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중학교 우리 학교를 1지망으로 쓰고 나서 뜻하는 않은 전화를 받았다. 나 때문에 국어과 인사에 어려움이 있으니, 문화중이나 각화중으로 가는 것은 어떻냐는 질문을 무려 세 번이나 받았다. 몇 가지 이유로 1지망을 쓰긴 했지만, 막상 여러 차례 전화를 받으면서 이 학교로 꼭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우리 학교와의 만남은 참 어려웠다. 학교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교장·교감 선생님의 강권에 못 이겨 학생부장을 맡게 되었다. 강단지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상의 문제도 있지만, 전입한 처지에 선택할 여지가 뭐 있을까 싶은, 그러니까 전의도 상실했다. 이후로 몸에 맞지 않는 학생부장을 하느라 1년이 빨리 흘러가길, 이렇게 기다린 적도 없었다. 올해처럼 학교가 나에게 많은 선택과 짐을 준 해는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