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언'은 베트남 말로 '고맙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서술자, 유정이는 언청이(구순구개열)로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지만, 할머니와 작은아빠 가족, 살문리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과 살면서, 타인에 대해 들고 있던 자신의 방패를 거두게 된다. 열일곱의 시작이다.유정이의 성장에는 강화도라는 배경의 힘이 크다. 몰락하는 농촌 공동체 속에서 그래도 희망은 사람이다. 이야기는 먼저 우리나라 농업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미국, 중국 등 계속되는 자유무역(FTA)을 통해 전체적으로 형편은 나아질 수 있겠으나 농촌은 계속 피폐되고 있다. 대형마트에 홈쇼핑에서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아프리카근처에서 잡은 갈치, 폴란드산 삼겹살, 칠레의 과일을 먹는 것이 익숙한 현실이 되었으나 개방의 이익과 분배, 그 과정..
소외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과로사한 사회복지사인 아내의 명예를 회복하려고 온 힘을 다한 남편, 가진 자 중심의 재개발에 저항하지만 큰 상처를 입는 사람들, 그 속에서 방치되거나 빗겨난 아이들,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버려졌으나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고양이들까지. 그러나 이야기는 서로 맞물려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주는 이야기들이 다소 뻔해 보이는 플롯을 감동적인 것으로 이끌어 낸다. 1. 인간 소외를 낳는 재개발(120) “우리 대책위 사람들 거의 다 분노 조절 장애라고 했어. 외상 후 스트레스라고. 날마다 싸우고, 툭하면 연행되고, 모욕당하고. 그런데다 억울하게 교도소까지 들어갔으니...”✎ 이웃과 함께 따뜻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깊은 상실감으로 트라우마를 앓아가는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