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일기 1~5


이오덕 일기 1 -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국내도서
저자 : 이오덕
출판 : 양철북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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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님의 일기 5권을 양철북에서 보내왔다.

색깔이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양장본 5권이 꽂혀 있으니 서재가 그럴싸하다.
방학 동안 읽으려 했으나, 미리 읽고 싶어졌다. 뜬금이가 나오기 전에 다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동문학을 해 오신 이오덕 선생님의 글이니 태교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데..
읽는 내내 끓어오르는 분노.
일기는 1962년부터 1977년 경상북도, 아니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읽는 내내 불편하고, 참담하고, 부끄럽고, 화가 났다. 이렇게 엉망인 교육을 받고 지금의 50, 60, 70대가 성장했다는 말이지? 그리고 30~40년 교육을 해오셨다는 원로 교사들이 이랬단 말이지? 하며 분이 가라 앉지 않았다.
학생들은 그저 이념과 정치, 기성회비 납부의 대상일 뿐이고, 아니며 교사들의 심부름꾼으로 밖에 보지 않는 몰개념한 교육자들의 행태에 화가 났다. 학교돈이나 교육과정은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윗사람에게 잘 보여 승진하는 교감, 교장들, 그리고 가난에 허덕이는 국민들. 아, 정말 태교와는 거리가 멀었다. 가슴 아프고 화가 나는 이야기들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뒤로 갈수록 문단에 대한 이야기 등이 더해지고, 시대의 아픔 속에 교육자로서 마음 아픈 이야기가 계속된다. 그래도 이렇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전해 주는 선생님이 계셨다는 것만으로도, 그런 현실 속에 묵묵히 양심을 지키며 아이들 곁에 있어주신 선생님의 존재만으로도 고마움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펼쳐질 일기도 시대의 아픔 속에 쓰여진 것이기에 분명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화가 나는 이야기가 많겠지만, 담담히 읽어가겠다. 그런 시대를 살아오신 분도 계시지 않나? 그런 분이 계셨기에 나같은 하찮은 교사들도 열심히 한다고 나름 자만하지 않나?

바쁘신 중에도 일기를 쓰시고, 글을 쓰시고, 교육 하시며, 나라를 걱정하는 이오덕선생님에 대한 무한한 존경을 바치며 일단 여기에 글을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를 여기서 만나니 정말 반갑고 새로웠다. 올해는 안동과 인연이 깊은 모양이다. ^^



이오덕 일기 2 - 내 꿈은 저 아이들이다
국내도서
저자 : 이오덕
출판 : 양철북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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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님의 두 번째 일기는 1978년부터 1986년 교장으로 명예퇴직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여전히 현장은 열악하고, 교육계는 군부정권과 신군부정권으로 넘어가면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원수 선생님이 암으로 돌아가시는 과정은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고, 박정희 정권보다 전두환 정권에서 이오덕 선생님이 더욱 탄압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어쩔 수 없이 명예퇴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권정생선생님과의 만남은 지속되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 그리고 시국과 교육현장에 대한 선생님의 가슴 아픈 한탄이 마음에 전해졌다. 타지역에서 느끼는 5.18에 대한 상황도 새로웠다.
3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기대되었다.

20 오후에 김구성 씨 말 들으니, 그 아이가 너무 얻어맞고 야단도 많이 맞고 해서 어떤 때는 쫓겨나 보리밭에 자고 했어요, 했다. 나는 그럼 왜 동네에서 그런 사람 그냥 둡니까, 했다. 새마을 운동이고 사업이고 그런 것은 하면서 왜 어린애가 그처럼 학대받고 병들고 하는 것을 보면서 못 보는 척하는가. 그런 것을 바로 잡는 것은 새마을운동이 될 수 없는가? 새마을 운동 이상의 중요한 일 아니고 무엇인가?
 새마을 운동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걸 통해 밥 한 술 더 뜰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시골에는 이렇게 가난해서 학교도 못가고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수도 없이 많았던 현실이 있다. 도대체 새마을 운동이 누굴 위한 운동이란 말인가?


