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실존적인 고민을, 자아를 찾아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그리스 여행에 담았다.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아버지와 나의 외화 속에, ‘나’가 만난 도르프의 조그만 빵 가게 루트비히가 들은 ‘제빵사 알베르트가 표류해서 만난 유리세공업자의 아들 프로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화로 구성돼 있다. 내화와 외화는 ‘무지개빛 레모네이드, 어항 속의 금붕어, 카드와 조커’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며, 겹겹이 쌓여 잇는 내화 역시 실존적 고민을 52장+1장의 카드를 통해 상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를 읽으며, 새삼 4종, 각 13개씩 52장으로 된 카드가 인간의 삶의 주기로 해석된다는 점이 놀랍다. 프로데가 들려주는 카드놀이는 그 자체로 ‘카드 점’ 같기도 하고, 신분과 능력..
책을 훑어보면서 철학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주제별로 권장도서를 소개하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어보니 소주제별로 책, 영화, 명언, 사상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하여 철학적 사색을 제시하는 글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소주제의 마지막에 ‘참고 도서’라는 이름으로 관련 책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면서 제목만 알고 있거나 처음 들어보는 책이 많아 부끄러워하며 인상깊은 구절과 추천 도서를 정리해 시간 나는대로 엮어 읽기를 해 볼 생각인다.1장. 나(정체성, 시간, 자유, 행복, 죽음) 1.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26) 인간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사람人 사이間의 존재, 다시 말해 ‘관계의 존재’입니다. 정체성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기일원론, 이기이원론, 주리론, 주기론. 국사시간에 이황과 이이를 공부하면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정작 그 내용은 잘 모른다. 대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원리에 관한 논쟁을 다이제스트로 아닌, 제목만 알고 지나친 게 공부하는 사람으로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고 그 책을 읽어보자니 부담스럽기도 하고.비록 만화로 접한 "최한기의 기학"이지만, 유학이 무엇인지, 성리학은 무엇인지, ‘기학’에서 말하는 핵심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1. 기학에서 ‘기’는 만물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언제나 운행하고 변화하는 존재다. 따라서 ‘기학’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기의 운행 변화의 원리를 알고, 그에 맞춰 삶을 살아가는 것 즉, 변통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다.2. 변화하는 기, 즉 기의 운동 변화를 설명하는 말..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양철북' 다운 책이다. 제목이 다소 무거워 중학생 아이들에게 '간택' 될까 걱정이 되지만 읽히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도 그래서 오랫동안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은 아닐까. 초등학교에서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된다는 것은. 이전과 다른 '급'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급'이 다른 상황 속에서 나이에 걸맞게 성장을 하게 된다는 의미일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 급을 다 유예하고 있다. 지적인 측면에서는 '선행학습'이란 이름으로 1~2년 당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들의 삶은 그만큼 ‘고비’를 경험하지 못하고 성장을 유예하고 있다.그래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며 중학생이 된 조카 코페르가 훌륭한 사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