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노동 인권을 다룬 첫 소설이라고 할까? 당시에는 이런 책이 나와서 애들 읽히기 좋다고 이야기가 돌았는데, 그때는 읽지 못하다가 수업을 하려고 보니 찾아서 읽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내용은 단순하고, 또 주제도 명확하다. 부모님의 사정이 힘들어지게 되자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동안 아르바이트 세상에 뛰어든 시은이 이야기다. 친구에게도 속마음을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시은이는 '저스트 어 모멘트'라는 된장라면집에서 일하게 되는데, 사장의 갑질과 기만으로 받아야 할 시급에 못미치는 주급을 받는다.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또 열심히 일해서 일한 만큼 정당한 댓가를 받고 싶은 시은이는 속상하지만, 아르바이트를 이어간다. 그러나 함께 일하던 정운으로부터 풋풋한 관심을 가지게 되..
담양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전남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 샘들이 매월 추천해 주는 책이 있다. 방학을 맞아 추천도서목록을 훑어보다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불편한 편의점"과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았는데 청소년의 밝은 기운이 더해져 훨씬 따뜻한 책이었다. "불편한 편의점" 독후감에서 단어의 조합이 역설적이라는 느낌을 적었다. 편리함만을 추구할 것 같은 편의점에서 오히려 진한 사람의 냄새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이 책도 그렇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는 짧은 시간에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먹거리와 쉼터까지 제공해 주는 편의점이 삶의 중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를 이야기할 정도이니. 중3 '이루다'는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나름 화목한 집에서 살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상황을 만난다..
제목처럼, 청소년들의 문제제기를 '사춘기적 현상'으로 돌려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에 대한 항변이 느껴진다. 표지는 이야기의 문제 장면을 잘 드러냈고. '사춘기'는 언제부터 시작될까?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기준이 있겠지만 내 생각엔, 자기 목소리를 낼 때부터라고 본다. 여기서 자기 목소리는 적극적으로 낼 수도 있고 소극적으로 낼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내 의사'를 표현하고 지켜내려는 때부터 사춘기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평균적으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라고 범위를 지을 수 있겠지만 개인차가 매우 큰 영역일 것 같다. 외국과 달리 개인의 자율성을 덜 존중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사춘기는 좀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사춘기 상황에 딱 맞는 장면을 그려내고 있다. 줄거리는 간단..
영화 원작을 소설로 펴낸 책이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은 문학적이기보다는 영화를 또다른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먼저 주요 인물 설정이 그렇다. 성악가로서 천상의 목소리와 표현력을 타고난 ‘장호’,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돌봐주는 사람이 없자 자신의 힘을 필요로 하는 조폭에 가담하게 된다. 그런 장호를 알아봐주는 김천예고 교사 ‘상진’은 성악가로서 유망했지만 갑작스런 질병으로 꿈을 포기하다, 장호를 만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조폭 보스까지 찾아가 다리를 내놓기도 하고, 장호를 위해 라이벌 친구에게 자존심을 굽혀 가며 이탈리아 유학을 추진하기도 하는 진정한 사도다. ‘성악가’로서 새롭게 살고 싶어 하는 장호의 홀로서기를 도와주다 죽는 중간보스 ‘창수’, 보스답게 유명한 사람이 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