57 농업이고 백성이고 그런 걸 천시하면서 이렇게 도시 사람들이 옛날 사람의 겉모양을 꾸며 보이는 것은 무슨 뜻이 있는가? 그것은 조상들의 뼈다귀 팔아 장사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 경주의 신라 문화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신은 다 남 주고 빼앗기고, 겉만 꾸며 보이는 속임수가 여기도 있다. 이것도 하나의 관광문화라 할 것이다.
⇒ 지금도 각종 축제 속에 과거의 유물을 팔아대는 축제들이 많이 있다. 이미 이때부터 그런 인습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68 박 대통령은 살아서 우리 백성을 이렇게 모두 거짓말쟁이 다 만들고, 관공서를 허위 보고 작성의 기술자로 다 만들었다. 이제 죽어서 스스로의 죽음을 조문하는 사람의 숫자마저 거짓으로 집계되어 온 세상에 선전하도록 해 놓았다. 그는 이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 지금의 박대통령이 이 글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116 세상에 밟는 자가 있고 밟혀서 죽어 가는 자가 수없이 있는데 그런 것 나는 모른다 하는 사람은 제3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지요. 제3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밟고 밟히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긍정하는 것입니다.
⇒ 독일의 아이히만이 떠오르는 구절이다. 그냥 생활에만 매몰되어 부조리한 것을 외면하는 나를 포함한 생활인들? 이 구절을 곱씹으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183 오다가 교구청에 들렀다. 전남대학에서 나온 인쇄물을 읽었다. 아, 천인공노할 만행! 젊은이는 보는 대로 모조리 잡아 죽여 "오늘은 몇 마리 잡았나"하는 것이 그 공수부대원들의 말이었다니!
⇒ 5.18 당시 경북의 지식인들의 상황을 접하게 되니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217 도시에 국민학교 여선생들, 인간쓰레기 같은 것들이 모두 교육한다고 하고 있는데, 내가 이다음엔 꼭 이 얘기를 쓸 게야. 선생도 내기 어려운 시험문제를 2학년 어린애들에게, 그것도 50문제를 만들어 오라니, 그게 무슨 짓인가, 꼭 이걸 교육 자료에 내겠어.
⇒ 이오덕 선생님의 일기엔 딸 연우의 숙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말도 안 되는 내용의 숙제나, 너무 힘든 분량의 숙제 등.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폐습이다. 아이 돌볼 시간도 없거나, 당시 글을 볼 줄 모르는 부모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지금도..

251 권 선생은 건강을 좀 회복한 것 같았다. 방에 들어가 앉으니 소쩍새 소리가 바로 옆에서 났다. 교회당 앞 아까시나무인가에 앉아서 우는 것이다. 소쩍새 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듣는 일은 좀처럼 없다. 권 선생은 저 새가 밤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우는데, 밤중에도 저 새소리 들으며 자고 깨어나면 저 새소리 나요, 얼마나 슬프게 우는지 가만히 듣고 있으니 내 가슴속에서 저 소리가 나는 것 같애요, 하고 가슴에 손을 대었다.
⇒ 아, 권정생 선생님! 마지막 구절이 너무 가슴 아파요.

286 온 산천과 길 바닥이 다 시멘트로 덮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 아이들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아이들이란 이렇게 비뚤어진 도시 문명에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 이오덕 선생님의 글에는 동물이나 식물을 함부로 하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당시에는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일상이었나 보다. 그리고 이런 생태적인 안목을 가진 선생님은 정말 유별나게 생각했을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303 나로서는 교과서를 비판하지 않고 시 지도 얘기를 할 도리가 없다. 이제 다 쓰고 나서도 과연 이걸 보내서 무사할지 염려된다. 그러나 설사 무슨 일이 나서 이 직업에서 쫓겨난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글을 발표해야 한다는 결심을 한다. 그만큼 지금의 교과서는 아이들을 잘못되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생명을 죽이는 교과서라 함이 옳다.
⇒ 이오덕선생님의 이런 교과서 비판 과정이 있었기에 검인정 교과서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나 싶다. 새삼 고맙고 존경스럽다.

