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끔찍한 변화는 ‘만남’, ‘대화’, ‘이동’에 대한 잠재적인 공포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친구나 친척, 이웃과의 만남 혹은 대화는 극도로 축소되었고, 가정과 직장 외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제 큰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삶이 되었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대한 재난 문자를 받을 때마다 이동 동선이 너무 많으면 걱정보다 비난이 앞서는 부정적인 습관이 생겨 버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도 너무 크게 떠들거나, 복도에 나와 여러 친구들과 가까이 대화를 나누면 제지하거나 분산하도록 지도할 뿐이다. 특별실 이동도 수업 전후 방역과 소독이라는 꼼꼼한 과정을 거쳐야만 실시할 수 있는 특별한 수업이 돼 버렸다. 학교 정문을 지나 교실에 도착하면 화장실 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