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코로나19의 위력을 느꼈다. 올해 처음으로 수업을 참관했다. 일상을 살아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상을 실천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나눠 준 신ㅁㄱ 샘에게 고마운 마음 전한다. 작년에도 신ㅁㄱ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했다. 2학년 ‘무릎 위의 꽃을..은 어떻게 읽을까’를 주제로, 받침 발음 규칙을 표준 발음법 조항과 관련지어 정리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해 보고, 국립국어원에 올라온 질문을 통해 깊이 탐구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신ㅁㄱ 선생님은 ‘영웅의 음운은 몇 개인가’를 주제로 음운의 개념을 탐구하는 수업을 나누어 주었다. 규칙과 정답이 있어 가르치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문법 영역에서, 탐구와 협력을 통한 배움 중심 수업을 설계하고 기다리며 필요한 순간 개입하여 집중력 있는 배움을 이끌어 ..
개인적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끔찍한 변화는 ‘만남’, ‘대화’, ‘이동’에 대한 잠재적인 공포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친구나 친척, 이웃과의 만남 혹은 대화는 극도로 축소되었고, 가정과 직장 외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제 큰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삶이 되었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대한 재난 문자를 받을 때마다 이동 동선이 너무 많으면 걱정보다 비난이 앞서는 부정적인 습관이 생겨 버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도 너무 크게 떠들거나, 복도에 나와 여러 친구들과 가까이 대화를 나누면 제지하거나 분산하도록 지도할 뿐이다. 특별실 이동도 수업 전후 방역과 소독이라는 꼼꼼한 과정을 거쳐야만 실시할 수 있는 특별한 수업이 돼 버렸다. 학교 정문을 지나 교실에 도착하면 화장실 갈 ..
코로나19 추석 특별방역기간이 10월 11일로 종료되고, 10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에 따라 1주일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의 학교 밀집도는 기존 1/3에서 2/3로 완화된다고 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기존 60명 이하이던 소규모 학교 기준을 초·중·고등학교는 300명 내외로 조정하면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조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오랫동안 전교생이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방학 이후 개학하자마자 광복절 광화문 집회 감염자 폭증으로 인해 3주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추석 연휴 전후 4주 동안 1/3 등교로 진행해 왔던 터, 전면 등교수업 결정은 학교를 더욱 활기차고 신명나게 만들었다. 광주시교육청..
학교로 복귀할 시점이 가까이 오니 걱정이 크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혁신학교에서 수업과 교육과정, 학생 자치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을 텐데, 방역 문제로 학교 방문이 어려워지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경험도 없어 현장감을 더욱 잃고 있다.더욱이 코로나19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예정이고, 코로나가 정리되더라도 교육부나 교육청은 온라인을 활용한 개별화 수업을 계속 강조하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불안한 마음으로 온라인 협업도구, 평가도구 단톡방에 올라오는 프로그램을 익히면서 시간만 보낼 수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배움의 공동체 연수’는 온라인수업, 사회적 거리두기 등교수업 상황에서 배움의 관계 형성, 협력적 배움을 어떻게 진행해 갈 것인지 생각해 보는 소중한 기회가..
전교조 광주지부에서 5.18 행사로 준비한, 작가와의 만남에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코로나19는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5.18 행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아마 그때 계획되었을 5.18 관련 작가와의 만남을, 영상으로라도 진행해 보려고 애썼고, 조금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미러링 수업처럼 방청객으로 현장을 돋우려 한 것 같았다. 좋은 느낌으로 기억날만큼 좋은 자리였다. 그래서 소감을 남기는 것이고. 2020년 8월 18일, 오후 2시 신창초 근처 "예지책방"에서 그림책 "씩스틴"의 작가 권윤덕 님을 만났다. 사회는 노미숙 샘이 맡으셨다. 예지책방은 노미숙그림책연구소와 같은 공간을 쓰고 있는 그림책 서점이다. 노미숙 샘 따님이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면서 그림책 읽을 기회는 ..
지난 8월 10일 교원대에서 열린, ‘배움의 공동체(이하 배공) 전국 세미나’에 김ㅎㅈ, 김ㅎㅅ, 강ㅁ 선생님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학교에서 연수비 지원을 받아 다녀온 행사이고, 내일이 전체수업나눔과 수업연구회가 있는 날이기도 해서, 인상적인 장면을 중심으로 몇 자 적었습니다. 행사는 1. 대회가 열린 충북지역 교사들의 배공 실천 사례 2. 사토 마나부 교수의 ‘배공 수업 개혁과 학교 만들기’ 강의 3. 교과별 수업나눔과 연구회 4. 전체나눔수업과 수업연구회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배공 실천 사례 배공에서는 전국세미나가 열리는 지역에서 실천 사례나 전체나눔수업을 공개한다고 합니다. 사례 발표를 한 충북의 두 학교도 돌봄이 필요한 지역에서 ‘학생의 배움’을 고민하다 혁신학교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일상..
수업하지 않는 교사로서 수업 실천 나눔의 자리에 ‘감히’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아 원고를 작성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자료집의 글이 많지 않아 생각도 정리할 겸 급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OECD에서 강조하는 미래핵심역량 중에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이 있다. 아빠로서 큰아이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지만 사실 나에게도 이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광주국어교사모임’과 ‘상캐’가 소중하다. 이들 모임 덕분에 책을 읽고, 토론하고,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하는 나름 노력하는 교사의 이미지를 만든 것 같다. 올해는 교육청에서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 새롭게 참여해 본 모임들도 있다. 그 모임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며, 내년 내 삶을 채우고, 나를 이끌어 줄 모임을 고민해 본다. 1. 청소년 ..
자서전쓰기 수업 사례[각주:1] 2019년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을 꼽으라면 1학기에는 자서전 쓰기, 2학기에는 훈민정음 창제 관련 수업이다. 두 수업 모두 수업을 시작하기 국어과 연수(혹은 배공 디자인 연수)에서 만난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집단지성의 도움을 받은 결과물들이다. 고민하고 노력하면, 또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면 예년과 다른 수업의 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느끼며 겸손했던 2019년이었다. 2019 광주 참실을 통해 올해 초 진행했던 자서전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남에게 자신의 개인사를 밝히기를 무척 꺼려하는 아이들이 자서전을 쓰고, 돌려 읽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을 조금씩 발견했을 때 교사의 기쁨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힘든 삶을 살아가..
*이 자료는 2013 광주국어교사모임 '배움과 나눔, 실천' 모임에서 수업 나눔 자료로 작성한 것입니다. 학교의 억압적 구조, 오직 막무가내로 자기 자식만 챙기는 학부모들, 학원으로 달려가는 아이들 등 교실의 붕괴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이 땅에서 교사로 살아간다는 건 실로 힘든 일이리라. 이 척박한 현실에서 희망을 일구는 길은 단 하나, 교사가 먼저 공부에 미치는 것뿐이다. 설령 입시를 위한 것일지라도 선생님이 공부에 미치면 자연스럽게 그 배움의 열정이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따지고 보면 본래 교사란 그런 직업이다. 자신이 평생 뭔가를 가르치고자 한다면 자신이 평생 공부의 즐거움을 누려야 마땅하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고미숙, 그린비) p176~177 새로운 시작 ▪김○○ : 어렵게 모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