322 월항 교장이 와서, 지난번 제주도 교육자들 모임에 3천 명이나 왔는데, 그런 좋은 여행을 왜 안 했나 했다. 교장들, 교육장들, 어떤 군내서는 거의 다 왔더라 한다. 3천 명! 그런 관광 여행에 학교 돈 쓰고 가는 것은 장려하면서, 자기 돈 쓰고 아이들 교육 걱정하는 모임에 나가면 불온한 모임에 간다고 의심하고 하는 교육행정가들!
⇒ 지금도 이런 병폐가 계속 되고 있기에 참 씁쓸했다.



이오덕 일기 3 - 불같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
국내도서
저자 : 이오덕
출판 : 양철북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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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을 하시고 과천으로 이사오면서 선생님이 시대의 중심에 선 느낌으로 3번 째 일기를 읽었다. 86년부터 91년까지는 내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을 살았던 시대이다. 나름 공부만 했던 것 같지만 전교조나 데모, 6.10항쟁, 6.29선언 등 얼핏 스쳐가는 기억으로 선생님의 활발했던 활동을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점잖은 듯 하지만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시대의 중심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교육운동과 정치를 정확한 혜안으로 바라보고 있는 선생님의 태도에 더욱 더 빠져드는 독서였다. 4권도 기대가 된다.

-인상 깊은 구절-

28-29 민주교육실천협의회의 기구표를 보니 운동 면만 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교육 연구 실천 면은 거의 관심이 없는 것 가타 내가 기구표를 하나 만들어 보이니 거기 앉아 있던 선생님은 참 그래야 되겠는데요, 했다. 그런데 조금 있다 들어온 유상덕 선생은 나와 의견을 달리했다. 나는 교육자들이 장사꾼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를 이겨 내는 싸움을 하도록 하는 일을 소흘히 해서는 밖의 싸움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없고 교육 운동이란 것이 설득력 있게 먹혀들어가지 않는다고 했지만 유선생은 그런 일까지 우리가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나는 다시 그런 사람이 모자라 못 한다면 교사들이 그런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연결시켜 주는 일이라도 해야 할 것이고 또 무엇 한두 가지라도 그런 내실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우선 기구표에 그런 것을 만들어 두면 먼 장래에라도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은 가질 것 아니냐고 해서, 겨우 타협을 보았다.
⇒ 싸움이나 운동이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처럼 교육은 가르침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 생각한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참되게 실천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고, 핵심이라 생각한다.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이 옳다.

45 어제 읽던 <5학년 3반 청개구리들>을 중간까지 읽고 그만두었다. 이 책이 근년에 나온 아동물로서 가장 많이 나갔다고 해서 아이들이 그처럼 재미있게 읽는다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싶어 어제 바로 앞 아파트 상가 서점에 가서 사 온 것이다.
⇒ 나도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개구리'라는 표현이 내가 만들었던 문집 속에 조금씩 흔적이 남아 있지 않나 싶다.

58 '글쓰기는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글쓰기가 본디부터 모든 사람이 싫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제시대 때도 매주 작문 시간이 있어 일기 뿐 아니라 작문을 ㅆ느는 것을 거의 모든 아이들이 싫어했지요. 그런데 그때는 일본 말, 일본 글로 글을 썼지요. 농촌에서 일하면서 살아가는 아이가 일본글로 어떻게 자기 집 농사일 한 것을 쓰겠어요. 그러니 작문이 어렵고 스기 싫고 쓸 것이 없을 수밖에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 말로 쓴다고 하지만 실제 자기가 겪은 일을 정직하게 쓸 수는 없는 교육이 되어 있으니, 쓸거리를 못 찾고 글쓰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정상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마음을 남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하여 정직하게 쓰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 이오덕 선생님의 지적이 옳다. 모든 이가 글을 쓰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거짓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싫은 것이다.

