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4(빅토르 위고)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레 미제라블> 4권은 읽기 전부터 1~3권의 두 배 정도의 부담감이 들었다. 책장에 꽂혀 있는 <레 미제라블> 시리즈 중에서 가장 두껍고, 부제목도 사람 이름이 아닌 낯선 거리 이름이라니! 최대한 읽는 시점을 늦춰볼까 하다가 기한 내에 읽지 못할까 봐 겁먹고 집어 들었다. 1, 3권이 인물들 위주의 이야기였다면(1부 팡틴과 장발장, 3부 마리우스와 그의 친구들 등) 2권에서는 워털루 전투와 뷕픽스 수녀원에 대한 길고 힘들었던 서술을 경험했기에 4권도 역사적인 설명이 장황하지 않을까 예측했다.

 

아니나 다를까 왕정복고의 역사가 가지는 의미와 루이 필립에 대한 분석을 60쪽 넘게 서술하였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부제 그대로 서정시와 서사시를 배열하여 젊은 남녀의 뜨거운 사랑과 타오르는 혁명의 열기와 과정을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4부가 두꺼웠던 이유는 사랑과 혁명을 서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1~3부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던 노래와 시들이 4부 후반부에 새로운 리듬을 더하고 있었다. 비록 무슨 노랫말이고 시구인지 의미도 리듬도 느낄 수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그냥 쓱 훑어보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4부에서 작가는 왕정복고 시기가 단순한 퇴보가 아닌 휴식기, 숨고르기의 시기였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1정지, 그것은 힘의 회복이고, 무장하고 깨어 있는 휴식이고, 보초를 세우고 경계하는 기성(旣成) 사실이다. 정지는 어제의 투쟁과 내일의 투쟁을 가정한다.

그것은 1830(7월 혁명)1848(2월 혁명)의 중간이다.

 

이러한 역사적 통찰에 기반해 왕정복고의 상징적 인물인 루이필립에 대한 인물 분석, 사랑을 시작하게 된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달콤하고도 떨리는 연인들의 마음을 정말 두 사람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코제트를 통해 고단했던 삶에 선물 같은 행복이 찾아왔건만 사랑을 시작한 코제트를 바라보는 장 발장의 무너지는 마음도 절절하게 다가왔다.

141 그런데 내가 보상을 받는 때에, 다 끝난 때에, 내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때에, 내가 바라는 것을 갖고 있는 때에 좋아 잘 됐어, 나는 그 값을 치렀고, 그것을 획득했는데, 이 모든 것은 갈 것이고, 이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고, 그리고 나는 코제트를 잃을 것이고, 내 인생을, 내 기쁨을, 내 영혼을 잃을 것인가!

567 , 최고의 시련은, 아니 오히려 유일한 시련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다.

 

4부가 더 생생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은 에포닌과 가브로슈라는 인물들이 조명을 받기 때문이다. 에포니는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면서 그들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는 많은 열쇠들을 쥐고 있었으나 결국 마리우스를 절절하게 연모하다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다. 심지어 마리우스를 대신해 총을 맞고 죽어가면서 코제트의 주소를 알려주기까지 한다. 뮤지컬에서 비를 맞으며 부르는 에포닌의 노래(On my own)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책에서 만나니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마냥 뒷골목의 악동인 줄로만 알았던 가브로슈의 이야기는 찡하고 감동적이었다. 동생들인지도 모르고 자신의 은신처 코끼리상에 두 형제를 재워주고, 돌봐주는 장면은 당시 파리 빈곤층의 아동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나는지, 그리고 두 형제도 하루 만에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사라졌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했다. 정말 애들이 무슨 죄라고? 그나저나 이렇게 정이 많은 에포닌과 가브로슈를 자식으로 둔 테나르디에 부부는 참 뭐라고 비난할 수 없는 마성의 캐릭터들인 것 같다. 뮤지컬 영화에 나오는 코끼리상(휴 잭맨 주연)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238황제의 생각 하나를 지녔던 이 엄청 큰 건축물은 한 건달의 방이 되었다. 이 소년은 지상에 수용되고 보호되었다. 나들이옷을 입고 바스티유의 코끼리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을 경멸하는 얼굴로 눈을 부릅뜨고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곧잘 이런 말을 했다. “저런 걸 뭐에 다 쓰나?” 그것은 부모도 없고, 빵도 없고, 옷도 없고, 집도 없는 한 소년을 추위에서, 서리에서, 우박에서, 비에서 구해 주고, 겨울바람에게서 보호해 주고, 열병을 주는 진창 속의 수면과 죽음을 불러오는 눈 속의 수면에서 지켜 주는 데 쓰이고 있었다. 그것은 사회가 냉대하는 무고한 자를 수용하는 데 쓰이고 있었다. 그것은 모든 문들이 닫혀 있는 자에게 열린 은신처였다.

