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반디마을 누리길 산책(2023.04.30)

아내 모임 답사를 위해 일요일 아침 '평촌마을'로 향했다. 동료들과 함께 '평촌도예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든 뒤, 거기서부터 풍암정까지 '평촌반디마을 누리길'을 걸을 계획이란다.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걸을만한 길인지 확인 겸 걸어보기로 했다.

 

고서 4거리와 광주호를 지나 소쇄원 주차장에 도착하기 200여 미터 전 오른쪽으로 통하는 다리에 '평촌마을'을 소개하는 이정표가 여러 개 나타난다.  '평촌도예공방'은 개울(증암천) 건너편에 있고 도로를 따라 좀 더 올라가면 '무돌길 쉼터'와 '광주시내버스 187번 종점'이 나타난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평촌반디마을 누리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평촌도예마을까지도 '평촌반디마을 누리길'이 이어져 있다. 개울을 건너 당산나무와 정자가 오랜 시간을 말해 준다.
'현위치'라고 씌여 있는 부분에서 풍암정까지 2km 정도 걸었다.

 

도로는 무등산 수박으로 유명한 '금곡마을'과 '분청사기 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수달공원이 보인다. 반딧불이, 수달이 이곳이 생태마을임을 드러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곧 '금곡교'가 보인다. 건너지 않고 왼쪽에 세워진 '이정표'를 따라 산길을 오른다.

(왼쪽) 금곡교를 지나기 전 왼쪽 산길로 들어가면 된다. (오른쪽) 이정표가 잘 설치돼 있다.

 

오솔길이 잘 정비돼 있었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연한 녹음과 시원한 미풍이 불어 걷기 좋았다. 풍암정까지 오고 가는 길에 등산객을 세 사람 만났지만 길이 잘 관리가 된 걸 보면 이 길을 걷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오솔길을 따라 1km 정도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정표가 적절한 곳에 잘 설치돼 있어, 임도가 아닌 데크로드를 따라 걷는다.  이 데크로드에는 그늘이 많지 않다. 아직은 덥지 않은 오월 햇살이다.

 

 

데크길을 나오면 밭 둘레를 살짝 돌아 '풍암제'로 향하는 '단풍길'과 곧 연결된다. 어제 내린 비로 도랑물이 폭포처럼 시원하게 떨어진다. 냇물에 송사리와 다슬기가 제법 눈이 보인다. 다슬기는 반딧불이의 먹이로 9월 정도 되면 적잖게 반딧불이가 보일 듯싶다.

 

풍암정 가는 길(=단풍길)

 

아기단풍나무가 길가에 무성하게 자라 하늘을 덮는다. 싱그러운 오월이다. 단풍길을 500여 미터 걸으면 '풍암제'가 나타난다. 제방 입구에 흰색 쌍안경이 눈에 띈다. 저수지 한가운데 마련된 수달의 집에서 활동하는 수달을 관찰하는 용도다. 수달은 보이지 않고 물가의 백로가 바로 눈앞에 있는 듯 크게 보인다.

이곳에 '무등산 의병길'에 대한 안내문도 함께 볼 수 있다. 선조들이 의병활동을 하면서 이용했던 길 가운데 풍암제에서 제철유적지까지를 문화탐방코스로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인근에 의병장 김덕령 장군의 생가터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가 있으니 의병길의 의미가 더욱 진해진다. 

 

풍암제. 가운데 뗏목처럼 보이는 것이 수달의 집이다.
(왼쪽) 망원경으로 수달을 관찰할 수 있다. (오른쪽) 수달의 집을 확대한 사진

 

저수지를 돌아 100여 미터 걸어가면 '풍암정'에 도착한다. 자연과 잘 어우러져 인공적인 정자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풍암'은 단풍과 바위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광이라는 뜻으로 예전부터 이곳이 단풍 좋기로 소문이 났었다고 한다. 오면서 걸었던 '단풍길'이 제 빛깔을 낼 늦가을의 풍경도 눈에 담으러 와야겠다. '풍암정'은 김덕령 장군의 동생 '김덕보'가 세웠는데 형제들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 이곳에서 은둔하며 학문에 힘썼다고 한다. 그 옛날에는 적막했을 것 같다.

이곳에서 무등산 옛길을 걸어 데크길로 돌아올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정표에는 '환벽당'으로 가는 길만 나와 있어, 왔던 길로 되돌아왔다.

 

풍암정
풍암정 아래 계곡

 

돌아오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길에, 왔던 길이라 금방 주차장까지 도착했다.

 

며칠 뒤 아내는 도자기체험을 마치고 '분청사기 박물관'까지 차로 이동한 뒤, 단풍길을 거쳐 풍암정까지 걸어갔다 왔다고 한다. 그 길만으로도 이곳의 좋은 기운을 흠뻑 받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길을 처음 걸었다는 동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스마트폰에 담아 두었던 사진으로 좋은 이 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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