72 신문을 보니 원당학교 정영훈 씨가 학급 문집에 시험을 비판한 아이의 글을 실었다고 면직시켰다는 신문 기사가 나서 놀랐다.
⇒ 1986년의 일이다. 기가 막힌다. 이런 과정으 거쳐서 지금 이 정도 민주화 되었겠지?

83 서울시교위에서 '불온교사'가 될 가능성이 짙은 사람을 열 가지로 나누어 들어 놓았는데, 그중에 남달리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학부모들이 주는 돈 봉투를 안 받는 교사, 초임 교사로 특별히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이런 항목이 있다고 하며, 그 열 가지 조항이 적힌 인쇄물이 반상회에 배부되었다고 한다.
⇒ 87년의 일이다. 정말 '헐.............'이다.

109 개와 고양이 얘기 다음에는 아동문학 얘기, 전 형 얘기, 인간의 역사와 앞날 얘기 등을 했는데, 권 선생의 마음은 내 마음과 언제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 나올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115 교사들의 협의체는 교육자로서 할 일을 다하는 일을 연구, 실천하는 것이 주가 되는 모임이어야 합니다. 즉 민주교육의 연구, 실천 이것입니다. 과거도 그랬지만 앞으로는 더욱 그렇지요. 교과서는 어떻게 다룰까? 수업을 어떻게 할까? 시험 준비 교육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생활지도는 어떻게 하나? 학교의 행사는 어떻게 운영하나? 행정 관리자들의 잘못된 지시에 어떻게 대처하나? 이 모든 것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일을 하는 것이 민주교육을 하는 교사들의 할 일이 될 것입니다. 부디 이런 할 일을 생각하면서 새 단체 만드는 일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앞서도 발췌했지만 이오덕선생님의 일관된 생각이시고, 나도 동감하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247 낮에 나온 신문 한 장을 사서 보았더니 민주, 공화, 민정 세 당이 합당이 되었다고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세 사람이 선언했단다. 더러운 정치꾼들! 그 세 사람 가운데 가장 가증스러운 놈이 김영삼이란 자다. 나는 이 사람 얼굴만 보면 구역질이 나왔는데, 내 감각과 감정은 사람을 알아보는 데 아주 정확하다.
⇒ 90년 3당 야합을 이야기하면서 분노에 사로잡힌 이오덕 선생님의 일갈이다. 역시 사람 보시는 눈이 정확하다.

262 박사님 말씀 모두 옳습니다. 그런데 제가 타자기 안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박사님 기계화 자꾸 말씀하시지만, 기계화만 된다고 사회가 구제되는 것 아니라요. 책방에 가면 책이 산으로 쌓였는데, 저는 이제 글 쓰는 사람들 제발 글 조심해서 적게 썼으면 싶어요 원고지 한 달에 천 장 쓰던 사람은 백 장쯤 줄였으면 싶어요. 활자 공해, 인쇄물 공해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저 자신도 이제 글을 될 수 있는대로 적게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공병우 박사와 나눈 이야기다. 요즘의 출판문화를 미리 보시는 듯 하다. 정말 조심해서 적게 써야 하지 않을까?

270 주 선새은 거기 가서 어머니들에게 아이들 바른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고 하면서 돈 봉투도 안 받는다고 선언을 했더니 어머니들 대부분은 크게 반가워했지만 몇몇 어머니들이 반발을 해서 교장에게 고자질하고, 온갖 중상모략을 해사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교장이 그런 어머니들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가엾어서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지금 같아서는 그만 퇴직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정도라면 참고 아이들을 지키라고 했다. 처음부터 사정을 잘 살펴 조심스럽게 하지 못한 잘못되 있으니, 지금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고 꾹 참고 일하면 차츰 나아질 것이라 했다. 일기를 쓰고 있는가 물었더니 쓰고 있다 했다.
"꼭 써야 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글로 갚아야 합니다."
⇒ 마지막 말을 나도 가슴에 새긴다.