 

아참, 4부에서 또 특징적인 것은 작가의 언어에 대한 집요한(?) 탐구다. 이른 바 ‘곁말’론!

처음에는 도대체 곁말이 뭐지?’라고 생각했다. <레 미제라블>을 읽다 보면 생경한 언어들이 여기저기 튀어나오는데 사전을 찾아보면 모두 존재하는 단어라는 데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곁말도 처음에는 노안이라 결말을 잘못 쓴 것으로 읽었는데, ‘곁말이었다. 그것도 사전에 등록된 단어!

이른 바, 은어에 가까운 것 같은데 당시 파리 민중들이 쓰던 언어를 수집하고 분석, 연구하며 그들의 삶을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민중의 심리를 파악하려 한다. 작가는 그들의 생활과 언어를 깊이 들여다보며 더욱더 깊이 그들을 사랑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표준국어대사전] 곁말 : 같은 집단의 사람들끼리 사물을 바로 말하지 않고 다른 말로 빗대어하는 말. 예를 들면, ‘총알검정콩알’, ‘희떱다까치 배때기 같다’, ‘싱겁다고드름장아찌 같다’, ‘병정’, ‘아편을 ‘검은약’‘검은 약’이라고 하는 말 따위를 이른다.

274곁말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이자 동시에 한 집단의 고유 언어다. 그것은 민중과 언어라는 두 종류 아래에서 도둑질이다.

301 곁말을 파고 들어가면 걸음걸음이 새로운 발견이다. 이 기괴한 어법을 연구하고 파 들어가면 마침내 정상적인 사회와 저주받은 사회의 접촉점에 도달하게 된다.

곁말, 그것은 죄수가 된 언어다.

 

당시 언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혁명과 폭동에 대한 고민도 작가는 상당히 깊었던 것 같다. 혁명의 목적과 의의도 잘 파악하고 있었지만 당시 혼란스러웠던 프랑스의 역사를 통찰하며 작가는 혁명의 과정과 결말도 냉철하게 파악하고 있다.

308 혁명의 의의는 도덕적 의의다. 권리감은 발전하여 의무감을 발전시킨다. 만인의 법칙, 그것은 자유고, 로베스피에르의 훌륭한 정의에 따르면, 자유는 남의 자유가 시작되는 데서 끝난다. 1789년 이래 전체 민중은 숭고한 개인으로 확대되고 자기의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기의 빛이 없는 빈자는 없고, 얼어 죽을 지경에 이른 사람도 자기 속에 프랑사의 정직성을 느끼고 있고, 시민의 존엄은 마음속의 갑옷이고, 자유로운 자는 양심적이고, 투표하는 자는 군림한다. 그 때문에 부패하지 않고, 그 때문에 불건전한 탐욕은 실패로 돌아가고, 그 때문에 유혹 앞에서도 씩씩하게 눈을 돌려 버린다.

506 (앙졸라) “미래에는 아무도 사람을 죽이지 않을 것이고, 지상은 빛날 것이고, 인류는 사랑할 것이오. 동지들이여,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모든 것이 화합과 조화, 광명, 희열, 생명인 그런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곧 죽으려는 것은 그러한 날을 오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60 혁명 때 빈곤은 원인인 동시에 결과다. 혁명이 주는 타격은 스스로에게 돌아온다.

