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모둠별 '작가와 작품' 연구 수업 평가


1학기말 수업의 모든 면(지필평가나 수행평가, 수업 내용과 결과)을 돌아보고 나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행복한 국어 수업" 그것은 학생이나 교사 입장에서, 국어 수업의 비중이나 학교교육을 마친 이후 삶의 질적인 면에서 국어교사가 추구해야할 최선의 목표라 생각했던 내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맛보게 했다.
가만히 앉아서 수업시간에 듣게하고 반응을 보는 것으로는 내 일을 다 한게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을 움직여, 친구들과 고민하고 구체화할 때, 아이들과 교사의 삶이 일치하건 아니면 화합하여 정반합의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그래서 2학기 수업은 '활동' 중심으로 교과서를 재편했다.

다행히 2학년 2학기 교과서는 내용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활동을 정리할 수 있었다. 
작가와 작품(1단원), 문학의 표현(3단원)은 시를, 창작의 즐거움(5단원)과 이야기의 구조(2단원)는 소설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문학과 국어 수업은 거리가 있지만, 작가와 독자라는 주체의 이해와 표현, 의사소통의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해 볼만한 학습방법이었다.

중간고사 이전까지는 '시'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시는 노래고 삶이다. 그래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자꾸 분석하려다 보니 '시'는 암호 풀 듯 겁나는 대상이 되어 버렸다. 
"시낭송"은 그런 활동으로 적절하다. 요새 시낭송은 무거운 경음악을 배경으로 차분히 낭송하던 그런 자리가 아니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종합예술이 되었다. 이 시 낭송을 위해 1단원을 공부한 후, 모둠별로 시인을 정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하고 공통점을 찾아 보면서 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 했다. 최대한 많은 시를 감상하는 것이 1단원의 목표였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다. 학교 도서실에는 비문학과 문학 중 소설 작품은 많으나 시집은 매우 적었다. 그건 우리 학교의 사정만은 아니어서 모임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의 학교(신창, 신가, 치평, 각화)의 시집을 빌리고, 부족한 것은 무등도서관에서 빌리고 나서야 5~6명으로 구성된 7개 모둠이 각각 시인을 정해 활동할 수 있을 정도의 시집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어렵게 시집을 모으다 보니 한 시인 안에서도 여러 시집이 모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공통점을 찾기가 힘들었다. 어쩌면 불확실한 반영론으로 시인의 다양한 생각을 한데 버무리려 한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부분도 많다. 그러면서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실은 내용과 질이 아니다.

이 활동을 위해 여러 모둠과 질문과 조언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총총한 아이들의 눈빛과 서로의 의견에 경청하며 그토록 교사를 애타게 찾고 끝종이 치고 나서도 이야기를 나누려하는 모습이 실은 이 활동의 가장 큰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알고자 하는 것, 안내해 주고자 하는 것.
그런 욕구가 내적 동기이고, 그런 경험이 지식의 바다에서 우리를 헤엄치게하는 원동력이지 않은가.
아이들에게 전문가로서 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 있어 참 소중했던 수업이었다.

*시낭송 분위기를 띄울 겸, 복도에 게시할 생각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이놈의 학생○○이 웬수다) 시기도 놓치고 열정도 조금 잃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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