309 나 역시 분신자살을 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만한 용기로 살아서 싸워야 할 것 아닌가. 그러니 살아서 싸우지 않고 죽는 것은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 때문이다. 남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목숨도 귀하게 아껴야 옳다. 그러나 그렇게 제 몸을 불태워 죽을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얼마나 억울하고 기막히고, 도저히 살아서 평생을 일해도 자기 힘으로서는 어찌해 볼 수 없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죽은 것일까. 아무리 외쳐도 불러도 전혀 반응이 없어 너무나 자기 힘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할 때 마지막 수단으로 죽음을 택한 것이다. 그것은 잘못이지만 우리가 스스로 그 귀한 목숨을 버린 사람 앞에 무슨 논리고 도리를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사실은 그 젊은이들의 자살은 포악한 정치권력이 죽인 것이다.
⇒ <조선일보>에 실린 김지하의 글을 보고 분노해서 쓰신 일기이다. 91년 분신정국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계신 이오덕 선생님의 안목에 놀랄 뿐이다.

338-339 인간이 산다는 것, 생명을 불태운다는 것은 세상의 무지와 거짓과 비뚤어진 것과 의롭지 못한 것과 사악한 것과 탐욕스러운 것, 그러니까 모든 악과 싸우는 것이다. 그런 것을 오늘 다시 깨닫는다. 내가 나머지 목숨을 불태우는 것도 결국 싸움이구나 싶다.


이오덕 일기 4 - 나를 찾아 나는 가야 한다
국내도서
저자 : 이오덕
출판 : 양철북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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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님이 나이를 드셔가는 것이 눈에 그려지는듯 하다. 그럴수록 자신을 채찍질 하고 생활을 반성하고 실천하고 다시 생활에 나서는 모습이 마치 선비를 보는 듯 했다.

이번 일기는 92년부터 98년까지의 일을 다룬 것이다. 주로 선생님이 활동하신 단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역사적인 사건들을 그때마다 다루셔서 내 청춘의 뜨거웠던 시절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건강이 좋지 않으셔셔 매번 소식과 채식, 단식을 하시기도 했던 모습이 안타깝게 보이기도 했다. 일기가 매번 길어져서 일기를 짧게 쓰기 위해 일기장을 작은 것을 사셨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제 마지막 권이 남았다. 아쉽기도 하지만, 기대가 크다.

-인상 깊은 구절-

52 김대중 씨가 김영삼 씨와 똑같다고 말한 것은 잘못한 말이다. 지금은 '민중' 대표가 대통령이 될 때가 아니다 독재자, 사기꾼, 포악한 살인자를 몰아내고 정직한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할 때인 것이다. 돌다리 다섯 개를 딛고 건너가야 하는데 첫걸음은 어디까지나 첫째 번에 놓인 돌을 딛는 일이다. 그 첫째 돌을 치워 버리고 당장 한꺼번에 저쪽까지 뛰어 건너야 한다고 세우는 것은 물에 빠져 죽으라고 하는 말밖에 아무 것도 아니다.

78 삶이 무엇이냐구요? 밥 먹고 일하고 이야기하고 하는 것, 이것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유치원생이고 국민학생이고 대학생이고 점수 따기로 살아갑니다. 아이들 보세요. 아침부터 밤까지 교실과 학원에 갇혀 살고 끌려다닙니다. 자기가 주체가 되어 무엇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반성하고 하는 것이 없어요. 삶이 없는 거지요. 그러니 그런 공부에서 무슨 의식이 제대로 형성되겠습니까?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어른들 말을 그대로 따라 합니다. 그 어른들도 외국 사람들 써 놓은 책 읽고, 번역한 글을 읽고, 번역한 글과 다름없는 우리 나라 학자들 글을 읽고, 그래서 말을 하고 글을 쓰고 하지요.

