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카프카의 장편 한 편을 읽어냈다는 것이 ‘유일’하게 ‘뿌듯’한 책읽기였다.무엇 때문에 소송을 당했는지 모르면서(심지어 ‘소송’이 아닌 ‘체포’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더 헷갈리고 정신없었던 것 같다), 300쪽이 넘는 분량의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요제프 K의 대응, 문제 해결을 위한 지난한 노력에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결하겠지, 누군가 도움이 될만한 주변 인물들을 만나겠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어가는데, 마지막 챕터 ‘종말’에서의 허무한 죽음(살해?)은 도대체 뭐지? 이 허무함, 배신감!! 게다가 미완성이라니!!! 주제를 알 수 없는 전개임에도 매 챕터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은 꽤 인상적이지만 주인공에게 대체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들이다. 첫 장부터 충..
체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소송>을 선택하면서, 체코 프라하를 알 수 있는 프라하>라는 단편 소설을 엮어 읽기로 했다. 솔직히 소송>도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아무리 단편 모음이지만 이 책도 만만치 않았다. 낯선 작가들과 낯선 지명, 낯선 이야기들 속에서 길을 잃을 때가 많았다. 특히 프롤로그가 가장 힘들었다. 그럼에도 프라하라는 같은 공간에서의 시간을 초월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각각 나름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그 매력을 제대로 소화해 내기 너무 힘들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니 프라하를 가게 된다면 책에 예쁘게 정리되어 있는 지도를 짚어가며 단편들을 재미있게 꼭꼭 씹어 소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기기도 했다. 미로 속 다양한 미술품처럼 어떤 작품들은 ‘뭔 말인지 이해가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