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빅터(호아킴 데 포사다)
- 행복한 책읽기/문학
- 2011. 9. 13.
나는 이런 류의 자기 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다. 조금 더 부연하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적절한 감동과 함께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리는 이야기에 공감이 ‘잘’ 안 된다. 책의 힘을 믿어 여러 해 독서 교육에 많은 힘을 기울여 오고 있지만, 그 시간만큼 책을 통해 아이들을 격려하고 자극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더욱 확인하게 된다.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 아이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책들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개인이 해결해야할 문제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바보 빅터"도 그렇다.
'빅터'나 '로라'의 문제는 교사나 가정에 그 원인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충분하게 언급하고도, 결국 문제 해결의 방향은 개인의 자신감에서 찾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 씨가 직접 강연하는 자리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다지능 시대이지만 지적인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집단인 ‘멘사 회장’의 이야기에, 자신이 세웠던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복귀하게 된 ‘스티브 잡스’와 누구보다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를 이야기의 소재로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인 '자신에 대한 믿음', 즉 '자신감'의 중요성은 탁월하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은 다른다. 이럴 때일수록 ‘문학’의 힘에 더 기대를 걸게 된다.
꼭 우리 아이들과 같은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문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하고 있는, 또 그것이 너무나 어려운 이야기이므로 ‘우화’를 통해 아이들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안내하고 함께 읽고, 나누고 싶다.
그런 면에서 "바보 빅터"는 우리 아이들보다는 성인에게 좀더 맞지 않을까.
그래도 다음과 같은 부분은 복사해서 우리 아이들과 이야기 소재로 사용할 수 있겠다.
(94) “서…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저는… 무… 무서워요.”
“네가 잘못된 게 아냐. 누구나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지. 사실 사람들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란다. 조롱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주저하게 만들지. 그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좋아하는 옷도 못 입고, 좋아하는 일도 시도하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도 못하지. 사실 나도 그랬단다.”(중략)
(95) “하나님의 은총으로 다행히 아버지도 나도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그 사건으로 나는 충격적인 체험을 했단다. 바로 죽음에 대한 체험이었지. 죽음은 먼 것이 아니었어.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짝사랑하던 남학생의 집을 찾아가는 거였어. 나는 팔에 깁스를 한 채 그 남자애에게 고백을 했어. 언제 다시 죽음이 찾아올지 모르는데, 사랑하는 사람한테 고백도 못해보고 죽는 건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거든.”
(104)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학력, 직업, 패션, 자동차… 심지어는 인생의 동반자까지. 그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산다고 안도하지만, 결국 세상의 기준에 끌려 다니는 것에 불과해. 이런 정신으로는 혁신적인 것을 만들 수가 없지.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따라야 하네. 남이 만든 표지판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표지판을 세워야 해.”
빅터는 자신에게 ‘나만의 기준’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139) “누구나 일이 안 풀린 때가 있단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그리고 꿈을 포기하려고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하지만 모두 변명일 뿐이야. 사람들이 포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야. 정신적인 게으름뱅이기 때문이야. 로라, 너의 고귀한 목표를 되새겨보렴. 너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것은 가치 있는 일이야. 그렇다면 이런 상황쯤은 이겨내야 해.”
(155) “인간은 잠재 능력의 10퍼센트도 사용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지요. 내가 기억력 훈련법을 강여하는 이유는 단지 기억력 발달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힘을 느끼게 하는 것이 진정한 목표예요. 실제로 기억력 훈련을 통해 파이의 소수점을 외우고, 마태복음을 암송하게 된 사람들은 새롭게 태어난 것 같은 환희를 만끽합니다. 잠재 능력의 힘을 체험한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지요. 인간은 감당할 수 없는 잠재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끄집어내기만 하면 돼요. 로라 씨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182) “하지만 ‘어떤 불행도 우리의 두려움만큼 크지는 않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조건 감추고 막는 것만이 능사였을까요? 두려움은 더 큰 불행을 낳지요. 부모님께서 가지신 그 두려움의 결과가 따님의 인생에 어떤 불행을 가져다줄지 생각하지 못하셨나요?”
진실을 들은 진행자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잭 웰치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최고의 선물은 자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그것을 주지 못하셨나요?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다 하더라도 따님에게 더 큰 미래를 보여주셨어야지요.”
'행복한 책읽기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서아 가비(김탁환) (0) | 2012.08.12 |
---|---|
마에스트로(자비에 로랑 쁘띠) (0) | 2012.01.19 |
방자 왈왈(박상률) (1) | 2011.09.02 |
아프리카에서 온 암소 9마리(박종하) (0) | 2011.06.29 |
대장경(조정래) (0) | 2011.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