118-119 그렇게 오던 잠이 전화 소리로 달아나다니, 그 정도의 잠이라면 왜 내가 못 이기는가? 무얼 너무 먹어서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이건 아무래도 정신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나를 불태우고 있다면 이런 잠 같은 것은 범접 못 할 것인데, 나는 벌써 삶에 희망을 잃어서 이렇게 자꾸 잠이 오는 것 아닌가? 그래서 따르릉 하는 전화 신호에 겨우 정신이 나는 것 아닌가?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두어 해 전부터 이렇다. 이것이 내가 사람의 앞날에 희망을 잃어버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155 문 목사님 말씀에서 기억나는 말이 있다. "통일 운동에 통일이란 있을 수 없어요."하시던 말이다. 참 지당한 말씀이라고 생각되었다.

163 나는 일본 말 공부를 보통학교 6년, 졸업 후 2년, 농업학교 2년, 또 취직해서 2년, 이렇게 모두 12년 동안 한 셈인데, 생각해 보니 해방하고서 1986년 퇴직하기까지 꼭 42년 동안을 고민하고 절망하고 몸부림치면서 살아온 것이 따지자면 그 일본말 귀신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랬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170 아이들 글이 전보다 못하다.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 이제는 줄글마저 제대로 쓴 것이 거의 없다. 모두 글짓기 학원에 가서 논리 글짓기 공부하고 동화 쓰기 흉내 내니 이렇게 된다.

173 김 선생님 중고등학생이나 국민학교 학생들에게 글쓰기나 작문을 가르칠 때 흔히 선생들이 유명한 문학가의 작품 이야기를 해 주고 그 작품의 한 구절을 들려주고는 자, 이 얼마나 아름다운 글입니까, 여러분도 이런 글을 한번 써 보십시오. 하고 말하는데, 이것은 가장 졸렬한 수업 방법이고, 학생들에게 글을 못 쓰게 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그런 선생님 말을 들으면 아이들 기가 질려 아무도 쓸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을 쓰게 하려면 그 아이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는 같은 또래 아이들이 쓴 정직한 글을 읽어 주거나 읽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면 '나도 그런 일이, 그와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런 글쯤이야 나도 쓰겠다' 하고는 쉽게 글을 쓰게 됩니다. 우리 말 살려 쓰는 운동도 이와 같이 해야 합니다.

191 학자들 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태도가 이래서 문제다. 사전에 있으니까 사전대로 써야 한다. 표준말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그렇게 써야 한다...... 현장에서 쓰는 말, 실제로 백성들이 쓰고 있는 말은 아주 무시하고, 책에 적어 놓은 것을 표준으로, 옳은 말로 보는,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요, 옳지 못한 태도다.

248 무엇이든지 이렇게 열중한다는 것은 아이가 많을수록 중요하구나 싶다. 열중하면 힘이 생긴다. 일을 안 하고 가만있으면 몸이 저절로 사그라진다. 내가 건강을 이어 가는 길은 다만 일을 하는 것뿐이란 생각이 든다.

263 이런 아이들 커 가는 꼴도 전두환이 노태우 때문인가? 그럴 것이다. 그러나 모조리 전두환 노태우한테 미루기만 하면 무슨 해결이 날 것인가? 그리고 아이들을 이 모양 이 꼴로 키우는 것이 사실은 모두 전두환이요 노태우 같은 추악한 심보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전두환 노태우를 그런 꼴로 만든 것은 누구란 말인가?
나는 오늘 교육 운동 하는 사람들한테 또 한번 환멸을 느꼈다.

274-275 저녁때 신문을 사 와서 보니 연세대에 갇혀 있던 학생들이 결국 백기를 올려서 모두 경찰에 잡혀갔다고 했다. 이래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싸운 학생과 경찰 싸움이 끝난 것이다.

357 오늘이 8월 15일 해방 기념일이다. 하루를 다 보내 놓고서야 8.15란 것을 깨달았다. 한 해 가운데 민족과 역사를 가장 맣이 생각하게 하는 날, 내 젊은 날 가장 큰 감격으로 맞이한 날, 죽음의 골짜기에서 살아난 날이라, 이날만 되면 시와 삶을 생각하고, 뜨거운 여름과 다가올 아름다운 가을을 생각했는데, 내일은 시라도 한 편 써야지. 귀뚜라미가 뀌똘 뀌뜨로 방 한구석에서 우는구나!


