ 영산강 하구둑 ~ 목포종합터미널

힘이 제대로 충전되었다. 몽탄대교를 지나 우회전해 자전거길로 접어 들면 이곳부터는 지천을 돌아가는 길이 나온다. 이렇게 가나 지방도를 타고 '회산백련지'를 들렀다 가나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기운이 난 김에 아직 연꽃이 피어 있지 않을까, 큰애 생각하다, 큰애 백일 때 회산배결지 산책했던 일이 떠올라서였는지 가보고 싶었다.

'회산백련지'까지 왕복 2차선의 도로를 따라 달렸다. 제법 직선도로인데 차량 통행은 거의 없었다. 가다 보니 회산백련지로 향하는 자전거길 안내가 있었다.
연꽃을 기대하고 갔는데 이미 꽂은 지고 그 자리에 연씨만 가득했다. 그래도 연 냄새가 좋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산하와 여기 왔을 때가 7월이었나?

 

생태탐방로
어린이 놀이 시설(왼쪽), 수련 공원(오른쪽)
전통 정원

 

한적한 회산백련지를 나와 계속 지방도를 따라 달렸다. 역시 차량 통행은 없었다. 돈도리 3거리에서 일로하수종합처리장을 지나 다시 영산강 자전거길이 만나는 지점가지 왔다. 여기부터는 강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회산백련지에서 지방도를 타고 오다, 이 부분에서 다시 영산강 자전거를 탔다. 이제 약 20km 정도 남았다.

 

강의 풍경을 왼쪽에, 평야를 오른쪽에 두고 자전거를 타다 산기슭을 왼쪽으로 돌아 가다보면 수상레저타운이 보인다. 자전거길은 여기서부터 일반도로와 겸해 운영된다. 즉 우회도로가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둑방을 타기 전, '못난이 미술관'을 만났다.

못난이 미술관에는 무인 까페가 있었다. 잠시 쉬었다. 조금 더 이동해 영산강을 만났다. 여기서부터 멀리 영산강 하구둑, 그리고 목포 하당과 무안 남악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제법 많아졌다. 힘이 났다. 같은 목적이 아니었어도 같은 길을 달린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월출산이 이렇게 가깝게 보일 줄이야. 현실의 지도는 생각보다 입체적이다.
지도를 보니 '착도'인 것 같다. 하중도가 여럿 있다.
못난이 미술관. 영산강 종주 후 금요일 가족영화 보는 날 막내가 '미니언즈2'를 보겠다고 해 같이 보았다. 귀여운 녀석들..
못난이 미술관 모습
영산1경. '영산석조' 전망대
저녁 7시 무렵 영산강 하구둑 인증센터 근처의 모습
영산강하구둑 인증센터
예전에 화장실만 있었는데, 인증센터 앞에 '자전거 터미널'도 생겼다.(왼쪽) 낙동강, 금강, 영산강 종주 인증 스티커(오른쪽)


영산강하구둑 인증센터에서 자전거 프레임에 완주 스티커를 붙였다. 저녁 7시 15분.

지도를 보며 목포종합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목포 시내는 인도의 절반이 자전거길로 조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터미널 주변 목욕탕에서 씻고 옷을 갈아 입고 버스를 타고 싶어, 검색해 두 곳 목욕탕을 갔으나 모두 문이 잠겨 있었다. 네이버에서는 영업시간이 9시까지라고 돼 있는데, 8시 무렵 마감을 하는 것 같다.

먼저 '티머니go' 앱에서 버스를 예약했다. 이 시간대에는 목포에서 광주까지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었는데 9시 5분 버스는 프리미엄버스였다. 예약하고 터미널 인근 '양평해장국'에서 역시 혼밥으로 가장 비싼 '내장탕'을 주문했다. 완주를 끝냈으니 맥주도 한 병 주문했다. 창평에서 돼지내장탕을 주로 먹다 소내장탕은 새로운 맛이었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터미널로 이동했다. 프리미엄 버스는 짐칸도 넓어 자전거 앞바퀴를 분리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지막 편을 보며 광주로 왔다. 주차장에 아내와 둘째가 기다리고 있었다. 행복했다.

5년 전에 비해, 영산강 자전거길은 도로가 잘 정비돼 있었다. 포장도 제법 잘 돼 있는 편이었다. 비록 담양 관방제림에서 대나무숲 인증센터 구간의 둔치는 이용자가 적어서인지 들풀이 길을 뒤덮고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어느정도 관리가 되고 있었다. 다만 간식을 보충할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느러지 전망대 쉼터에 생수나 음료 자판기가 꼭 마련돼 있으면 좋겠다. 가격도 너무 비싸지 않게, 그리고 시원하게! 죽산보 인증센터의 자판기도 좀 시원하게!

이번에 영산강 종주를 위해 자료를 살펴보니 2022년 2월 정도까지 기록만 있어, 2022년 8월 자료로 업데이트 해 보았다. 영산강 종주를 계획하시는 분들 중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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