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거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나이로 청소년 문학에서는 열 여섯, 열 아홉이 자주 나온다. 열 여섯은 중학교 졸업은, 시골에 남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를 고민하는 시기다.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나는 아름답다" 이 두 책은 고향을 떠나 겪게 되는 성장의 고통, 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다. 열 아홉은 떠남의 거리가 훨씬 더 멀거나 정신적인 차원의 떠남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꼴찌들이 떴다"는 무기력한 학교 생활을 끝나고 사회 생활을 하며,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세상을 배운다는 이야기이다. 떠남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는 성장 소설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만큼, 많은 작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무라 반점의 형제들"도 궁극적으로는 '떠남'이다. 큰아들이며 가..
공부 못하고, 자격증도 없어 취업은 물론 실습조차 나가지 못해 지긋지긋한 시험을 치러야하는 아이들. 집안의 눈치 때문에 밖으로 돌고, 시간을 때우려 해도 돈이 없어 피씨방을 전전하다 밥 먹으로 학교에 오는 꼴찌들이 (횡성으로) 떴다. 그러나 우연은 필연의 또 다른 모습. 어디로 봐도 비주류인, 그러니까 못 배웠고 돈 없고 능력 없고 끈기 없고 게다가 자기 인생마저도 뜻하는 대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주인공들이 실습을 계기로 주체적인 자아로 떴다. 이경화의 "나의 그녀"처럼 복잡한 내면을 그리지도 않는다. 뭘 좋아하는지 찾기엔 실업계에 고3이란 상황에서 너무 멀리 왔다. "열네 살의 인턴십"처럼 좋아하는 일에 온몸을 바칠 수도 없다. 집에 보이지만 않으면 된다. 90만원 받는 월급을 60만원이라 속이는 삔질함..
5월. 글 한 줄이나 읽을 여유가 이젠 생겨서일까? 아니면 최근에 선정한 도서목록이 적절하지 못해서일까? 지난주 모임이 끝나고 모처럼 배송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될 만큼의 책을 샀다. 학기중에 그것도 읽고는 싶었지만 여유가 없어 읽지 못했던 책들을. 책을 사면 왜 이렇게 마음이 든든할까? 다 읽지도 못하면서 책욕심, 다 먹지도 못하면서 술욕심, 그것이 나에겐 참 많다. 이번에 구입한 책들은 요새 나의 관심사인 '성장'과 '생태'다. 성장은 내가 맡은 주제이고, 생태는 빈약한 도서목록 때문인데 '성장' 도서로는 '19세'를 구입하고, '생태' 도서로는 콘라트 로렌츠의 '솔로몬의 반지'와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를 골랐다. 그리고 지금 '19세'를 다 읽은 후 '솔로몬의 반지'를 아주 힘겹게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