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이끌렸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이라니. 뇌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담고 있겠다는 기대감을 주는 수식어들이다. 읽어 보니 정말 ‘이토록 뜻밖의’ 뇌에 대한 이야기여서 흥미로웠다. 저자는 뇌의 핵심 역할이 뜻밖에도 '생각'이 아닌 '생존'이라고 한다. 동물들의 뇌를 비교한 결과 인간의 뇌에 생각을 위한 특별히 진화된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간만의 고유한 본성인 '생각'은 어디에서? 그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네트워크로 조직된 뇌의 프로세스로 인한 결과라고 한다. 즉 뇌가 생존을 위해 외부 감각을 과거의 경험 속에서 기억해서 해석하고 예측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인간의 신체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과정의 결과라고 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일..
코끼리에 맞서는 ‘통과의례’를 거쳐 성인으로 인정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누려야할 청소년들이 ‘마땅한’ 과정 없이 오랜 청소년기 속에 성인으로서의 삶을 유예하고 있다. 이 책은 ‘뇌과학 통해 청소년을 통찰한다’는 부제에서 보듯,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와 사회적인 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청소년기의 특성을 살피고 있다. 먼저, 1장부터 4장까지는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청소년들의 모습들, 졸음을 이기지 못한 아이들, 바르게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 또래 외모를 닮아가려는 모습들, 강렬한 사랑에 끌리는 모습들을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로 풀어 나가고 있으며, 5장부터 9장까지는 이 책의 제목 “청소년, 코끼리에 맞서다”와 같이 사회적 뇌라는 시각에서 이전 세대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청소년..
책을 읽는 내내, 학교에서 마주치는 모든 아이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머리가 심란하거나, 교복이 단정치 못한 아이들, 수업 중에 엉뚱한(생뚱 맞은?) 질문이나 대답으로 당황스럽게 했던 아이들 모두가 조금은, 아니 조금 많이 달라 보였다. 외형은 거의 어른이나 다름없는 아이들이지만, 결국 저 아이들의 뇌도 우리 아이만큼이나 어리고(?), 계속해서(그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그래서 그만큼 세심한 배려와 주의를 요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먼저, 이처럼 아이들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변화’라는 말에 위험과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듯이, 아이들의 뇌가 자라고 변화한다는 것은 지금 눈에 보이는 ‘위험’이 희망적인 ‘가능성’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