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혼자임을 받아들이며 자기의 세상을 갖고 있는 ‘노은유’ 무리를 지향하며 맞추려고 하지만 나만의 세계를 블로그를 통해 그리며 유지하는 나, ‘다현’ 무리 지어 다니며 저희들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송아람 등 또래 아이들. 여학생들 사이에서 이합집산하며 생기는 따돌림의 문제를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왜 그렇게 집단을 이루려고 할까 특히 무리에 포함되기 위해 무리해서 나를 내려놓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일단 중심은 나에게 두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대등하지 않는 관계는 쉽게 불안해지고 변두리로 밀려나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을 거리두기를 통해 바라보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보기를 제안하는 게 인상적이다. 특히 블로그에 생각을 담아내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목을 집중하기 위해 무리..
책 표지로도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교복을 입은 세 명의 여학생, 그 중에 두 명은 비밀노트를 공유하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노트를 공유하고 있는 친구 사이의 “너, 나 미워한 적 있어?” 비밀노트로 속마음을 나누는 친구지만, 더 깊은 마음속에서는 친구에게 미움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친구 사이의 부러움과 질투가 오해를 만들고 갈등으로 표출된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 마음과 같을 수 있으며, 또 내 마음조차도 수시로 흔들리는데 어떻게 미움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미움의 마음은, 서로의 거리를 세세하게 조율하는 에너지다. 중1~2학년 여학생들의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17) 탈춤 설명에 ‘극..
한여름, 명랑한 걸! 중3의 왕따 이야기를 다뤘는데, 인물이나 배경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왕따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왕따가 일어나는 상황 등 왕따의 속성을 잘 다루었고, 왕따 문제의 해결책으로 버틸 수 있는 한 명의 친구라도 있으면 낫지 않겠냐는 조언은 충분히 대안이 될 것 같다. 또 결국은 다 지나갈 일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의미 있었다. (80) 약한 척하면서 운다고 상황이 바뀌는 건 아니다. 미영이가 수정이 문제집을 훔친 걸 나에게 들킨 뒤로 미영이는 늘 나를 미워하고 헐뜯어 왔다. 도둑질을 하고도 재수가 없어서 걸린 거라 생각하는 아이 주변에는 저렇게 모여서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나는 잘못한 것도 없이 당하는데 아무도 내 편이 되어 주지 않는..
제목처럼, 크리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크리스는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한다.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성격 때문인데, 과장된 행동에, 남의 일에 참견하길 잘하며,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허황된 상상을 하기도 하며, 친구 관계를 잘 풀어가지 못한다. 그러던 크리스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며 서술자 '토리'를 비롯한 여러 친구를 부러워하는 편지를 교장 선생님에게 보낸 후 사라진다. 사람들은 크리스의 행방에 관심을 갖지만, 크리스가 사라진 원인을 살피지 않는다. 그것은 크리스의 부모도 마찬가지여서 크리스와 관련된 문제를 살피지 않고, 크리스를 크게 다치게 했던 빈민굴의 '보 리처드슨'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자신의 기타를 허락없이 만졌다는 이유로 크리스를 때린 적이 있었던 '토리'는 크리스의 행방에 관심을 가지고 ..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말'과 관련된 수많은 속담들, '질투'에 관련된 수많은 속담들, 세력을 주도하기 위해, 따돌림 당하지 않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수다'를 활용하는 상황에서, 루머는 필연적으로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루머의 피해 당사자 '해나'는 자기를 중심으로 펼쳐진 루머에 대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자존감을 도저히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루머'를 퍼뜨리고 '루머'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정반대의 상황을 만들어 그들 안에서, 루머로 인해 자포자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든다. 발상이 대단한 소설이다. 해나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음된 테이프 한 면, 한 면을 들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