 

이런저런 주제들이 뒤섞여 읽는 내내, 인상 깊은 구절을 타이핑하며, 감상문을 정리하며 역시 위대한 작품이구나라는 감탄, 또 감탄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가장 핵심 주제는 이것이지 않을까?

 

190쪽 우주를 단 하나의 인간으로 환원하는 것, 단 하나의 인간을 신에까지 확대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장 발장과 코제트의, 에포닌의 마리우스를 향한, 질노르망 영감의 마리우스를 향한, 팡틴의 코제트를 위한, 아베쎄 친구들의 국가와 민중을 향한, 미리엘 주교의 만인 특히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 그냥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제 한 권 남았다.

 

사족 :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뤽상부르 공원, 아우스터리츠 다리, 플뤼메 거리, 생드니 거리 등을 너무너무 가보고 싶어졌다.

 

-인상 깊은 구절-

 

1.몇 쪽의 역사

 

10 왕정복고는 그 정의하기 어려운 중간 과정들 중 하나였는데, 그러한 과정들에는 피로, 웅성거림, 투덜거림, 수면, 법석이 있고, 그 과정들은 한 위대한 국민이 한 단계에 도달한 것과 다른 것이 아니다. 이러한 시기들은 이상한 것이어서 그것들을 탐구하고자 하는 정치가들을 속인다. 처음에 국민이 원하는 것은 휴식뿐! 사람들은 하나의 갈망밖에 없다, 즉 평화. 사람들은 하나의 야망밖에 없다. 즉 작은 것이 되는 것, 그것은 조용히 있고 싶다는 말이다. 큰 사건들, 큰 위험들, 큰 모험들, 큰 인물들 고맙게도 그런 것들을 사람들은 충분히 보았고, 그런 것들에 진절머리가 났다. ~ 사람들은 녹초가 되었다. 저마다의 잠자리를 원한다.

 

13 왕정복고는 자기에게 때가 온 것 같았을 때, 자기가 보나파르트를 이겨 내고 국내에 뿌리를 박았다고 생각하고, 다시 말해서 자기를 강력하다고 믿고, 그리고 자기가 뿌리가 깊다고 믿고, 갑자기 결단을 내려 일을 감행했다. ~ 왕정복고는 국민에 대해서 국민을 국민 되게 하는 것을, 시민에 대해서는 시민을 시민 되게 하는 것을 부인했다.

그것이야말로 7월의 칙령(1830)이라 불리는 그 유명한 법령의 근본인 것이다.

 

21 1830년의 동요 후에, 중산계급이라고 부르는 이 부분의 국민이 갈망하던 상태, 그것은 무관심과 나태로 복잡해지고 약간의 수치심이 들어있는 무기력이 아니었고, 그것은 정지였다.

정지는 이상하고 거의 모순적인 이중의 뜻으로 형성된 말이다. , 행진하는 군대는 곧 운동이고, 정지는 곧 휴식이다.

정지, 그것은 힘의 회복이고, 무장하고 깨어 있는 휴식이고, 보초를 세우고 경계하는 기성(旣成) 사실이다. 정지는 어제의 투쟁과 내일의 투쟁을 가정한다.

그것은 1830(7월 혁명)1848(2월 혁명)의 중간이다.

 

