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독서 모임은 참 좋다. 모임의 ‘강제’는 낯선 책을 접할 때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상당 부분 상쇄해 주기 때문이다.이 책도 일반적인 소설 구성과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소설의 에피소드를 구분하는 구름 모양의 이미지를 ‘S#’이라는 기호로만 바꾸면 시나리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답게, 뭔가 큰 일이 일어나기 전 전조로 주변의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면서 중심 줄기를 이끌어 가고, 몇 가지 조짐들과 위기, 그럼에도 감동적인 장면들과 긍정적인 결말이라는 헐리우드의 영상 문법이 소설에서 느껴진다. 그래도 괜찮았다. 집필 의도가 선(善)하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의 문자 창제 이야기에 작가에게는 “스타트렉”의 흐름과 비슷하게 느껴졌나 보다. “스타트렉”은 다양한 외계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