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영향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화상으로 만나는 모임도 조금씩 익숙해 지고 있다. 독서 모임도 1학기 내내 만나지 못했다가 9월부터 ‘줌’을 활용해 모이고 있다. 비대면 상황이라 상황 맥락을 공유하지 못해 자유롭게 마음껏 이야기 나누지는 못하지만, 상대방의 말에 오롯이 경청하는 태도도 생긴다. 그래도 아직은 만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소설 “아몬드”의 손원평 작가의 최근 작품이다. 비교적 여유 있게 책을 구했지만 코로나가 진정(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되면서 모임과 출장이 몰리면서 이 책을 읽지 못하고 모임에 참가했다. 모임 샘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사랑하고 헤어질 때, 서로 상처 받지 않으려고 방어적이거나 일정한 거리 유지에 신경 쓰는 모습들이 요즘 사람들의 정서와 비슷해 ..
인간은 혼자임을 받아들이며 자기의 세상을 갖고 있는 ‘노은유’ 무리를 지향하며 맞추려고 하지만 나만의 세계를 블로그를 통해 그리며 유지하는 나, ‘다현’ 무리 지어 다니며 저희들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송아람 등 또래 아이들. 여학생들 사이에서 이합집산하며 생기는 따돌림의 문제를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왜 그렇게 집단을 이루려고 할까 특히 무리에 포함되기 위해 무리해서 나를 내려놓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일단 중심은 나에게 두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대등하지 않는 관계는 쉽게 불안해지고 변두리로 밀려나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을 거리두기를 통해 바라보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보기를 제안하는 게 인상적이다. 특히 블로그에 생각을 담아내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목을 집중하기 위해 무리..
'문학동네' 청소년 테마소설 시리즈 중 가장 문제작이다. 소설을 읽고 나서 내용을 되새겨 보는 단편들이 많다.'인간'이란 단어가 함축하고 있듯 '관계'가 인간의 핵심 문제이기 때문이다. 엮은이도 책 마무리에서 관계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다. (203) 관계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적절한 관계 맺기에 실패하는 것이 개인의 탓이 아니라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관계의 문제를 생각할 때는 항상 타자와 나 사이의 균형 잡힌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현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무엇일까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책에는 7편의 이야기가 실펴있다. 1. 이금이의 '1705호' 아파트는 철..
먼저 난 운이 좋았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사이에서 감당할 정도의 문제만 만났다. 그리고 학교의 위기 상황을 공감하며 함께 해결해 보자는 동료들이 있어, 이 책에서 드러나는 문제 상황들보다는 조금씩 더 나은 상황에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 학교를 옮길 때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책에서 이야기 되는 학교의 상황은 정도의 차이만 있는 대한민국 모든 학교의 문제이다. 공부하는 아이들, 널부러진 아이들 할 것 없이 수업이 붕괴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의무적으로 다녀야하는 답답함이 친구들과 교사에게 적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집단지성으로 풀어가야할 교사들은 위기를 인식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무기력에 빠져있다. 문제가 복잡하게 꼬여 있을수록, 종합적으로 천천히 실마리를 찾아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