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비토해양낚시공원 여행(7.31~8.1)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 중에 함께 낚시했던 일이다. 1970년대 말 경기도 화성 의왕에서 살 때 논 사이 웅덩이의 물을 퍼 내고 미꾸라지를 잡았던 일, 고향 강진 병영의 배진강에서 비 온 다음 날 낚시했던 일, 역시 고향의 한세금에서 낚시하거나 말조개를 잡았던 일들이 그렇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아이들과 낚시를 꼭 하고 싶었는데 마침 동네 선배들이 작년 초 이곳을 다녀오고 나서 가보라고 권하셨다. 갑자기 생각이 나 예약을 시도했는데 자리가 딱 비어 있었다^^.

 

담양에서는 호남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곤양나들목에서 비토섬까지 약 1시간 40분 거리다.

 

해양낚시공원이 있는 '비토섬'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토끼전(별주부전)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재작년에 학교에서 학부모, 학생과 함께하는 사천 문학기행을 준비하면서 겸사겸사 답사를 다녔던 곳이기도 해 길 정도는 익숙한 곳이다.

 

아침을 먹고 여유 있게 출발했다. 담양에서 비토해양낚시공원까지는 대략 1시간 40분. 이곳에서 승선명부 작성 및 낚시대를 빌렸고, 매표소에서 섬까지 이어진 낚시공원에서 갯지렁이를 비롯한 미끼를 구입했다. 낚싯대 사용법도 함께.

 

비토해양낚시공원 입구(매표소). 낚시대는 여기서 빌릴 수 있다. 미끼는 연륙교를 건너 매점에서 살 수 있고. 여기서 펜션까지 배로 5분 정도 거리다.
매표소에서 낚시공원(별학도)으로 이어진 연륙교.
배를 타고 나오면서 바라 본 별학도 모습
낚시공원 끝. 멀리 보이는 섬이 삼천포
해양 펜션은 이 배를 타고 이동한다

 

다시 배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해 예약해 둔 '토끼' 펜션에 도착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펜션은 낯설었다. 돔 형태의 펜션은 대체로 정리가 돼 있었다. 화장실은 국립공원 화장실과 같이 친환경 '포세식'이었다. 3시부터 낚시를 해 보라는 추천에 아이들과 나와 일단 추만 달아 낚시 사용법을 익혔다. 릴낚시는 처음이라 함께 유튜브를 보면서 사용법을 익혔다. 바로 바늘을 걸고 낚시를 시작했다.

 

위와 같은 펜션이 4동 있다.
우리가 머문 펜션 '토끼' 동의 모습. 다른 동도 사진을 보면 비슷하다.

 

낚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낚시 바늘에 미끼를 끼우는 일이었다. 특히 갯지렁이는 '뻑뻑'하는 소리와 함께 바늘로 몸통을 찌를 때마다 손가락을 물려고 했다. 둥그런 입안에 이빨 같은 게 보였다. 긴 몸을 두세 번 바늘에 꽂아 아이들에게 넘겼다. 한동안은 아이들 낚시바늘에 미끼를 끼워 주느라 낚시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4시 무렵 둘째가 제법 큰 '보리멸'을 잡았다. 사실 잡은 고기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몰라 회나 매운탕 끓여 먹을 정도가 아니면 풀어주자고 해 다시 풀어 주었다. 한 번 물고기를 보았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시간이 금방 갔다.

 

보리멸을 잡은 둘째. 남은 가족에게 희망을 주었다.
세월을 낚는 둘째애.
일몰이 아름답다

 

저녁은 서포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고기를 구워 먹었다. 숙소에 있던 전기 쿠커가 오래돼 미리 불판에 기름칠을 했는데도 고기가 달라붙었다. 삼겹살을 먼저 구워 튀기듯 소고기와 채소를 먹었다.

 

이후에는 아내까지 가족 모두 낚시를 했다. 한밤중이 되니 물고기가 수면 가까이 돌아다니는 게 보였다. 낚시 바늘을 수면 가까이에 두었더니 제법 큰 전어가 잡혔다. 이후 아내도 조금 작은 전어를 잡아 사진을 찍고 풀어주었다. 마지막으로 큰애도 보리멸을 잡았는데 카메라를 가져가는 동안 풀려나 놓쳤다. 여하튼 가족 모두 물고기를 낚은 셈이었다.

낚시는 대략 11시 무렵에야 정리를 했다. 시간이 그만큼 빨랐다. 자는데, 펜션이 물 위에 떠 있는 상태라 흔들림도 있었고, 그 흔들림에 펜션 내부의 나무 가구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아내와 큰애, 둘째애 모두 자주 깼다고 한다. 화장실도 힘들어했고.

 

오전 5시 51분. 해가 나온다.
우리를 데리러 온 배

 

보통 밤을 불편하게 보내면 새벽 무렵부터 잠이 들기 마련이다. 잠을 잘 잔 나는 5시 무렵에 깨 밖으로 나왔다. 제법 시원했다. 모기도 없고. 아침 바람을 맞으며 일출을 맞이했다. 팬센 뒤편으로 살짝 이 뒤편으로는 살짝 이지러진 달이 떠 있었다. 우리 주변의 다른 펜션을 이용하는 분들은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간간이 잡았다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을 먹고 정리할 때에는 건너편 낚시공원에도 제법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낚시를 했다.

10시가 체크아웃이었고 공원 측에 연락을 하자 금방 배가 다시 왔다. 낚싯대를 반납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휴가철이라 고속도로에도, 섬진강 휴게소에도 사람과 차가 많았다.

 

가족들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숙소이지만 좀 더 깔끔하고 고정된 곳이면 좋겠다고 했다.그래도 낚시 공원 같은 곳에서 낚시는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했다. 하루치 일기 쓰기가 과제라던 둘째는 고기 잡았던 일을 쓰겠다고 했다.

바다 위의 해양펜션을 다시 경험하기는 힘들겠지만 가족들과 한 공간에서 함께 집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펜션 내부(출입구 쪽, 주방 등)
펜션 내부(문에서 본 모습)
펜션 내부에서 창으로 바라 본 풍경
펜션 내부 욕실(왼쪽), 펜션 외부 화장실(오른쪽)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