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함께 여는 국어교육 2013 겨울호

*모임에서 이야기나눈 책을 "함께 여는 국어교육" 겨울호에 싣게 돼 올립니다.

 

첫날밤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박정애
출판 : 단비danbi 2013.06.12
상세보기

◦김샘: 작가의 색깔이 독특하다. 6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희망, 믿음, 여성성,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다른 작품들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살 자격’을 흥미롭게 읽었다. 컴퓨터 대화체에서 다시 고전소설체로 바뀌는 문체가 낯설다. 작가의 개성이 잘 묻어나는 작품이다. 다른 사람에 진 빚을 살면서 평생 갚으며 살아가라는 이야기인데 만만치 않은 단편이다. 하루 하루가 정말 힘들고 비참한 빈곤층의 이야기를 다룬 ‘아주 오래된 하루’는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한샘: 사건들이 있을 법하게 잘 짜여 있어, 이야기마다 힘이 느껴지고 인물들의 심리에 공감이 잘 되었다. 특히 성적 스트레스를 다룬 ‘정오의 희망곡’이 인상적이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자신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뜨끔했다. 그렇다고 아빠를 원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아빠에게 기회를 주자면서 여행 다녀올 기회를 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파란 나팔꽃’도 마음에 들었다. 주혜의 삶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의 힘겨움이 느껴졌다. 상대방을 너무 사랑하게 되면 상대방의 처지보다 내 감정이 우선이고, 그 사람의 언행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둬서 힘들게 된다. 그런 마음에 공감이 된다.

 

◦정샘: ‘첫날밤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작은아기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정오의 희망곡’은 사연 때문에 아이들이 공감할 만하나 마지막에 주인공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여운이 너무 강했다. 또 ‘살 자격’은 어떻게든 살아 있어야한다는 게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잘 강조되었다. 인터넷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인데, 이 책의 흐름이 인터넷 소설과 비슷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중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쉬울 것 같지만 ‘파란 나팔꽃’과 같은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 된다.

 

◦김샘2: ‘정오의 희망곡’을 복사해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읽었다.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아이들은 이런 DJ가 어디 있냐는 반응 정도만 보였다. 교사로서 DJ처럼 아이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자기가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 곧잘 와서 이야기하는데 들어주고 진정시키는데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갈등할 때에는 힘들다. 그래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DJ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잘 전했다.

  ☞한샘: 성장소설 모임하면서 아이들의 속마음을 듣게 되는데 고민스럽다. 들어도 어떻게 해줄 수 없을 때가 많으니까. 그러면서 관계를 적당히 조절하게 되는데 그런 게 타성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자주 갈등한다.

 

◦강샘: 책 제목을 보고 아이들의 호기심이 대단했다. ‘정오의 희망곡’은 중1 창비교과서에, ‘첫날밤 이야기’는 창비청소년문학 “호기심”에 실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생살이 어려움을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가는 게 독창적이다. ‘파란 나팔꽃’에서 인생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라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어렵게, 힘들게 살지 말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자는 말이 울림이 컸다. 2학기에 ‘정오의 희망곡’처럼 아이들이 고민을 드러내고 답하며 소통하고 위안받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다. ‘첫날밤 이야기’는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형식인데 아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욕구, 쓰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끌어낼지 고민하며 읽었다.

  ☞김샘2: 반에서 일주일에 한 번 주제를 정해서 15줄 쓰기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사물에 비유하기 했다. ‘풍선’에 자신을 빗대는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 아이들의 압박감이 크다.

  ☞정샘: 아침 독서 시간에,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이 있으면 포스트잇에 적어 칠판에 붙여 공유하는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호응이 좋다.

  ☞한샘: 인상적인 구절을 칠판 오른 편에 메모하도록 한다. 댓글도 달리고 아이들이 그 내용으로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인문계 여학생들에게도 잘 통한다.

 

 

 

국내도서
저자 : 고정욱
출판 : 애플북스 2013.06.24
상세보기

◦한샘: 전형적인 성장소설이다. 여자 친구 삼각관계, 진로의 흔들림, 가정불화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꿈을 잃지 않는 내용. ‘이혼은 말아 달라’고 자기 의사를 밝히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 줄 알아야한다. 