이오덕 일기 5 - 나는 땅이 될 것이다
국내도서
저자 : 이오덕
출판 : 양철북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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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회인 줄 알고 보는 드라마나 소설이 있다면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정말 단숨에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오덕 선생님 일기를 4권 째 보고, 마지막 한 권을 남겨뒀을 때 마음은 참 무엇이라 표현하기 힘들었다. 어서 빨리 읽고 싶기도 하고, 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인데 하는 착잡한 마음이 복잡하게 얽혔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까지 일상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록하신 부분에서는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이렇듯 솔직하고, 성실하고, 섬세하고, 곧은 분이 78이라는 짧은 생을 마치시다니.
읽다보니 각 권의 양장본을 싼 표지 색깔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마지막 권 초록색은 선생님이 살아오셨던 길처럼 깊은 초록색이었다.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사랑, 역사를 꿰뚫어 보는 혜안, 돌아가시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일기를 쓰셨던 성실함 그 모든 것 자체이셨던 선생님께 존경하는 마음을 바치며 책을 덮었다.

-인상 깊은 구절-

64 "음식도 그래요. 제가 요즘 아이스크리을 날마다 먹는데, 일하다가 더워서 그걸 먹으니 시원해서 두어 개씩 먹게 돼요. 그런데 그걸 먹으면 자꾸 먹고 싶고, 갈증이 납니다. 단것 먹으면 점점 더 단 것을 찾게 되어, 덜 단것은 맛이 없어요. 소리도 요즘 아이들 귀에 뭣을 꽂고 음악을 듣는데, 그 소리가 엄청나게 큽니다. 작은 소리는 안 들린다 해요. 자꾸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니까 점점 더 시끄러워야 되지요."
"교통도 그렇제. 처음엔 걷다가 자전거를 타고, 그 다음은 자동차, 다음은 고속버스. 그것도 직행이 있고 급행이 있고, 그것도 느리다고 고속 전철을 만들고. 감각이 길들어서 마비 상태가 되니 자꾸 정도가 더 높은 걸 찾는데, 그러다 보니 사람은 병들어 괴물이 되는구나."

76 (글쓰기회보) 11월 호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글 가운데 가장 좋았던 것이 김수업 선생의 글 '우리 토박이말의 넋'이다. 참 좋은 글디다. 우리 말 문제에서 이만큼 좋은 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만큼 좋은 글을 쓰는 분이 김수업 선생 말고 없을 것이다. 내용도 좋지만 문장이 아주 깨끗한 말로 되어 잇다. 그런데 참 아까운 것은 "말글살이"란 말을 썼고, 또 "불린다"는 말을 여러 번 썼다는 것이다. 이토록 좋은 생각을 하면서 우리 말을 바로 쓰려고 하는 분이 엉뚱하게도 도무지 우리 말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런 말을 섰을까?
이것을 보면, 아무리 한글과 우리 말에서 큰일을 하고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글을 너무 많이 읽고 글 속에 빠져서 그 생각이 글에서 나오고 그 글이 책에서 읽은 지식으로 바탕이 되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잘못 쓰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에서는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15 오늘 박기범 씨 동화책 <문제아>를 읽었다. 참 좋은 작품이다. 내가 지금까지 읽는 작품 가운데, 아마도 권정생 씨 이후로는 가장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사람을 만났구나 싶다. 참, 반갑다.

