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소설 쓰기반을 운영하고 나서

1. SF 소설 쓰기반 운영

작년 수업을 하지는 않지만 학교업무로 알게 된 학생이 SF소설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움이 되는 자료가 있는지 물었다. 자료를 찾다 청소년을 위한 SF단편소설 쓰기(배찬효, 조성진)”를 알게 되었다. SF 개념부터 기존 SF 소설 분석 방법,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확산하는 방법 등 창작과정 별로 활동 안내와 함께 활동지가 잘 구성돼 있었다.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보다 미래 사회를 예측하며 다양한 갈등과 해결 과정을 고민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SF 소설 쓰기반을 운영하게 되었다. 학교를 옮기면서 1학년을 맡게 되었고, 자유학기제 자율과정 프로그램을 두 개 개설해야 했다. ‘화이부동 토론반‘SF 단편 소설 쓰기반을 개설했다

 

2. 수업 흐름

차시 주제 활동 내용
1~2 마음열기, SF소설 다가가기 자기 소개
SF 소설 개념 정리
3~4 SF소설 분석하기 SF 단편 소설 읽고 분석하기
모둠 활동 후 공유
5~6 SF소설 분석하기
7~8 SF소설 쓰기 모둠 편성(2명 또는 홀로)
SF 소설 구상하기
9~10 SF소설 쓰기 SF 소설 쓰기
11~12 SF소설 쓰기 SF 소설 쓰기
13~14 SF소설 쓰기 SF 소설 쓰기
15~16 상호 합평하기 친구들이 쓴 SF 소설 읽고 합평하기
17 최종 수정 및 평가 최종 수정 및 제출

 

수업은 매주 월요일 5~6교시 블록으로 진행했다. 17차시 한 수업을 2회 운영했다.

 

가. [1차시] 자기소개 : 설명 듣고 초상화 그리기

1. A4용지 나눠준다.
2. 반으로 접어 왼쪽 면에 자신의 얼굴을 글로 설명한다. 얼굴형부터 이목구비((눈썹)헤어스타일)까지 최대한 자세히 설명한다.
3. 작성이 끝나면 설명이 보이지 않게 반으로 접은 다음 가운데로 모아서 섞는다.
4. 진행자는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얼굴 설명이 적혀 있는 종이를 받은 참여자는 오른쪽 면에 설명되어 있는 대로 그림을 그린다. 설명한 내용만을 그려야 한다.
5. 참여자는 설명대로 그림을 그린 후 모두에게 그림을 보여주면 누구인지 맞추게 한다. 최종 확인은 얼굴 설명문을 읽음으로써 확인한다.
6. 참여자는 자신이 그린 당사자에게 그림을 전달하고, 전달받은 사람은 자기소개를 간략히 공유한다.

 

 

첫 수업은 설명 듣고 초상화 그리기를 했다. 그림을 보고 친구를 맞히는 재미도 있고, 인물 묘사 훈련도 살짝 되었다고 생각한다.

 

. [2차시] SF소설 개념 정리 활동

더보기

배찬효·조성진, 청소년을 위한 SF단편소설쓰기 46~49 활용

나에게 SF는 (                           )와 같다. 왜냐하면 (                                                     )

내가 SF소설을 쓴다면 어떤 주제로 써보고 싶은가. 마음에 드는 키워드를 골라 보고, 2~3줄로 줄거리를 메모해 보자.
-우주여행, 시간여행, 인공지능, 외계인, 우주 전쟁, 지구멸망 등
<학생 활동>
*지구멸망: 지구가 멸망한다면 왜 멸망할지, 어떻게 멸망할지 쓰고 그 이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쓴다.
*인공지능: 나는 모솔이다. 그런데 사랑을 하고 싶으나 만날 사람이 없다. 그래서 로봇을 샀다. 나는 로봇과 사랑을 했다.
*바이러스: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걸리고 온 지구가 위험체 처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세계를 지키기 위한 한 소녀의 일기 형식 스토리.
*세계전쟁: 한반도에서 시작된 북한의 남침으로 미국 러시아도 참전하고 나토 NATO까지 참전하며 제 3차대전이 일어난다.