24~31 (루이 필립) ‘중간 계급의 훌륭한 대표자였지만 그보다 뛰어났고, 어쨌든 그보다 더 위대했다. ~ 전하(殿下)밖에 아니었을 동안에는 으뜸가는 왕족이었으나, 폐하가 된 날은 확실한 부르주아였다. 공석에서는 장황했지만 허물없는 사이에서는 간결했다. ~ 문학적 소양은 있었으나 문학적 감각은 별로 없었고, 신사였으나 기사(騎士)는 아니었다. ~~ 자기 나라를 사랑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자기 가정을 더 좋아했다. ~~~ 언제나 목숨을 바칠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결코 자기의 사업을 위태롭게 할 생각은 없었다. ~~~ 국민에게는 언제나 환영을 받지는 않았지만, 군중에게는 언제나 환영을 받았다.~~~~그의 큰 잘못, 그것은 이렇다. 즉 그가 프랑스의 이름 아래 겸손했다는 것이다.

~~~~ 그를 훼손한 것은 무엇인가? 그 왕좌다. 루이 필립에게서 왕을 빼라. 그러면 인간이 남는다.

 

38 국내에서는 빈곤, 무산계급, 임금, 교육, 형벌, 매음, 여성의 처지, 빈부 생산, 소비, 분배, 교역, 화폐, 신용, 자본의 권리, 노동의 권리, 이러한 모든 문제들이 사회 위에서 증가하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낭떠러지였다

 

41 이 두 문제를 해결하라. 부자를 격려하고 빈자를 보호하라. 빈궁을 절멸하라. 강자에 의한 약자의 부정한 착취를 종식시켜라. 이미 도달한 자에 대한, 가고 있는 중에 있는 자의 부당한 자의 질투를 억제하라. 노동 임금을 수학적으로, 그리고 우애적으로 조정하라. 어린이의 성장에 무상 의무교육을 주고 학문으로 성년의 기초를 만들어라. 손을 활용하면서도 지능을 개발하라. 강력한 국민임과 동시에 행복한 인간들의 가족이 되라. 소유권을 폐지하지 않고 보편화함으로써 시민 누구나가 예외 없이 소유자가 되도록 소유권을 민주화하라. 이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인데, 간단히 말해서 부를 생산할 줄 알라. 그리고 그것을 분배할 줄을 알라. 그러면 당신은 물질적인 위대함과 정신적인 위대함을 다 함께 가질 것이고, 그리고 당신은 프랑스라고 불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60 혁명 때 빈곤은 원인인 동시에 결과다. 혁명이 주는 타격은 스스로에게 돌아온다.

 

2. 에포닌

 

72 마리우스가 그토록 부랴부랴 이사를 해 버린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그가 그렇게도 지척에서, 그리고 더없이 불쾌하고 더없이 잔인한 자초지종을 통해, 악한 부자보다도 아마 한층 더 무서운 사회의 추악함을, 즉 악한 가난뱅이를 보았던 이 집이 이제 몹시 실어졌기 때문이다. 둘째는, 장차 십상팔구 열리게 될 어떤 공판에 출두하여 테나르디에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75 어느 정도의 몽상은 적당한 양의 마취제처럼 유익하다. 그것은 활동하는 지성의, 이따금 강한 흥분을 가라앉히고, 정신 속에 일종의 신선하고 부드러운 김을 빚어내는데, 이 김은 순수한 사고의 너무나도 심한 굴곡을 완하화고, 여기저기 결함과 간극들을 메워 주고, 전체들을 결합해 주며, 관념들의 모서리들을 무디게 해 준다.

 

3. 플뤼메 거리의 집

 

105 그는 자문했다. 이 모든 행복이 정녕 나의 것일까, 이것은 남의 행복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늙은이인 내가 빼앗고 훔치는 이 아이의 행복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건 조금도 도둑질이 아닐까? 그는 이렇게 자문했다. 이 애는 인생을 포기하기 전에 그것을 알 권리가 있다.

 

128 원컨대 코제트가 자기를 계속 사랑해 주기를! 이 아이의 마음이 자기에게 와서 자기에게 머물러 있는 것을 원컨대 하느님은 막지 말기를! 코제트의 사랑을 받음으로, 그는 자기가 쾌유되고, 피로가 풀리고, 진정되고, 충만되고, 보상받고, 영광을 얻고 있는 것을 느꼈다. 코제트의 사랑을 받음으로 그는 마음이 편했다. 그는 그 이상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134 마리우스가 자기에게로 조금도 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가 그에게로 갔다. 이런 경우에 여자는 누구나 마호메트를 닮는다. 그리고 또 이상한 일이지만, 청년에게서 진실한 사랑의 첫 징후는 소심이고, 처녀에게는 과감성이다. 이건 놀라운 일이지만, 이보다도 더 단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남녀 양성이 서로 접근하려고 하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띠기 때문이다.

 

