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의 수수께끼(안소정)
- 행복한 책읽기/문학
- 2013. 6. 30.
‘세한도’를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작년 초, 국어교사모임 선생님들과 제주도 문학기행 중에 들렀던 ‘제주 추사관’에서다. ‘세한도’에 그려진 초가집을 본뜬 추사관에서 여러 가지를 보았지만, 머리 속에는 추사관 옆 추사적거지 담벼락의 노란 수선화가 더 기억에 남는다. 눈보라 치는 겨울에 피어 있는 연노란 수선화여서 그랬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세한도’에 대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다.
책은 사라진 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수학적 원리들을 돌아보고, 또 세한도에 감추어진 황금비를 통해 우리 삶속에 수학적 원리들이 얼마나,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즉 추리 소설의 형식 속에 수학, 특히 우리 조상들이 수학을 어떻게 삶 속에서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를 보여줘 수학과 삶의 거리를 가깝게 느끼도록 하고 있다.
수학을 삶속에 잘 포장하기는 했지만 그렇다 보니 작위적인 부분도 눈에 뜨인다. 수학교사인 윤기가 학생인 진주에게 수학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들이 그렇다.
아이들의 삶에서 동떨어진 교과가 한둘이 아니지만 수학은 특히나 삶과 일치되지 않는 면이 많다.
입시 경쟁을 위한 게임으로 진행되는 수학에 진저리를 치는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고, 그나마 수학을 감당하고 있는 아이들의 수학적 유통기간도 스무 살 이전까지이다.
배움의 즐거움과 엄청난 경제적 부담만 낳고 본질은 사라진 상황에서 학교 밖에서 시도되고 있는 수학과 삶의 연계 작업들이 비록 작위적인 측면이 있더라도 계속 시도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작가의 의도에서 불구하고 나는 세한도의 그림보다 발문에 눈이 더 간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것보다, 꾸준히 살아가다 보면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그런 정도.
(60) “제목의 ‘세한(歲寒)’은 『논어』에서 따온 말이야.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歲寒然後知松柏知後凋也).’라는 구절이 『논어』에 있거든. 원래는 변치 않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빗댄 말인데, 추사는 외로운 귀양살이에서도 변함없는 제자에게 비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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