 

다. [3~6차시] SF 단편 소설 분석/ 친구들의 단편 소설 분석

SF 소설 쓰기반 1기는 모둠별로 SF 단편 소설을 분석했다. 월곡중에서 너만 모르는 엔딩"을 빌려 오고 우리 학교에 있는 B612의 샘중 단편 한 편을 읽고 분석해 발표했다. SF 소설 쓰기반 2기는 1기 친구들의 작품을 분석하는 것으로 대체했다양식은 청소년을 위한 SF단편소설 쓰기(배찬효, 조성진)”를 많이 참고했다. 

작성자 ○○
작품명 신비로운 세계/ ○○
핵심 질문 -모든 일의 시작이 되었던 메타버스 기계를 태유가 사지 않았다면 태유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태유가 메타버스에 처음 들어가 주의하라는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면 어떨까?
-만약 태유가 결혼한 희원이 그때 메타버스의 희원이로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작가의 의도 메타버스 세상은 메타버스 세상일뿐 현실이 실제다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고 하는데 정말 이 사실을 알려주려는 게 글에서 나타나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결국 두 사람이 만났다는 약간의 해피엔딩을 가미하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더 이끌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주인공 파악 -최태유: 경찰관으로 일하고 있으며 밝은 성격은 아니었으나 메타버스 세계에서 희원을 만나게 된다.
-주희원: 소방관으로 일하다 화재로 인해 사망하였고, 메타버스 세계에서 존재하다 태유를 만난다
시점 파악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줄거리 요약 경찰관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던 태유는 어느 날 메타버스 기계를 구매하고 되고, 그 세계에서 희원을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희원이는 소방관으로 일하다 화재로 인해 사망해 메타버스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다. 태유는 그런 희원에게 미안함을 느끼지만 메타버스에만 빠져 살다 직장을 잃게 되었기에 현실 세계에 집중하려 희원이와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새 직장에서 만난 직원과 결혼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만났던 희원이었다.
인상적인 장면 -메타버스 속 희원이에 의해서 밝아진 태유가 좋은 감정을 가지고 희원이에게 고백했던 장면
-희원이의 비밀을 알게 된 태유가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결국엔 메타버스 밖으로 나가 현실로 돌아온 장면
-태유가 새 직장에서 만나 결혼한 상대가 메타버스의 그 희원이었다는걸 알게되는 장면
추천 이유 요즘 부쩍 가까워진 메타버스 공간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한 청년의 이야기인데 죽은 사람도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계라는 소재가 정말 기발하다. 너무 메타버스에만 빠져 지내다 현실 세계에선 직장을 잃게 되는 약간의 현실성(?)도 담겨 있다고 본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희원이가 살아나 태유와 결혼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경찰관으로서 사건을 해결하다 야근한다는 내용, 소방관으로 일하다 화재로 인해 사망했다는 내용도 현실성이 담겨 있다.

 

라. [7~8차시] SF 단편 소설 구상하기 : 창작 계획표

1) 내 소설(우리 소설)의 기본 착상
내 소설은 바이오스피어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헤쳐 나가는 이야기이다.
 
2) 내 소설(우리 소설)의 메시지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먼 미래를 위해 지금의 자원을 낭비하는 것보다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조금씩 해가며 지구가 더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딱히 주인공의 이름을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일이 당장 독자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3) 내 소설의 배경
*시공간 배경: 2100년 즈음 바이오스피어 안
*사회적 배경: 사람들이 미래의 과학 기술만 믿고 현재 상황을 신경 쓰지 않아, 결국 소수의 사람만 살아 남았고, 그마저도 잘되지 않아 부정적인 사회변화를 이끌었아.
*인물들의 삶: 지구에 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분명 제한된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아갈 것.