141 나는 처음에 사랑들 중에서 가장 비참한 놈이었고, 다음에 가장 불행한 놈이었고, 육십 평생을 무릎 꿇고 지냈고, 사람이 참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다 참았고, 젊어 보지도 않고 늙었고, 가족도 없고, 일가도 없고, 친구도 없고, 아내도 없고, 아들도 없이 살았고, 모든 돌 위에, 모든 가시덤불 위에, 모든 도로의 이정표에, 모든 담벼락을 따라서 내 피를 흘렸고, ~~~ 그런데 내가 보상을 받는 때에, 다 끝난 때에, 내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때에, 내가 바라는 것을 갖고 있는 때에 좋아 잘 됐어, 나는 그 값을 치렀고, 그것을 획득했는데, 이 모든 것은 갈 것이고, 이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고, 그리고 나는 코제트를 잃을 것이고, 내 인생을, 내 기쁨을, 내 영혼을 잃을 것인가!

 

5.시종이 같지 않다

 

187 (나는 앞서 투생이 말더듬이라는 걸 마지막으로 분명히 지적했었다. 내가 더 이상 그것을 강조하지 않는 것을 독자는 허락해 주기 바란다. 불구자의 말소리를 묘사한느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

 

<돌 아래의 마음>

190 우주를 단 하나의 인간으로 환원하는 것, 단 하나의 인간을 신에까지 확대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6. 어린 가브로슈

 

238 황제의 생각 하나를 지녔던 이 엄청 큰 건축물은 한 건달의 방이 되었다. 이 소년은 지상에 수용되고 보호되었다. 나들이옷을 입고 바스티유의 코끼리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을 경멸하는 얼굴로 눈을 부릅뜨고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곧잘 이런 말을 했다. “저런 걸 뭐에 다 쓰나?” 그것은 부모도 없고, 빵도 없고, 옷도 없고, 집도 없는 한 소년을 추위에서, 서리에서, 우박에서, 비에서 구해 주고, 겨울바람에게서 보호해 주고, 열병을 주는 진창 속의 수면과 죽음을 불러오는 눈 속의 수면에서 지켜 주는 데 쓰이고 있었다. 그것은 사회가 냉대하는 무고한 자를 수용하는 데 쓰이고 있었다. 그것은 모든 문들이 닫혀 있는 자에게 열린 은신처였다.

 

270 “나 같은 어린애는 어른이지만, 당신네들 같은 어른들은 어린애들이오.”

 

7. 곁말

 

274 곁말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이자 동시에 한 집단의 고유 언어다. 그것은 민중과 언어라는 두 종류 아래에서 도둑질이다.

(*곁말: 같은 집단의 사람들끼리 사물을 바로 말하지 않고 다른 말로 빗대어하는 말. 예를 들면, ‘총알검정콩알’, ‘희떱다까치 배때기 같다’, ‘싱겁다고드름장아찌 같다’, ‘병정’, ‘아편을 ‘검은약’이라고 하는 말 따위를 이른다.)

 

301 곁말을 파고 들어가면 걸음걸음이 새로운 발견이다. 이 기괴한 어법을 연구하고 파 들어가면 마침내 정상적인 사회와 저주받은 사회의 접촉점에 도달하게 된다.

곁말, 그것은 죄수가 된 언어다.

 

308 혁명의 의의는 도덕적 의의다. 권리감은 발전하여 의무감을 발전시킨다. 만인의 법칙, 그것은 자유고, 로베스피에르의 훌륭한 정의에 따르면, 자유는 남의 자유가 시작되는 데서 끝난다. 1789년 이래 전체 민중은 숭고한 개인으로 확대되고 자기의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기의 빛이 없는 빈자는 없고, 얼어 죽을 지경에 이른 사람도 자기 속에 프랑사의 정직성을 느끼고 있고, 시민의 존엄은 마음속의 갑옷이고, 자유로운 자는 양심적이고, 투표하는 자는 군림한다. 그 때문에 부패하지 않고, 그 때문에 불건전한 탐욕은 실패로 돌아가고, 그 때문에 유혹 앞에서도 씩씩하게 눈을 돌려 버린다.

 

312 강물의 역류가 없듯이 사상의 역류는 없다.