 

◦정샘: 인생 깊은 구절이 많았다. 그런데 “퍽”보다 ‘고정욱’이란 작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건이 우연적이고, 작가가 의도적으로 인용한 구절도 많다. 사건 예측도 뻔하다. 그런데도 책은 재미있다. 아이들이 금방 읽을 수 있게 글을 쓰는 작가가 대단하다.

  ☞한샘: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보다 “퍽”은 더 뻔한 내용이다. 책은 “첫날 밤 이야기”가 재미 있는데, 아이들은 “퍽”이 더 재미있겠다.

  ☞강샘: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에게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돌아왔다”, “퍽”까지 여러 번 윤독해서 읽는 인기도서다.

 

김샘2: 엄청나게 감정이입하면서 읽었다. 반장이 레슬링 특기생인데 운동 때문에 조·종례를 잘 참석하지 못한다. 왜 레슬링을 하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다. 부모님에게 물었더니 강제로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가 6시에 등교해서 열심히 하고 있단다. 피곤해서 수업시간에 잘 자기도 하고 학급활동도 잘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퍽”을 권해 볼까 한다. 운동부 학생들은 어떻게 지도해야할까.

 

강샘: 작가 이야기 속 주인공은 공부란 걸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지만 독서를 통해 삶의 계기를 만들어 가는 부분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에서 “데미안”을 인용한 부분을 A4 한 쪽 정도에 발췌해서 아이들과 베껴 쓰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버려야할 것을 정리해 보는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책 소개가 아이들에게도 통했던 것 같다. “퍽”도 그럴만한 부분이 많아 베껴 쓰기 자료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

 

◦김샘: 생소한 아이스하키 이야기이지만, 결국 자신을 이겨내고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전작과 다르지 않았다. 얼마 전 법륜스님의 강의를 원격연수로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법문이 있었는데, 딸이 어머니가 행복하시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묻는 질문에 스님이 '엄마 생각하지 말고 딸이 행복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영광이도 자신이 꿈을 포기한다고 부모가 다시 재결합할 리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중요한 것이 지금 이 자리에서의 자신의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고 통쾌했다.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부모의 못다한 꿈을 이어나가는 인형에서 어서 벗어나기길.

 

 

 

ID를 입력하세요 - 엘리스 월드
국내도서
저자 : 선자은
출판 : 바람의아이들 2010.11.30
상세보기

◦한샘: 성장 소설을 읽다보면 결말을 예상하고 되고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도 혜나가 은새에게 친한 척 하는 이유, 석민이가 자꾸 은새를 좇아오는 이유 등을 추측해 보았다. 추측은 맞지 않았고, 반전들이 흥미로웠다. 또 엘리의 방황도, 캐릭터도 독특했다. 진정한 날라리가 되고 싶다는 엘리. 중·고등학교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던 ‘진정한 날라리’는 어떤 모습일까. 인기와 힘을 좋은 쪽으로 쓰면서도 자기표현이 확실한 사람은 아닐까. 나 역시 그 시절 날라리이고 싶었던 것 같다.

 

◦신샘: 까페가 자신을 과대포장하면서 힘을 얻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 시대가 센 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인 것 같다. 은새 아버지가 가족 몰래 하는 일, 고양이가 여자가 아닌 것도 나름 반전이었다. 

  ☞한샘: 사람들의 카카오스토리를 보면 항상 행복한 상태인 것 같다.

  ☞강샘: 얼마 전 “디지털 치매”라는 책을 읽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끊임없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소속감이나 만족감은 떨어진다는 말에 공감한다.

  ☞신샘: 그걸 관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사람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었다. 이런 면에서 아이들과 읽어볼만한 책이다.

 

◦강샘: 날라리가 되기 위해 가출한 ‘엘리’, 뚱뚱한 외모 때문에 현실에서는 소속되지 못한 ‘은새’, 음악을 하고 싶었으나 현실의 문제로 포기했던 은새 아버지, 엘리의 아빠가 엘리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는 모습 등에서 이 책은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정체성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끊임없이 찾아야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신샘: 엘리가 깨달은 건, 가출한 애들이 뭉치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혼자가 된다는 것 아닐까. 결국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강샘: 그런 메시지라면 아이들에게 충분한 메시지가 있겠다. 요새 생기는 문제들이 남에게 휩쓸려서 생기는 문제 아닐까.

