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누구에게든 글쓰기가 그 자체로 치유와 성찰을 통한 긍정적 에너지를 충천하는 활동임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엄마가 17세를 회상하며 현재의 시각으로 당시를 재단하지 않고 그 과정을 인정하는 점이 좋았다. 당시의 결핍 또는 갈망을 채우려 선택했던 모습들이 살아보니 어리석은 게 아닌,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음을 인정해야, 현재 딸의 선택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런데 사람이 홀로 성장할 수 없듯, 이 책에는 멋있는 어른들, 사회인들이 많다. 지금의 어른들의 모습과 견주어 볼 때, 우리 사회는 얼마나 성숙해 졌을까. (51) 회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문득 부산여고를 까맣게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랬다. 갑자기 어른의 세계로 진입한 나는 며칠 전 소녀 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