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사진 속 꽃그림은 조화(弔花)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성직자, 순교자..’와 같은 장(章) 역시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임을 암시한다. 자신의 우수함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의 딸이 죽게 되고, 소년범을 처벌할 수 없는 제도적 허점 때문에 직접 복수를 시작하는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몇 개의 반전을 거치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가 끝나고 돌아본 소설에 대한 느낌은 후련하지 못하다. 이유가 있어도 문제이지만 이유 없이 사람을 죽였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집단 내부에 고립시킴으로써 제재를 했고 서서히 죽어가는 방법으로 복수를 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으로 죽은 사람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