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드 인(크리시 페리)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친구,학교,사회 문제로 갈등할 때
- 2013. 8. 7.
‘인간’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 우리는 아웃사이드에 있다가 관계로 묶여 인사이드로 들어온다. 즉 '인간'이 된다. 이 책 “아웃사이드 인”은 함께 어울려 다니지만 각기 다른 문제로 고민하며 아파하고 있던 단짝 친구들이, 만남 속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며 치유해 가는 과정을 세밀한 심리 묘사로 잘 보여주고 있다.
또 친한 친구들이 어떤 사건을 통해 더 친해지는 일반적인 성장의 이야기만 담는 것이 아니라, 전입생으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던 '르네'가, 단짝 친구들의 우정을 보며 사람 속에서 새로운 관계맺음을 시작하겠다는 선택으로 끝맺어 제목처럼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관계의 시작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를 단짝 친구들의 처지에서 풀어나가는 구성이나 전입생의 눈을 통해 단짝 사이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드러내는 등 구성이나 심리묘사가 인상적인 작품인데, 문제는 번역이다.
먼저 기본적인 맞춤범 오류 (p11 자신의 베게→베개, p30 조던의 거치→거취, p172 국가와 함께 계양→게양), 직역에 가가워 문맥이 자주 끊기거거나 여러 번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는 문장들이 많아 책의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인상적인 구절
(73) 리는 조던처럼 화려하지도, 메러디스처럼 재미있지도, 세실리아처럼 재능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것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쩌면 단지 리다운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 다른 친구들에 비해 너무나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리, 그래서 좋아하는 잭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도 못한다.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리에게 세실리아가 리만의 모습을 시로 보여준다.
(93) “네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면…….”
로렌이 자신의 치맛단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치맛단이 갈라지도록 둘둘 말아 올리며 말했다.
“그 누군가도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해.”
맙소사! 그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판독해 내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메러디스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알 수가 있단 말인가? 그 허술한 웹사이트를 보고? 예컨대 갓 난 수염에 대한 몇 마디 말에서 그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알아차렸다는 것이 메러디스가 샘을 좋아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을까?
✎ 샘은 메러디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도 잘 모르는데 메러디스의 마음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랑은 그래서 성장의 핵심적인 계기가 되는 것 같다.
(113) 메러디스는 오래전부터 이미 슬픔을 나타내지 않는 법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항상 가볍고 명랑 쾌할 수 있는 법을. 메러디스는 암울할 때도 밝게 행동하면, 현실도 변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다르게 반응했다. 메러디스는 아무도 모르게 분홍색 심장을 살짝 늘려 그 안의 블랙홀을 가렸다.
✎ 지나치게 쾌활하고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메러디스의 성격 때문에 조던은 잭과 사귀려한다는 이야기를 메러디스에게만 비밀로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은 꼭 당사자가 듣는다. 메러디스가 항상 가볍게 행동하는 이유와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친구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181) 다른 친구들은 달랐다. 그들도, 그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문제는 현실적인 것이었다. 그것들은 이해 가능한 것이었다. 조던 부모님의 이혼,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리, 그것들은 보통의 문제들이다. 그것들은 얘기될 수 있는 것이다.
메러디스가 자신의 엄마에 관해 얘기하면서, 왜 자신이 항상 농담만 해 왔는지를 말했던 때에도 모두 경청했고 이해했다. 메러디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함께 울고, 웃었다. 메러디스는 그들의 이해를 얻을 자격이 있었다.
세실리아도 조용히 자신의 문제를 음미해 보았다. 하지만 자신은 어떠한 자격도 없었다.
✎ 발레리나인 세실리아는 거식증을 앓고 있다. 자기 스스로 통제 가능한 일이라 어떠한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214) “옮길 때마다, 내 세계는 흔들려요. 마구 흔들려서 나는, 나도 내가 누군지 오랫동안 알 수 없죠. 하지만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아빠, 마침내 찾기 시작했다고요. 너무 어렵지만, 흥미롭고, 또 무섭기도 해요. 어쨌든 나는 여기에 그대로 살면서 나를 알아 가는 게 필요해요. 그대로 살면서 남들에게 나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해요.”
✎ 여러 번의 전학으로 존재감을 주지 못하는 르네가 그림자 인물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생의 의지를 다지는 부분으로 이 책은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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