141 누워 있으니 가장 편하다. 9시가 지나도 일어나기가 싫다. 이렇게 누워서 내가 죽음을 맞을 수 있으면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먹는 것을 끊고, 이런 가을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에 혼자 누워서, 바깥이 좀 보이도록 창문이라도 열어 놓고서 가을 하늘을 쳐다보아도 좋고, 저녁때라면 벌레 소리를 들으면서도 좋고, 이렇게 누워 하루고 이틀이고 지나가다, 한 시간, 두 시간 지나다가 그만 촛불이 사그라지듯이 이 세상을 떠난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얼마나 행복한 마지막이 되겠는가 싶다. 이러고 보니 이제 나는 죽을 자리와 때와 길을 봐두었구나 싶어 참 기쁘다. 반드시 이렇게 나는 죽어야 되겠구나 싶다.

166 아픈 것을 찾아내자. 아픈 것을 같이 아파 주자. 내 나이가 지금 일흔일곱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내 혼을 담아 주고 버티어 오면서, 그토록 혹사당하면서도 아직도 살아 있는 이 몸이 너무나 고맙다. 내 몸을 가엾게 여기고 고맙게 여기고 아끼고 아껴서 소중히 대접하자. 같이 아파 주고 앓아 주자.

175 내 손으로 내가 쓸 기저귀를 만들다니, 사람 사는 것이 이것이구나 깨닫게 된다. 그렇다. 이것은 부끄러워할 일도 자랑할 일도 아니다. 가장 절실한 사람의 행동인 것이다. 마치 밥을 먹는 것 같이.

240 지금 우리 아동문학이 방향을 못 잡거나 잘못된 세태에 휩쓸려 가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가야할 기본 방향을 확고하게 잡아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와 역사는 분명히 일제 친일 반역 세려과 싸우는 단계다. 친일이 곧 친미 세력이고 외세 의존 세력이다. 이 싸움에 실패하면 우리는 영원히 미국의 식민지요, 노예로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참된 민주 세상을 만드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하겠고, 문학도 이 길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가는 목표를 확고하게 정해서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그리고 도서연구회와 협의회와 글쓰기회가 손잡고 나가면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고 글 ㅆ느느 사람들이 모두 유행과 세태를 타서 장사꾼 노릇을 하더라도 우리 문학의 중심은 언제나 잡혀 있을 것이다.

264 라디오로 3시 반부터 광주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스페인 대 한국 전을 듣는데, 전반전이 끝나도 0대0으로 결판이 안 났다.~ 이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이겼다. 그래서 온통 고함 소리,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온 나라가 들끓었다. 나도 그 소리에 빨려 들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이런 운동경기 소식에 이토록 되는 것은 처음이다. 어떤 사람이 오늘 이 시간에 살아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했는데 결국 사람이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이런 것밖에 없겠다는 느낌도 들었다.

300-301 오늘은 서울 손님 만난 시간 말고는 아침과 저녁때를 다 바느질로 시간을 보냈다. 밤에 배를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어서 수건을 두 장 겹쳐 꿰매어 썼는데, 그것 꿰맨 실이 풀어져서 그것도 좀 단단히 꿰매어야 했고, 다시 따로 수건 석 장을 그렇게 포개어 꿰매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데 그런 바느질을 하니까 좀 재미가 나기도 했다. 글 쓰는 것과 또 다른 재미다.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고, 바느질하는 이런 재미를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빼앗긴 것은 참 섭섭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327 미국의 부시가 이라크 후세인한테 최후통첩을 해서 모레 오전 10시까지 떠나라고 했다. 곧 전쟁이 터질 모양이다. 온 세계 사람들이 반대하는데도 기어코 전쟁을 하겠다는 부시란 사람은 인간의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흉악한 괴물 노릇을 하게 되었다. 이 괴물이 온 세계에 어떤 재앙을 뿌리게 될지 모르겠다. 라디오 뉴스를 들으니 시간마다 이제 전쟁이 초읽기로 들어갔다면서, 가장 많이 한다는 이야기가 전쟁이 터지면 경제가 어떻게 되는가, 주식값이 어떻게 되는가 하는 따위다. 이 더러운 인간들이 모두 전쟁의 공범자구나 싶다. 인간은 이래서 아주 망조가 들 대로 들었다.

386 2003년 8월 23일까지 일기를 썼고, 8월 25일 아침 6시 50분쯤에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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