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의 작가 김인해가 단편집으로 돌아왔다. 김인해만의 여섯 작품으로 오롯이 단편집을 채웠다. 여섯 작품 모두 수준 이상이었다. 1. 그러나 아무 일도 없듯이 배봉기의 ‘괴물 연습’이라는 단편이 떠올랐다. ‘괴물’이란 다름 아닌 성적 지상주의에 매달린 우리 아이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든, 아는 형이 학교 옥상에서 자살을 하든 오로지 시험과 성적만 생각하는 아이들! 이젠 가족 모임이나 제사, 심지어 장례식조차 뒷전이다. 이런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은 우리들이고 그 폐해가 조금씩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다. 비약인지 모르지만 몇 년 전 성적향상을 강요하는 엄마를 살해하고 몇 개월 간 시신과 함께 지낸 고3 학생이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2. 우리들의 사춘기 - ‘사춘기’는 개인적으로 ‘지랄 총..
독특하고, 깔끔하고, 단순하면서, 새롭고, 재미있다. 세 작품 모두 말이다. 는 학교폭력이라는 협소한 테두리보다는 인간에 내재된 폭력성과 비열함에 대한 짧고 굵은 ‘아포리즘’같은 소설이다. 재민이의 튀는 행동과 약간 과도한 자기중심적인 태도, 사소한 분노에서 폭력으로 발전하는 시욱의 행동, 개인적인 분노와 욕망을 다른 이를 통해 충족하고자 하는 호영과 회장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나 나 자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폭력의 흔적들이다. 작가는 짧은 분량 속에 이런 인간의 폭력성을 잘 배치해 놓았다. 은 참 따뜻한 소설이다. 특히 석이라는 인물에 무척 정이 간다. 매년 석이와 닮은 아이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이 내신 때문에 시간을 채우기 위한 겉치레가 아닌 이웃과 함께 하는 기쁨과 보람으로 다가오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