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읽어왔던 러시아 문학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스토리, 주인공이라 색다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서 아시아적인 향기를 풍기는 러시아 남서부 카프카스(캅카스, 코카서스)산맥의 광대하면서 아름다운 공간적인 배경과,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 주인공 페초린, 그리고 그와 얽힌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여인들(벨라, 타만의 밀수꾼 정부, 베라, 메리), 페초린의 이야기에 대한 서술자가 되어주는 막심 마시므이치와 이름 없는 장교, 엇갈린 시간 구성 등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빠져든 것 같다. 특히 주인공 페초린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알다가도 모를 것 같고, 도무지 ‘영웅’이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는, 모순적인 주인공! 그리고 그 실체가 죽은 후 남겨진 일기 속 부분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