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뺏기. 치열한 경쟁과 눈치 게임이 상상되는 제목이다. 홀로가 아닌 쌍둥이로 태어나 한정된 상황 안에서 ‘의자 뺏기’가 ‘의자 갖기’로 바꾸기까지 심각하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목소리 덕분에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청소년 소설을 읽을 때마다, 청소년의 갈등 상황이 청소년 자체에서 발생되기 보다는, ‘주위 환경’의 영향이라는 느낌을 받 을 때가 많다. 쌍둥이 은오와 지오의 갈등도, 이 둘이 갈라져 살아가는 데에는 엄마의 욕심과 아빠의 애매함이 바탕에 깔려 있다. 사고로 엄마를 잃고 난 뒤에도 아빠는 회피로 일관한다. 그 과정에서 지오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할머니 댁에 버려진 은오는 솎음남새의 처지로 살며 울분을 쌓게 된다. 핏줄로 연결된 ‘선천적 우애’가 주위 상황으로 ‘태생적 ..
아침부터 후텁지근하다. 아이스 커피믹스를 찬물에 타서 얼음을 몇 개 넣은 뒤 잔을 돌려가며 한 모금씩 마신다. 컵에는 마신 만큼씩 시원한 물방울이 흔적을 남긴다. 달달함을 느끼며 뉴스에 대한 이야기나 오늘 할 일을 가족들과 나누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요샌 직장 동료들과 이야기하러 술집에 가는 것보다 카페에 갈 때가 더 많다. 메뉴들 사이의 세세한 차이들을 구분하기 어려워 ‘아메리카노’로 정하고 곧장 이야기에 빠진다. 이야기에 빨리 빠지고 나면 리필도 잊지 않는다. 카페가 많이 생겼다. 몇 블록 건너 이름을 달리하는 카페가 있고 체인점도 많다. 늘어난 카페와 메뉴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간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가는 것인지, 이야기하는 촉매제가 필요해서 카페에 가는 것인지, 여하튼 커피는 일상적인..
모든 인간은 별이다.별은 때가 되면 어머니를 통해 사람이 되고, 사람은 때가 되면 다시 별이 된다. 그래서 누가 죽었거나 태어났을 때 밤하늘의 별을 보면 못 보던 별이 하나 더 생겼거나, 또 있던 별이 사라진다. ‘유성’은 바로 별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다소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람의 이야기에는 별들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녹아 인간 세상에서처럼 이치를 따지거나 자로 재는 것이 의미없게 된다.그래서인지 한스럽거나 고통스러워 보이며, 짠한 일들도 처절한 리얼리티로 부여받기보다는 인간세상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살만한 이야기 거리로 보여진다. 인간 세상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그것이 지금은 없다. 특히 현대사회의 정점을 보여주는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