  ☞한샘: 여자애들은 감정의 폭이 깊다. 남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표출하는데, 여학생들은 감추고, 더 깊이 감춰버리기도 하며 문제가 된다.

 

◦김샘: 작년부터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반응을 보였던 책이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표지부터 그다지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음울해 보이는 소녀가 앉아있는 그림. 70kg에 육박하는 몸무게의 소녀, 상처가 많고 콤플렉스도 있으며, 친구도 없는. 부모님 사이는 좋지 않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딸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아버지는 늘상 딸을 '돼지'라 말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이야기 도입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중반부를 넘기니 제법 흥미로운 요소들로 버무린 맛있는 책이었다. 여러 아이들에게 권해도 좋을 것 같다.

  ☞정샘: 인터넷의 익명성이란 부분에서 이전 작품들과 차별성 있게 잘 전달되었다.

 

 

 

더 빨강
국내도서
저자 : 김선희
출판 : 사계절 2013.08.29
상세보기

◦김샘: ‘사고로 일곱 살이 되어 버린  아버지, 야동, 몽정, 자위, 매운 맛’ 등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를 배치했음에도 나는 조금 싱겁게 읽었다. 이런 자극적인 인생의 양념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건강한 캐릭터라는 중심 줄기와 섞이면서 짜지도 맵지도 싱겁지도 않은 삼삼한 맛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가족을 생각하며 좋아하는 미령이를 챙기는 주인공 길동을 보면 흐뭇하다. 우리 아이들도 살면서 무수히 많은 외로움의 순간을 직면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자위든 몽정이든,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표출될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주인공들과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매운 맛을 이해하고, 야동을 졸업하며, 현실에 놓인 어려움과 힘든 가족을 감싸 안는 그런 길동이처럼!

 

◦한샘: 빨강에서 오는 느낌은 여러 가지이다. 화끈함, 농후함, 발랄함, 활기참, 핏빛, 무서움 등 여러 느낌이 있다. 성장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주는 ‘빨강’의 느낌은 발랄함, 활기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화끈하고, 무서운 면도 많았다. 길동(붉달)에게 인상깊었다는 국어 선생님의 성교육은 너무 화끈했다. 그리고 가슴에 와 닿았다. 나또한 이런 성교육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관계는 너무 ‘은밀한 재미로’만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안타깝다. 부디 아름다운 성관계로 인식되길 바란다. 또 ‘맵다’라는 것은 통증이라고 한다. 삶의 아픔을 느껴 매운 맛을 찾는 아이들. 하지만 그 매움을 통해서 살고 있음을 느끼며, ‘자살’을 ‘살자’로 바꿔서 생각하는 이 아이들이 힘차게 살아가길 바란다. 그런데 아빠, 형은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

 

◦신샘: 캐릭터가 잘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특히 형의 캐릭터가 눈에 띤다. 길동의 눈에는 십자드라이버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대단한 형이었지만 어린시절 가정폭력의 상처로 7살 수준이 된 아버지를 때리는 장면은 짠했다. 형의 꿈이 작아지는 장면이 요즘 어른들,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

  ☞김샘: 무한 긍정적인 길동보다 형이 더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김인해의 “우리들의 사춘기” 중 ‘몰락’에 나오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사를 당한 형의 모습과 비교해 볼만 하다. 두 사람 모두 이 시대 대학생 혹은 대학 졸업생들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한샘: 미령이 캐릭터도 눈에 띤다. 어린 시절 유괴의 경험이 있는 아이였다. 유괴당한 아픔을 지나치게 감싸주었던 게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에 놀랐다. 

 

◦강샘: 남자들의 심리를 남자보다 잘 표현한 여성 작가가 인상적이었다. ‘빨강’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혼자만의 빨강은 어둡고 외롭고 홀로 감당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여럿의 빨강은 긍정적이며 열정적인 상황으로 해석되었다. 그런데 사서 선생님이 도서실에 이 책을 두기 불안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수위도 좀 빨갛다.