그러나 미래를 원치 않는 자들을 깊이 생각해 보라. 진보를 믿지 않음으로써 그들이 비난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그들 자신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침울한 병을 주고 자신에게 과거를 접종한다. ‘내일을 거부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 그것은 죽는 것이다.

 

8. 환희와 비탄

 

328 그들은 그러한 조용한 흔들림 속에서 눈을 뜨고 자고 있었다. , 이상으로 압도된 현실의 찬란한 혼수(昏睡)!

이따금, 그렇게도 코제트는 아름다웠지만, 마리우스는 그녀 앞에서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있는 것, 그것은 영혼을 바라보는 최선의 방법이다.

 

376 (질 노르망 영감) “그놈을 쫓아가거라. 그놈을 잡아 오나라. 내가 그놈에게 뭘 했기에? 그놈은 미쳤다! 그놈은 가 버렸다! 아아! 이럴 수가! 아아! 이럴 수가! 이번에는 다시는 안 돌아올 텐데!”

그는 거리 쪽으로 난 창으로 가서, 떨리는 늙은 손으로 창을 열고, 허리까지도 더 창 밖으로 몸을 구부리고, 바스크와 니콜레트에게 뒤에서 붙들린 채 고함을 질렀다.

마리우스! 마리우스! 마리우스! 마리우스!”

 

9. 그들은 어디로 가나?

 

388 (마뵈프씨) 한 권 한 권 모든 장서는 그렇게 넘어가고 있었다. 그는 이따금 말했다. “하지만 나는 팔십이니까.” 그것은 마치 자기의 책들이 끝나기 전에 자기의 생명이 끝나게 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하는 말 같았다.

 

10 183265

 

391 폭동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그리고 모든 것으로. 조금씩 발산되는 전기, 홀연 솟아오르는 불꽃, 떠도는 힘, 지나가는 바람, 이러한 것들로. 이 바람이 사색하는 머리들, 몽상에 잠기는 두뇌들, 고민하는 마음들, 타오르는 정열들, 신음하는 빈궁들을 만나고, 그것들을 휩쓸어 간다.

어디로?

닥치는 대로. 정부를 지나고, 법률을 지나고, 다른 사람들의 번영과 횡포를 지나고.

 

11 폭풍과 친해지는 미미한 존재

 

430 그런데 가뷰로슈는 두 꼬마둥이들에게 제 코끼리의 무료 숙박을 제공했던 그 비가 오던 고약한 날 밤에, 자기 자신의 동생들을 위해 자기가 하느님의 역할을 행했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저녁에는 동생들을, 아침에는 아버지를 위하여 그날 밤에 그는 그러했었다.

~ 두 어린애들은 어떤 순경이 주워다 수용소에 처넣었는지, 아니면 어떤 곡예사가 훔쳐 갔는지, 그렇지도 않으면 단순히 파리의 어마어마한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버렸는지, 되돌아오지 않았다. 현대 사회의 밑바닥에는 이렇게 행방이 묘연해진 자들이 수두룩하다.

 

436 파베 거리에 왔을 때, 넝마주이 여자 생각이 머리에 다시 떠올라, 그는 이런 독백을 했다.

네가 혁명가들을 욕하는 건 잘못이야, 쓰레기통 아줌마. 이 피스톨도 너를 위한 것이거든. 네가 네 치룽 속에 먹을 만한 것을 더 많이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말이다.”

 

12 코랭트 주점

 

484 가브로슈는 완전히 들뜨고 기뻐하면서, 추진기 노릇을 하고 있었다. 그는 왔다 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또다시 올라가고, 바스락거리고, 빛나고 있었다. 그는 모두를 격려하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동기가 있었던가? 그렇다, 물론, 그의 빈궁. 그는 날개가 있었던가? 그렇다, 물론, 그의 즐거움. 가브로슈는 소용돌이였다. 줄곧 그가 보였고, 늘 그의 소리가 들렸다. 그는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동시에 도처에 있었다. 그는 일종의 거의 성가실 정도의 편재(遍在)였고, 그에겐 정지가 있을 수 없었다. 거대한 바리케이드는 그 등성이에서 그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빈둥거리는 자들을 방해하고, 게으름뱅이들을 자극하고, 피로한 자들의 기운을 북돋우고, 생각에 잠긴 자들을 초조하게 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쾌하게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부추기고, 또 다른 사람들은 격분케 하고, 모든 사람들을 밀어주고,, 어떤 학생은 자극하고, 어떤 노동자는 따끔하게 비평하고, 앉고, 멈춰 서고, 다시 출발하고, 법석과 노력 위를 날고, 이 사람 저 사람들 사이를 뛰어다니고, 중얼거리고, 투덜거리고, 그리고 모든 역군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그는 거대한 혁명의 합승 마차의 파리였다.

 

