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지회 참실대회를 다녀와서

분회 참실대회를 연 뒤라 지회 참실대회에 가는 발길이 가벼웠다. 동료 다면평가 계획서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염려되기도 했지만 분회와 참실대회를 중심으로한 강의가 더 끌렸다. 


강사 선생님은 순천초등지회장을 지내셨던 분인데 아름다운 모습에 삶의 과정도 소설 속에 나올법한 이야기고 삶의 문제를 조직 안에서 풀어내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면서 존경심을 자아내게 하는 분이셨다. 지금 소감을 적어놓지 않으면, 지금의 이 마음을 분회원들과 공유할 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은 전교조 활동을 정말 즐겁게 하고 계셨다. 물론 기나긴 삶 속에서 선생님의 한계를 벗어나고 실천하고자하는 12년의 시간 속에 단련된 것도 있겠다. 강의를 들으면서 선생님의 모습에 독서를 통한 사색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또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실천적인 글쓰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선생님이 쓰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적확하고 그러면서 상당히 고급스러우며 그것은 가식이 아닌 체화된 단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선생님 말씀은 크게 활동가로서는 대중 조합원의 요구를 확인하는 설문조사와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대중적 강좌, 전문 강좌, 소모임을 통한 전문성 신장, 한편으론 분회 차원에서 교사의 전문성을 확인하게 개별 주제를 정한 참교육실천 사업, 분회 총회를 통한 조합원으로서의 소속감 확인 등 조합원이 전문가라는 사실을 자극하고 그 조합원을 믿는 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 분회건 지회건 모임의 활동이 소수 활동가의 희생이 아니라 그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며, 새로운 사람들이 끊임없이 소통할 때 이른바 희망의 공동체로 만드는 과정에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몇 년 전 활동의 전망을 결정할 때 특별한 말씀을 주셨던 한 선배님이 떠올랐다. 당시 신규 발령 후 광주교사신문과 광주국어교사모임 활동을 같이하고 있었는데 요구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힘들어 인생의 중심을 광주국어교사모임에 기울이기 시작했을 때 당시 편집장을 맡고 계셨던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난 교사신문을 만들면서 자아실현을 하고 있네. 조직 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를 수도 있어. 과목의 전문성을 통해서만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네."

하지만 난 조직 활동과 참교육 실천 활동 사이의 고민이라는 거창한 갈등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난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활동을 하고 싶었다. 선배 선생님은 정말 즐겁게 신문을 만드셨다. 신문을 통해 좋은 시를 소개하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과 문화를 소개하고. 하지만 난 스트레이트 기사나 기획 기사를 쓰는 것이 한 없이 부담스럽고 재미가 없었다. 기사를 쓰는 활동이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보다 내 인생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 국어교사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고 공유하는 것이 더 좋았다. 마침 내가 떠나도 괜찮을 든든한 친구가 있기도 했고.


그러다 광주국어교사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었다. 이전 회장들에 비하면 학문적인 성취로 보나, 현장 실천으로 보나, 고민의 수준으로 보나 한없이 부족한 내가 모임의 회장을 맡은 것은 조금 단순하다. 그 동안 현장에서 고생한 선배 선생님들께 조직에서 벗어나 마음껏 연구하시다, 답답함이 풀리면 다시 모임으로 돌아오시라는 그런 휴가를 후배 교사로서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분회도 참교육실천대회와 새내기 선생님의 가입으로 활달한 기운이 가득하다.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가 가기 전 마지막 분회 총회를 통해 분회장 및 집행부를 세우고 방학 기간을 이용해 내년 사업 계획을 공유하며 조합원 개인에게는 주제를 정해 참교육실천의 목표를 세우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교조 교사는 좀 달라야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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