4) 내 소설(우리 소설)의 인물


5) 이야기 구성하기(사건에 ①,②,③ 번호를 매겨서)
2073, 지구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뜨거운 불구덩이가 됨. 하지만 그간의 연구로 인간들은 총 11개의 바이오스피어를 만듦. 바이오스피어 하나 당 총 8명의 사람이 살 수 있음. 그렇게 인간들은 지구에서 가장 유능한 인간 88명을 뽑음. 유현이는 아빠가 과학자 라서 바이오스피어 제 6호에 살게 됨.
유현이네가 지내는 바이오스피어 6호에는 유현이네 가족 2, 생판 모르는 남자 1, 이웃집 현지네 가족 5명까지 배정되었음. 그리고 바이오스피어에 지낸지 3개월이 다 되가던 중, 바이오스피어의 벽이 점점 금이가고 무너지기 시작함. 결국 나라는 바이오스피어를 포기. 이제 바이오스피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간은 많아도 일주일. 그렇게 다들 모여 긴급회의를 엶.
회의 의견으로 다른 바이오스피어로 이동하여 식량과 필요한 것들을 뺏어 오자는 의견과 그 의견의 반대 의견으로 나뉘었음. 이때 바이오스피어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바이오스피어에 갇혀 버림. 그때 생판 모르는 그 남자가 단독행동을 하며 자신은 여기서 나가겠다고 함. 유현은 아빠의 손에 이끌려 남자와 바이오스피어를 떠나고, 현지네 가족은 바이오스피어에 남기로 결정함.
그렇게 마지막 하나 남은 소형 우주선을 타고 바이오스피어 제 5, 4, 3전부 돌아다녀 보았지만 모두 정상적인 것은 없었고, 사람들은 다 죽은 상태였음. 결국 유현 일행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우주를 떠도는 언제 죽을지 모를 우주 떠돌이가 되고 말았고, 바이오스피어 제 6호에 남은 현지 일행은 그곳에 영원히 남게됨.

6) 내 소설(우리 소설)의 구성 단계 작성하기


7) SF 단편 소설  창작 계획서에 대한 댓글

 

마. [9~14차시] 소설 쓰기

 

바. [15~16차시] 합평, 격려하기

<활동 안내>
1. 반드시 학교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친구들의 글을 읽고 댓글이나 반응을 남깁니다
2.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적을 때에는 작품의 좋은 점 2개 당 아쉬움(조언) 1개의 비율로 남겨 주세요. 첫 소설이니 서로 격려해 주면 좋겠습니다.
3. 읽어보면 어떤 소설이 좋은 SF 소설인지 자연스럽게 느껴지겠지만, 선생님은 다음의 기준을 중심으로 바라볼 거예요
-주제(내용)이 보편적이며 감동적인가?
-내용이 그 시대에 있음직한 내용인가?
-내용에 맞는 인물과 배경을 설정하여 이야기했는가?
-사건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며 필연성을 확보하는가?
-소설의 이야기가 그려지게 묘사 및 대화나 설명을 잘 활용하였나?
-표현이 적절하고 참신한가? 

 

3. 수업 성찰

확실히 나이의 앞자리가 달라지니 눈도 멀고 귀도 어두워지고 생체리듬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수업할 때 아이들이 질문하거나 뭔가 설명을 요청하며 자료를 들이밀 때 여러 번 되묻거나 눈이 초점을 맞출 때까지 뜸을 두어야 비로소 질문을 이해하고 이야기 나눌 때가 잦다.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우리가 띠동갑이라는 것도 알았다. 아이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사실 반가웠다^^) 조금 이해받는 기분도 들었다.

돌아보니 올해는 SF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청소년 독서 소모임(청소부)에서 읽은 책에도 SF소설이 많았고, ‘SF 단편 소설 쓰기’ 반뿐만’ 아니라 2학기 마지막 수행평가였던 미래 자서전 쓰기역시 서른 생일날의 시점에서 미래를 계획하는 글쓰기이므로 일부 SF 소설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미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므로 든든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예상되는 갈등 상황에 대해 시뮬레이션해 보는 과정은 나를 알고 나를 주도하는 자유학기제의 취지에도, 또 학교 교육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을까.

 

한편 매년 아이들의 활동을 공유하고 축적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올해는 패들렛을 활용해 학급 단위로 바로 공유하고 격려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학기 말에는 학년 차원에서 친구들의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배우는 활동을 진행해다. 또한 3030매짜리 클리어파일을 구입해 쓴 글을 모아 개인 문집을 만들었다. 너무나 익숙한 속담이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막상 자신들의 글이 모여 그럴듯한 모음집이 되니 표지와 서문을 쓰는 데 공을 들였다. 아참 SF 소설을 출력해서 나눠 주자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커졌다. 1학기 때 쓴 글에 대한 자기 성찰의 결과다. 보는 눈은 그렇게 길러지고 그렇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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