49 그 시간, 장소, 회상된 청춘 시절의 그 추억, 하늘에서 반짝이기 시작하는 몇 개의 별, 적막한 거리의 음산한 고요, 준비되고 있는 냉혹한 사건의 절박함, 이런 것들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서정 시인인 장 프루베르가 어둠 속에서 나지막한 소리로 속삭이듯 읊조리는 그 시에 비장한 매력을 주었다.

 

505-506 “동지들이여.” 하고 앙졸라는 말했다. “저 사람이 한 짓은 소름이 끼치고 내가 한 짓은 끔찍합니다. 그는 사람을 죽였소.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를 죽였소. 반란에는 규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해야만 했소. 살인은 다른 데서보다도 여기에서는 한결 더 죄가 되오. 우리는 혁명의 눈 아래 있소. 우리는 공화국의 사제들이오. 우리는 의무의 제물들이오. 그리고 사람들이 우리의 투쟁을 비난할 수 있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그러므로 저 사람을 심판하고 사형에 처했소. 나로 말하자면, 부득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것을 혐오하고 있는 나 자신도 역시 심판하였는데, 여러분은 내가 나를 어떻게 처형했는지 곧 보게 될 것입니다.”

~~“미래에는 아무도 사람을 죽이지 않을 것이고, 지상은 빛날 것이고, 인류는 사랑할 것이오. 동지들이여,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모든 것이 화합과 조화, 광명, 희열, 생명인 그런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곧 죽으려는 것은 그러한 날을 오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14 장엄한 절망

 

552 그녀는 마리우스의 무릎 위에 다시 머리를 떨어뜨리고 눈을 감았다. ~ “그리고 또, 말이에요. 마리우스씨. 나는 당신을 좀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는 또다시 미소를 지어 보려고 하다가 숨이 끊어졌다.

마리우스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싸늘한 땀방울이 맺혀 있는 그 창백한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것은 코제트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불행한 영혼에 대한 다정한 추도 고별이었다.

 

15 움므 아르메 거리

 

567 운명이 그에게 주고 있는 그 기나긴 심문에서 그가 받았던 모든 고문들 중에서, 이번 것이 가장 무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집게에 집혀 본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잠재적인 감수성들의 알 수 없는 동요를 느꼈다. 그는 미지의 심금이 꼬집힘을 느꼈다. , 최고의 시련은, 아니 오히려 유일한 시련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다.

 

568 요컨대, 그리고 여러 번 강조했거니와, 그 모든 내적 융합은, 한데 결합하여 하나의 높은 덕이 되고 있는 그 모든 전체는 장 발장을 코제트에게 아버지로 만드는 데 귀착하고 있었다. 장 발장 속에 할아버지와 아들, 오빠, 남편 같은 것이 있게 만들어진 이상한 아버지. 그 속에 어머니마저도 있는 아버지. 코제트를 사랑하고 열애하는 아버지. 이 어린아이를 빛으로, 주택으로, 가정으로, 조국으로, 천국으로 삼고 있는 아버지.

 

577 “다오.”하고 장 발장은 말했다.

가브로슈는 머리 위로 쪽지를 떠받들고 있었다.

이걸 연애편지라고 생각하지는 마요. 이건 한 여자에게 온 거지만 민중에게 온 거요. 우리는 싸우고는 있지만, 여성을 존경하고 있어요. 우리는 병아리를 낙타에게 보내는 사자들이 있는 상류사회에 있는 것과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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