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우수교양도서로 지정했을까? 대통령의 정치적 양자 격인 사람이 장관으로 있는 부서에서 이 책을 '우수교양도서'로 지정한 이유가 무엇일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기독교 근본주의자에 가까운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된 것인지, 책을 읽고 나타날 반응이 그들의 의도 대로 진행되리라 믿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작가는 자연과 생태에 관심이 많다. 에서도 난독증에 걸릴 정도로 입시에 억압 받았던 서술자가 마음을 풀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시골 고향의 자연 환경이었으며, 에서는 애벌레를 중심으로한 약육강식의 세상이지만 자연의 법칙에 합당한, 인위적이지 않는 가장 자연적인 것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이 책 에도 친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낙태에 대한 기억과 장애를 ..
친구가 죽었다. 친구의 유언은 살고 싶었던 킬리만자로에 데려 달라는 것. 친구는 희망을 잃었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던 건 파충류. 수회는 애완 동물들과 제인 구달처럼 킬리만자로에서 야생 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싶었다. 야생 동물과 생활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지금 당장 애완 동물과 함께 살기 위해 성적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엇비슷한 아이들이 모인 학교에서 성적은 수시로 변할 수밖에 없고, 애완동물을 빼앗기고, 목표가 과정 중에 소멸된다. 킬리만자로를 인터넷으로 훑어보고 무작정 떠났다. 수회의 유골과 함께. 또 실연의 아픔을 오지의 봉사활동을 풀려는 사람과 함께. 그렇게 떠난 지구의 반대편, 케냐에선 가난과 에이즈로 희망이 잃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희망을 훔친다. 반면, 적은 돈을 받..
한 가족을 만났다. 장애아를 둔 가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평범한 핀란드 가족이다. 먼저 가족을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책의 중반을 넘길 무렵에서야 가계도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대가족이기 때문이다. 먼저 주인공인 페카.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또 사랑하고 싶어하는 사랑스러운 페카.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비딱하게 어깨에 붙어있고, 눈은 개구리처럼 튀어나왔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이 붙어 있어 생후 2년을 병원에서 지내야 하는 아이이다. 그리고 페카와 가족을 사랑하며,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아름다운 서정시처럼 관찰하고 서술하는 둘째 레나, 스웨덴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첫째 마티, 장난기 많은 투오모와 오스카리, 잘 웃지 않는 소니아, 막내로 태어난 ..
몇 년 전 광주국어교사모임에서 주관한 태백산맥 문학기행에서 조정래 선생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라 아들과 갈등을 풀어냈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소설가에다 성장과정에서 형제까지 많았던 조정래 선생님은 아이를 하나만 낳기로 했고, 그 아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엄하게 길렀다고 한다.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성인이 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까지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어느 날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아내의 이야기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단다. 4부를 쓰고 있는 터라 한시가 급했지만 자식이 더 소중했기에 아들과 함께 속초까지 2박 3일 여행을 갔단다. 여행하면서 잔소리..
"네가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대신, 네가 바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고민해 보렴." 상담 선생님의 생산적인 조언이지만 그렇게 하기 정말 어려운 것이 '고민' 아닐까. '고민'은 마치 늪과 같아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고 홀로 침전하고 만다. 침전하고 있다 싶으면 아주 작은 힘으로도 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이자.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조차 들지 않을 때에도 옆으로 앞으로 조금씩 돈을 뻗어볼 수 있는 습관을 그것이 책(읽기 쉬운 성장소설)이라면 더 좋고. “드럼, 소녀, 위험한 파이” 제목 속에 책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티븐은 드럼을 아주 잘 친다. 하지만 ‘촌뜨기’라고 불릴 정도로 순진하며 치어리더를 하고 있는 여학생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이다. 스..
1. 서평 이 책은 과 비슷한 모티브와 줄거리를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 지닌 특성도 비슷하고 사건 전개와 결말도 상당히 닮은꼴이다. 이웃집 개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그 죽음과 연관된 여러 가지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웃에 관련된 사항,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 부모의 이혼과 재결합의 암시 등, 우연인지 모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과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 ‘D'라고 불리는 여자 아이의 등장인데, 가난과 가정폭력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 여자아이와의 만남이 내성적인 주인공 빅토르에게 무료한 여름방학을 새로운 모험으로 바뀌게 한다. 특히 이웃집 개의 죽음과 매일 보내지는 괴쪽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자기 안에서만 갇혀 있던 빅토르는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마치..