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라는 제목을 보면서 대표 소설의 이름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샹들리에'라는 소설은 없다. '샹들리에'처럼 7편의 이야기가 모여 더 밝은, 또는 혼합의 빛을 낸다는, 그러는 게 삶이라는 의미일까. 이 책에는 성장이 필요한 어른들이 많이 등장한다. 바야흐로 성장소설은 특정 시기의 청소년 문학과 교집합을 뛰어넘어, 문학의 본질이 될 것 같다. ■ 고드름 (18) 니들은 누가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쁘다고 때리지 않니? 우리가요? 니들 또래. 이상한 애들만 보셨어요? 이상하게 사고 친 애들이 주로 여길 오지. 어릴 때나 그러죠. 고등학생도 많이 와. 말이 안 되잖아요. 그 아저씨가 우리보다 먼저 나갔다니까요. (22) 돈 받고 애들 보는 사람들이 이러면 안 되죠! 돈요? 월급 나누기 삼십 해 볼까요?..
2014년 3월에 다시 읽었다. 2010년에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추천하기 어렵겠다는 감상을 블로그에 적었다. 작가의 의도를 다르겠지만 결국 '왕따'라는 문제를 죽음으로 끝맺는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추천하진 않았지만 아이들은 꾸준히 이 책을 읽고 독서수행평가 검사를 하러 왔다. 아이들에게 제목의 뜻을 묻거나, 실패 다섯 개가 누구한테 있었는지, 가장 문제가 되는 사람은 누구인지, 인상 깊은 장면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아이들의 반응을 들으면서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으나 자신의 삶으로 끌어와 공감하며 읽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이 영화로 개봉되고 점유율도 높게 나오면서 어떤 식으로든 거론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다시 읽게 되었다. 먼저 2010년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그 사이..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0권을 기념해서 출간한 단편집이란다. 놀랐다. 이 단편집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문학 작가들이 마음먹고 쓴 소설이라는 것에. 또 중학생을 결코 얕보지 않았다는 말처럼 청소년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다는 것에.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모임의 성격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청소년문학을 읽으며 청소년을 이해하려는 게 목적인지, 청소년에 맞는 소설을 가려내 책을 즐겁게 읽히는 게 목적인지. 단순하게 이분화 했지만 어느 쪽이든 좀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게 청소년문학의 질과 양이 확대됐으나 독서 현실은 더 얄팍해진 현실에 대한 독서 모임의 대응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아무도 모르게(공선옥) “나는 죽지 않겠다”의 작가. (29) 우리는 한밤중이 다 되어서야 강릉에 도착했다. 기사 아저씨는..
매주 사소한 도난(분실) 사건이 한두 건 있다. 삼선슬리퍼는 기본이고, 체육복 반바지, 교과서 등. 경력이 쌓이니 아이들과 만나는 3월 첫 날부터 도난 사건에 대한 주의를 하고 시작한다. 우리 반 다른 친구들을 ‘도둑’으로 생각하기 전에 관리부터 잘 하자고. 솔직히 이런 지도 사항은 면책용일 뿐이다. 어차피 도난(분실) 사건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찾아줄 수도 없으니 담임으로서 할 말은 다 했다는. 그런데 가장 골치 아픈 도난(분실) 사건을 소재로 의 김려령이 글을 썼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여러 대목에서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을 통찰하는 작가의 안목에 감탄했으나, 정작 해일의 행동은 결말이 되어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해일의 범죄 행각(?)을 쉽게 용서해 준 쿨하고 멋진 진오..
‘다문화 가정’, ‘장애에 대한 편견’, ‘외국이 노동자 문제’, ‘교사와 학생의 관계’, ‘가족에 대한 성찰’, ‘이웃 공동체’, ‘꿈’ 등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들을 버무려 맛있는 밥상을 차려 놓은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바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군이다.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생생하고 아름답다. 먼저 주인공 완득이. 아버지는 난쟁이 춤꾼이며 피가 섞이지 않은 삼촌은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지체장애를 지니고 있고, 어머니는 베트남 여자이며 완득이를 낳고 떠나버렸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정의 반항적인 고1. 그러나 완득이는 세상에 담을 쌓고 지내지만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한다. 사이비 같은 교회에서 담임을 저주하며 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