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처럼 싱그럽고 산뜻한 소설이었다. 어찌보면 판타지같기도 하고. 편견일지 모르지만 고등학생, 그것도 남학생들이 원예반을 하며 식물과 교감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판타지에 가깝기도 했다. 우연히 버린 물에 살아난 식물을 보며 정기적으로 물을 주기 시작하고, 화초에 대해 공부하며 꽃을 기다리고, 일상처럼 꽃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요즘 매일 새로운 경이로움에 빠져 있기에 다쓰야와 오와이, 쇼지의 경험에 절대 공감한다. 작년 가을 꽃기린을 선물로 받았었다. 그걸 학년실에 그냥 방치해 두었다. 사시사철 꽃이 핀다던 화분은 겨울이 되더니 시들해지고, 누구의 손길도 거치지 못했던 화분은 1, 2월을 지나며 거의 고사 직전이 되었다. 그런 꽃기린에 1주일에 한 번 씩 물을 주고, ..
초록색 비옷을 살며시 벗으며 날아가는 소녀.. 몇 개월 전부터 전교조 기관지 '교육희망'이나 우리교육에서 보아온 책표지이다. 도무지 제목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었기에 인상 깊게 남았나 보다. 상황 도서 목록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봐왔던 왕따 관련 책들이 머리를 스쳐 간다. 부터 까지.. 모두들 저마다의 생채기를 고통스럽게 짊어지며, 힘겹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 책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다른 책들과 유사하지만 좀더 경쾌하며, 간결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또한 무엇보다 섬세하다. 초등학교 때의 기억을 중학교까지 잊지 못하고, 밤마다 악몽을 꾸고, 가해자에게 무의식적으로 장난 전화를 거는 주인공은 무척 애처로워 보인다. 그리고 같은 상처를 지닌 미즈에와 사라의 얼굴도 거기에 겹쳐진다. 초등학교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