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윤소영)
- 행복한 책읽기/자연기술
- 2013. 8. 20.
최재천 교수의 "통섭적 인생의 권유"를 읽고 든 책이 바로 "종의 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이다.
부끄럽지만 내가 잘 모르는 분야가 정말 많다. 그렇지만 가장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자연과학이다. 문과를 선택하면서 기본적인 지식조차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연찮게 올해 생태와 별에 대한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우리 중2들의 추천도서를 손보면서 그리 되었다. 최재천 교수는 가급적 1차 저작물을 읽어보라고 했는데, 아직 용기가 부족해 2차 저작물부터 훑어 보았다.
"종의 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는 다윈의 "종의 기원"을 소개한 책이다. 종의 기원 원문을 해석해 놓은 것으로 종의 기원뿐만 아니라 현재의 연구 결과를 더해 다윈의 주장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당시 상황상 종의 기원이 그 정도로밖에 쓰일 수 없는, 그러니까 종의 기원의 한계를 비판하기 보다는 이해할 수 있게 풀어주었다.
책을 다 덮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다윈이 "종의 기원"을 통해 진정으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다윈은 학문적 자부심도, 당시 주류 인식이었던 '창조론'의 문제를 제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면서도 모든 자연을 창조했다고 믿거나 신을 통해 모든 자연을 통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시각을 문제 삼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즉, "종의 기원"을 통해 발전이라는 의미의 '진화'가 아닌, 다양성을 이야기하려고 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인간 역시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존재의 한 부분이란 것. 다윈이 그린 진화의 그림 중, 줄기 끝 새싹에 해당하는 종들이 바로 현재의 모습일 뿐, 모두 공통된 뿌리와 줄기에서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의식도 진화 과정 중에 생긴 진화의 산물일 뿐 천부적인 것은 없다는 것.
물론 다양성을 강조하려던 다윈의 진화론은 그 이후 오독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 사람들에 의해 창조론에 대비되는 유물론적의 사상적 근거가 돼 인간 의식을 개조하려는 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번지게 되었다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일까.
(127) 다윈은 이전에 진화를 주장한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진화가 어떤 특별한 방향으로 예정되어 있다거나 생물의 의지와 노력이 작용한다거나 하는 정신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오로지 변이와 자연선택만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우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자연선택만으로 그 다양하고도 복잡하며 아름답고도 정교한 생물들이 나타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163) "DNA에 들어 있는 하나하나의 암호(트리플렛 코드)는 한 가지 아미노산을 나타내는데, 그 암호들이 모여서 이루는 하나하나의 유전자는 한 가지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정보이다. 그 단백질은 생물체를 이루기도 하고, 효소가 되어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단백질이 생물의 모든 특징을 결정하게 된다."바로 DNA의 유전 암호가 모든 생물에 공통이라는 사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장균에서, 하늘로 치솟은 세쿼이아나무, 동물 중에서 가장 크다는 대왕고래, 그리고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은 같은 유전 암호를 사용한다. 이렇게 유전 암호의 내용과 발현 과정이 같다는 것은 모든 생물이 단일한 진화의 경로를 거쳤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231) 다윈이 그린 진화의 그림은 생명체가 사다리를 기어오르는 꼴이 아니었다. 생명의 사다리란 열등한 생명이 고등한 생명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던가. 다윈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수많은 생명체들의 자리를 나무에서 찾았다. 그 나무의 모든 가지 끝에는 지금 살아 있는 모든 생물들이 자리잡고 있다.나무줄기를 차지한 원시 생명에서 가지 끝에 달린 현생 생물들에 이르는 진화는 낮은 계끕에서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렇게 가지 쳐 나아가는 관계에서 진화는 발전이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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