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땅을 찾아서(스콧 오델)

 

'에스테반 데 산도발', '블라스 데 멘도사', '베라 크루즈', '하이쿠'와 '타위'.

 

미국 이야기인데, 16세기 미국은 인물명이나 지명이 낯설다. 

두꺼운 분량이지만 흡입력이 높은 이야기인데, 절대왕정 시절, 모든 것이 왕의 것인 금을 가로챘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는 주인공 '산도발'이 어떻게 황금을 발견했고, 그것을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 내부의 인물은 물론, 이야기 외부에 있는 독자들의 궁금증까지 끌어내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광활한 북아메리가 대륙의 여정과 사건과 배경, 상황 묘사가 뛰어나 황금을 둘러싼 긴박한 여정이 비교적 상세하게 느껴지는 것도 책의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황금을 찾는 사람들과 황금에 초연한 사람들, 황금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진행된다.
누가 됐든 황금을 찾는 사람들은 똑같이 변한다. 황금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황금에 초연한 사람들, 즉 신부나 원주민은 황금보다 더 중요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황금을 찾는 사람들 때문에 죽거나 그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다. 황금에 대한 가치는 '문명'적일수록 더 의식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교환가치'로서 생각하고 이용하려든 사람들까지 몰락한다. 

과연 황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결말은 제시하지 않지만,
이야기의 주제가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이야기 자체의 구조 외에 이 이야기가 요즘 사회에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 때문이다.
이야기는 딱 '아바타'였다.
열강이 황금 때문에 원주민을 학살하거나 생존권을 파괴하는 모습은, 원주민의 원초적인 삶과는 거리가 있는 환금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아마존을 불태우는 자본의 모습 일치하고, 원주민을 내쫓는 재개발 정책으로 인한 용산 참사 등이 겹치기 때문이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