 

◦정샘: 중독, 가정폭력 이런 것이 ‘빨강’과 연결된 것처럼 생각했다. 김선희랑 작가를 알지 못하지만 완숙미 같은게 느껴진다. 표현이 참신하면서도 잘 공감된다. 좋은 작품이지만 청소년에게 추천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사후 지도에 자신이 없다. 요새 청소년 소설은 성인소설과 잘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한샘: “얼음이 빛나는 순간”도 좋았다. 그런데 임신 등  책임져야할 내용은 권하기가 힘들다.

  ☞강샘: 그렇게 보면 고전이라는 “수레바퀴 아래서”도 위험한 작품이다. 결국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찢어, Jean
국내도서
저자 : 문부일
출판 : 푸른책들 2011.08.20
상세보기

◦김샘: 7개의 작품 모두 매우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으면서도 유쾌하고 무겁지 않게 다가온다. 2011년에 출판되었는데, 왜 이제야 읽게 됐는지, 내 불찰이다. 전에 김인해 작가와 엮은 ‘한파주의보’를 읽는 적이 있는데, 이 작품집으로 문부일이라는 작가를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겼다. 여러 작품 중 ‘6시 59분’이 인상적이었다. 6시 59분! 세상을 공부하러 떠나기 1분 전을 의미한다. 매우 멋진 제목이다. 공부도 잘 하지 못하고 가진 것도 없지만, 열심히 일하시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부모님을 가진 덕택에 주인공 완수는 매우 건강하게 자란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은 수능 준비하느라 학교와 학원공부에 코가 빠지는데, 완수는 제주도 여행을 준비한다. 여행이 끝나면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까? 완수의 중국여행까지 기대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또 ‘찢어, Jean’도 시트콤 같은 재미있는 가족이야기였다. 외모와 자신만의 멋을 중요시 하는 요즘 세대와 보수적인 부모세대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인데, 마지막 반전이 개그콘서트 급이다. 부모 세대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강샘: ‘살리에르, 웃다’를 인상적으로 읽었다. 열등감 갖지 말고 잘하는 것 해 보자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살리에르, 웃다’는 살리에르처럼, 시인을 꿈꾸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수혁이 이야기다. 수혁이는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에 표절까지 했는데 급기야 수상자가 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그런 부끄러움을 문학 아카데미에 그만두는 이유와 자신의 마음을 일기로 담았는데, 일기를 잘못 올려, 아카데미 친구들에게 시보다 소설에 더 재능 있는 친구로 회자된다. 수혁이에겐 산문 쪽에 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갑작스러운 행운은 아니고 그만큼 노력하니 그렇게 된 것 아닐까. 재능을 탓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바라는 것과 다른 재능을 돌아보는 여유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샘: 작가가 이 단편으로 처음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글을 쓰는 힘든 과정 주인공의 마음 속에 작가의 진심이 녹아있어 몰입이 쉽다. 창작의 고통, 상에 대한 집착은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과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한샘: ‘알바학개론’처럼 뭘 해도 될 것 같은 아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희망적이다. ‘찢어, Jean’은 웃겼다. 아빠가. 여자는 모르겠는데 남자는 확 바뀔 때가 있는 것 같다.

 

◦신샘: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나 ‘이토록 사소한 장난’은 두 사람이나 죽었는데 너무 사소하게 일상적으로 그려져 놀라웠다. 얼마 전 TV에서 본 건데, 엄마가 시사프로그램 PD였다. 학교폭력 주제로 촬영하다 자살을 시도해 피해학생이 된 학생을 만났는데, 알고 보니 아들이 가해자였다. 아이가 게임 중독이었는데 엄마가 피해학생에게 용서해 달라고 했는데, 정작 가해 학생은 반성을 하지 않았다. 찜찜했다.  

  ☞정샘: 내가 장난으로 시작해 친구가 죽었는데, 형도 그런 장난으로 죽었다. 내가 형이 죽는 걸 보며 반성한다는 면에서 요새 상황도 반영되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