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힘(남덕현)
- 행복한 책읽기/문학
- 2013. 8. 22.
그 동안 사투리 중에서는 전라도 사투리가 제일 구수한 줄 알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런데 웬걸, 작가(책에서는 남서방으로 나온다)가 생활 속에 갈무리한 충청도 사투리는 정말 찰지고 구수한 맛 그 자체였다.
귀농생활을 하면서 장인어른과 부대끼고 마을 사람들, 특히 노인들과 지내면서 그들의 삶 깊숙히 참 많이도 엿들은 것 같다. 그런데 어르신들 말씀 하나하나 어쩜 그렇게 디테일하게 옮겨놓았는지, 매 장마다 시트콤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시트콤으로 만들어도 대박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해학'과 '웃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일상의 모든 소소한 사건들이 그들에게는 화려한 말잔치의 시작이요, 실실 웃으면서도 눈물이 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담배를 끊으라는 간호사의 말에 담배 없으면 못 사는 엄청난 인생사를 쏟아내는 식이다. 들으면서 이건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몇 장면을 옮기고 싶으나 너무 양이 많이 이 대목만 옮겨 본다.
-심봉사 뺑덕 에미 허벅지 비구 낮잠 자다가 헛눈 뜨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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