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어교사모임에서 중학생들에게 추천할 5.18 관련 문학 작품 이야기를 나누다 이 책을 소개받았다. 그간 여러 사정으로 읽지 못하다 이번에 중학교 1학년들과 함께 읽을 5·18 관련 작품을 살펴보다 이 책을 떠올렸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중 첫 번째 단편 ‘명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명령’은 중3 친구가 함께 중고서점에서도 놀다 먼저 서점을 나섰다 계엄군에게 시민군의 연락책이라는 오해를 받고 구타를 당해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한 '나'의 이야기이다. '나'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무서운 상황이었음에도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참을 시달리다 결국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게 된다. 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친구가 떨어뜨린 ‘필승중학수학’을 들여다보다..
"콤플렉스의 밀도"라. 콤플렉스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에게 '콤플렉스'라는 점에서 느끼는 아픔은 같다는 걸 의도한 제목인 듯 싶다. (183) 콤플렉스 없는 인간은 없습니다. 아무리 콤플렉스를 극복했다 하더라도 극복되지 않는 나머지들은 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이 콤플렉스를 억지로 무시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콤플렉스는 칼 융이 "새로운 일을 해낼 가능성의 실마리"라고 말한 것처럼 창조력의 원천이자, 개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엔진과도 같은 내연기관입니다. 자신의 콤플렉스와 직면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과거와는 달리 훌쩍 성숙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송미경, 젤잘자르 헤어 '젤잘자르 헤어'에는 '털'로 상징되는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와서 ..
단편 3편과 장편 1편. -베스트 프렌즈 -Reading is sexy -학도호국단장 전지현 -그 녀석 덕분에. 순전히 작가 이름에 끌려 읽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작가 이경혜. 중학생 재준이와 유미의 이야기. 어찌 보면 중학생 다운 무모한 행동 끝에 사고로 죽은 재준이와 갑작스럽게 떠난 버린 재준이를 인정하며 떠날 보낼 수 있는 유미 이야기가, 또래 우리 아이들에겐 참 어렵게 읽혔던 이야기였다. 제목처럼 '어느 날 내가 죽는다면'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한 시간이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주제를 끌어낼 수밖에 없던 이야기. 그리고 실제 중학생의 죽음과 연결돼 곡해된 상황. "그 녀석 때문에"는 고2~고3들의 이야기이다. 중학생 이야기(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에 비해 관념적이다. 동성 친구보다 더..
청소년 소설로 익숙한 7명의 작가가 마음먹고 쓴 글이라 주인공이 겪는 상황도 평범함에서 특별함까지 다양하고, 그들의 목소리 역시 다양했다.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들의 전작을 대부분 읽었을 터라 목소리 역시 친숙하다. 책을 읽어보며 이른바 '청소년 문학'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으며 나름의 범주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우리 아이들(중학생)과 읽을 책을 고민할 때에는 '청소년 문학'이란 개념도 없었다.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른, 주로 작가로 성장한 이들의 '성장 소설'이 주 대상이었고, 관심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기가 짊어질 수 있는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청소년 역시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소설을 즐겨 읽는다. 유치한 면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많지만 아이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의 언어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쏟아내 주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먹힐 책’이다. 주인공 유미와 재준이를 둘러싼 상황들, 유미와 재준이의 생각이 사춘기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아이들의 언어로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을, 내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유미는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 새아빠, 새아빠와 엄마와의 사이에서 낳은 동생 유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학기 초부터 이런 가족사항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