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프(시게마츠 기요시)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친구,학교,사회 문제로 갈등할 때
- 2013. 9. 4.
집단따돌림에 대한 종합세트같은 책이다.
작가는 일본 내 집단따돌림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 듯 다섯 편의 작품에서 작가만의 생각을 풀어 놓는다. 솔직히 읽으면서 우리나라와는 양상이 조금 다른 집단따돌림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난 아이들, 즉 내가 경험한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은 이토록 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단따돌림은 놀이나 게임 형태가 아니었다. 이토록 잔인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몰라도 다섯 편에 나온 집단따돌림의 가해자들은 일종의 게임으로 아주 잔인하게 집단따돌림을 진행하고, 피해자는 묵묵히 감내할 뿐 누군가에게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그것을 아주 치욕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문화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않는다.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피해를 당하고, 결국 게임처럼 다른 누군가가 왕따를 당하는 순간까지 감내해야 한다.
1. 내 친구 에비수
-전학 온 친구 에비수와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동생으로 인해 생기는 주인공의 왕따 체험기. 나중에 알게 되지만 에비수의 장난으로 그야말로 말로만 베스트 프렌드가 된 주인공이 짝꿍인 에비수에게 끔찍한 고통을 당하는 이야기다. 별명이 간디인 주인공은 아픈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는데. 피해자가 모든 것을 감내한다는 것을 이 작품부터 눈치챌 수 있었다.
2. 나이프
키가 작은 아들과 또 키가 작아서 콤플렉스였던 아버지가 대를 이어 힘들어 하는 이야기다. 키가 작은 우리 집과 무관하지 않아 더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가 마지막 부분에 들고 다니는 나이프(길거리 노점상에서 산 싸구려 칼)는 최소한의 저항으로 느껴지지만 아들이 겪는 피해는 정말 끔찍하다. 둘 다 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3. 악어와 왕따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왕따를 당하는 여학생의 이야기. 집 주변 공원에 악어가 산다는 이야기와 함께 묵묵히 자신에게 닥쳐온 고통을 말없이 인내하는 주인공. 결국 당하기만 하는 왕따에서 벗어나지만, 역시나 엽기적이다. 그리고 공원에는 실제로 악어가 있었다.
4. 캐치볼하기 좋은 날
젊은 시절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야구선수와 두 친구, 그리고 그의 아들과 딸 이야기. 아버지의 기대에 너무도 약한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며, 그것도 이겨내야 하는 싸움이라며 아버지는 아들의 전학을 반대하는데. 결국 전학을 가게 되고, 아버지와 아들은 화해한다.
5. 달콤 쌉싸름한 우리 집
왕따 이야기와는 다른 육아 및 가사 분담 문제와 학교와 가정의 교육방식의 차이 등을 다룬 이야기다. 내내 우울하고 엽기적인 이야기만 보다가 이 이야기를 보고 마음이 훈훈해졌다. 남편의 시각에서 바라 본 아내와 자식들, 학교교육의 시선이 매우 따뜻했다. 실제 내 남편에게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인상 깊은 구절>
(119) 확실히 좀 심한 경향은 있는 것 같습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교사가 개입한 뒤로 진자 왕따로 발전한 경우도 많거든요. 아이들한테는 아이들만의 룰이 있다고나 할까, 다소 불합리한 행동을 보일지 몰라도, 어른들의 논리나 이치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그런 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신지는 근본이 밝은 학생이라 스스로 시련을 극복할 힘을 갖고 있습니다.
⇒가해학생들에 대한 제재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것을 감내하는 피해자의 태도에만 집중한다. 일본에서는 그게 제일 중요한가 보다. 피해자가 어떻게든 극복하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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