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짝꿍 샘이 읽어보라고 주신 걸 책꽂이에 꽂아 두었는데, 노란색 표지가 여러 번 눈에 띄었다. 학교비정규직 파업으로 ‘바위처럼’도 들리고 ‘광야에서’도 들리는 교육청의 점심시간, 한숨 돌릴 겸 책을 들었다. 일본의 ‘조선신보사’가 공모한 작품들을 엮은 글모음집 “꽃송이”, 일하다 틈틈이 시간 내며 읽다가 집에까지 가져와 마저 읽었다. 하루하루를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글이 비장하면서 활기차다. 그런 삶이 누누이 쌓여 역사가 되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3~4세대 조선학교 학생들의 글을 이렇게 편하게 읽어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글모음집에는 학생들과 시와 수필과 함께 그림, 활동사진, 노래가 담긴 동영상, 조선학교의 학제, 재일조선인의 역사, 현재 쟁점인 고교무상화운동 등 정보까지 ..
아이 친구들과 독서모임에서 읽을 책으로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를 선정했다. 아이들이 전남도교육청의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에 '통일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어 도움을 주려고 북한 관련 책들을 살펴보다 주위 선생님들에게 추천 받았다. 아이들과는 저자가 사진 기자답게 사진이 많아 '인상적인 사진 5장면으로 소감 나누기와 제시된 주제를 깊이 생각해 보기'로 활동을 진행했다. 남과 북,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가 소강 상태인 지금, 우리의 처지가 미국만 바라봐야하는 상황이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노력은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북한에 대한 정보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 나는 다음의 다섯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1. [30~31쪽] 2017년 10월의 평안도 농촌 풍경 ..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집이다. 그동안 탈북민의 이야기는 장편의 일부, 또는 단편집의 한 부분으로 엮인 적은 있었지만, 탈북민 이야기로만 묶인 소설집은 처음인 듯 싶다. 여섯 편의 이야기 속에서 알게 된 탈북민들의 생각, 상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정부가 탈북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 그 돈으로 우리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또 탈북민을 배신자이거나 북한에서 뭔가 문제를 일으켜 내려온 사람으로 생각한다. 탈북민들은 정부로부터 임대아파트 등을 지급받지만,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브로커 비용으로 보증금을 내느라 금방 궁핍해 진다. 탈북민들은 교육수준이 낮으며, 대학을 나왔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없어 취직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