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첫 번째 독서모임에서는 "황금종이"와 "함께 걷는 소설"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황금종이"는 작가 님의 필력을 기대하며 선택한 책이고, "함께 걷는 소설"은 "눈부신 안부"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백수린 작가 님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어 선택했다. "황금종이"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황금만능, 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게 표지 그림을 바라보면 겉으로 드러난 붉은색 형상 속에서 돈에 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렇지만 사람들 내면에 깊이 있는 인간 본연의 심성을 찾아내자는 생각으로 보이기도 했다. 두 권짜리 소설이라 돈과 관련된 깊이 있는 갈등이 그려질 줄 알았으나 일종의 피카레스크식 구성의 소설이었다. 이야기는 주인공 '이태하' 변호사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간부인 친구들의 돈과 관련된 ..
작년(2021) 담양공공도서관에 들렀다 전남공공도서관에서 이 책을 일반인 대상 추천도서로 홍보하는 걸 보았다. "거짓말이다"를 통해 김탁환 작가의 필담도 경험했고, 월간지 "전라도닷컴"에서 웃는 얼굴로 우리 쌀을 소개하는 미실란 대표의 이야기도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이 책을 읽었던 때가 작년 8월 하순이었다. 들녘의 빛깔이 녹색에서 미세하게 바뀌고 있을 때였다. 나 역시 여름 방학을 마치고 기운을 내서 2학기를 살아야 하는데 기운이 나지 않았다. 2년 동안 학교 밖에서 생활을 하다 복귀한 학교는 코로나로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꼈다. 하루하루 가는 시간이 아쉬웠는데 얼른 일 년이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어느덧 지금 내 나이 대의 선배들이 고민..
5월 수업연구 '함께, 여행'을 위해 읽기 시작했다. 수업 중 아이들과 읽을 만한 글을 찾기 위해 읽었는데 특별한 구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재미 있게 읽었다. 정신과 의시로 살아오면서 맞이한 안식년을 여행으로 채우면서 점점 넓어지는 행복감과 마음의 평화를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본인이 직접 겪은 여행에 대한 경험 속에서 다양한 여행에 대한 관점과 그것에 담긴 인간들의 심리를 알 수 있게 해 주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특별히 기억 남는 구절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35) 행복의 총합을 크게 하려면 긴 여행을 한 번 가는 것보다 짧은 여행을 여러 번 가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계속 아껴두는 것도 어리석지만, 맛있는 음식을 한 번에 다 먹어치우고 ..
이번 독서모임 토론 도서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에이트”였다. 책에서는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교육이 아닌,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교육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들, 유명인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작가의 기존 저작과 주석으로 숨가쁘게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AI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공감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8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대하고 구체적인 근거 속에서 교사이자 부모이고, 앞으로를 살아가야할 생활인으로서의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8가지 방법 또한 쉽지는 않았다. AI에 대해 좀 더 살펴봐야할 부분도 생겼고, 우리와 비슷한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 일본이 입시 제도에 IB로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는 것도 궁금해 자료를 ..
옛날 사람들이 이뤄 놓은 것 중에는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규모의 것이 많다. 피라미드나 만리장성, 모하이 석상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이산의 돌탑이나, 산성, 오래된 산에 깔려 있는 계단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 보면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 팔만대장경 역시 그렇다. 팔만 장이 넘는 경판도 만들었다는 것도, 그것도 전란 중에, 지금까지 우리에게 내려져 오고 있다는 것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내 머리로 이해하기엔 힘들다. 대장경은 그 팔만대장경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눈앞에서 보는 듯 박진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그 시작이 비록 정치적인, 그러니까 인간의 욕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이지만,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모든 민중들의 마음이 순수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선하게 ..
소설이 그린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김용철 변호사의 와 김두식의 을 미리 읽지 않았다면, 의 현실을 개연성 있는 이야기 정도로만 파악했을 것이다.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는 전직 부장검사로서 삼성의 법무팀장을 맡았던, 김용철 변호사가 글로벌 기업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경영권을 불법 승계하는지, 가장 투명해야 할 대기업이 가장 혼탁하다는 양심선언과 의혹들이 묻히는 과정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은 이른바 삼륜이라 불리는 판사, 검사, 변호사와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 브로커 등 법조인들을 취재하고 그들의 인터뷰를 생생하게 들려주며, 그들이 왜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재판 결과를 내놓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러고 보니, 이 정부 들어 사회 기득권층의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