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모임에서 이야기 나눈 책이다. 나는 이 책이 청소년문학이란 타이틀을 가진 소설이지만 청소년보다는 자녀와 갈등하거나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부모를 위한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주인공 호정의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친척들과 살면서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으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토론과도 관련이 깊다. 나는 호정이의 예민하고 소극적인 성향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참함’이라는 단어를 알기도 전에 마음으로 먼저 느꼈다는 말의 울림이 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긍정적인 결말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다. 후천적이기에 소통을 통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모임 샘들과 이야..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0권을 기념해서 출간한 단편집이란다. 놀랐다. 이 단편집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문학 작가들이 마음먹고 쓴 소설이라는 것에. 또 중학생을 결코 얕보지 않았다는 말처럼 청소년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다는 것에.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모임의 성격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청소년문학을 읽으며 청소년을 이해하려는 게 목적인지, 청소년에 맞는 소설을 가려내 책을 즐겁게 읽히는 게 목적인지. 단순하게 이분화 했지만 어느 쪽이든 좀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게 청소년문학의 질과 양이 확대됐으나 독서 현실은 더 얄팍해진 현실에 대한 독서 모임의 대응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아무도 모르게(공선옥) “나는 죽지 않겠다”의 작가. (29) 우리는 한밤중이 다 되어서야 강릉에 도착했다. 기사 아저씨는..
열일곱 전문계 여학생의 유쾌 발랄 상큼 찔끔(?) 성장기. 흥미를 끄는 제목부터, 10명의 남자들로 이어가는 10개의 챕터들, 그리고 ‘떡실신’ 동아리를 중심으로 때로는 배꼽을 잡고, 때로는 스릴 있고, 때론 묵직하게 그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들이 반짝반짝 다양한 빛깔을 내는 구슬처럼 엮여 있다. 할아버지에게 3대에 걸친 한을 만들게 한 전두환, 성장은 더디나 자존심 하나는 최강(입으로만) 최강태진, 부모님의 잘 나가는 대학동창 조 기자, 풀이 꺾인 카리스마 한상진 선생님, 각도가 조금 엇나간 사랑 선우완, 부모님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 오빠 나금호, 비뚤어진 소유욕의 화신 찌질이 오정우, 누구도 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아버지 나성웅, 정말 돌을 던지고 싶은 변 모씨, 영원한 판타지 ..
참 쉽게 읽었다. 책을 읽는 동안 느꼈던 긴장과 기대 때문이었는지 책을 덮으며 참 허탈하고 씁쓸했다. 대한민국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 같지만 어디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 그래서 더욱 씁쓸하고 허탈한……. 0205 비밀의 방. 윤선이의 말에 의하면 폐쇄적이며 자신이 원하는 가면을 쓰고 마음 놓고 놀아볼 수 있는 곳이란다. 실제로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교사들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교사를 상대로 한 게임 프로그램까지 올리고, 교생의 사생활까지 폭로되기도 한다. 자유롭게 마음껏 본심을 풀어놓을 수 있지만 결국은 진실이 아닌 거짓이, 소통이 아닌 단절이 존재하는 곳이다. 아이들이 쓴 가면은 스스로를 방어해 주지만, 결국 진실이 통하지는 않는다. 보라가 L의 존재를 쫓으면서 끝내 누구인지를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